檢 ‘천경득, 이인걸 前특감반장에 유재수 감찰중단 청탁’ 진술 확보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1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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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경득-유재수 대화 메시지 확보
금융위 고위직 인사추천 주고받아… 천경득이 추천한 이성호 상임위원에
檢, 인사청탁-감찰무마 연관 의심
천경득, 文지지 ‘담쟁이포럼’ 출신

검찰이 청와대 총무비서관실의 천경득 선임행정관(46·사법연수원 33기)이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55)의 감찰 중단을 이인걸 전 청와대 특별감찰반장(46·사법연수원 32기)에게 요청했다는 진술을 확보해 수사하고 있다. 유 전 부시장에 대한 2017년 청와대 감찰 무마에 관여한 청와대 관계자가 수면 위로 드러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 “천경득 행정관이 유재수 감찰 무마 요청”

29일 검찰 등에 따르면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이정섭)는 최근 이 전 반장을 조사하면서 천 행정관이 이 같은 청탁을 했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천 행정관은 유 전 부시장과 금융위원회 고위직 인사를 놓고 서로 의견을 교환할 정도로 가까운 사이로 알려져 있다. 천 행정관이 인사를 청탁한 것은 2017년 10월 청와대 특감반이 확보해 디지털포렌식을 한 유 전 부시장의 휴대전화 텔레그램 메신저에 나온 내용이다.

천 행정관 등이 인사 추천을 부탁하면 유 전 부시장이 후보군을 A∼C등급으로 나눠 전달하고, 서로 의견 교환을 통해 후보군을 추리는 과정이 메시지에 그대로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메시지엔 천 행정관이 이성호 현 금융위 상임위원(61·사법연수원 16기) 등의 인사를 금융위 상임위원에 추천하는 내용도 담겼다고 한다. 변호사 활동을 하던 이 상임위원은 2017년 12월 금융위 상임위원직에 임명됐다. 고위공무원(1급)인 금융위 상임위원은 금융위원장이 추천하고, 대통령이 임명한다.

그런데 이 상임위원의 추천을 청와대 인사수석실 소속이 아닌 총무비서관실 소속의 천 행정관이 한 것이다. 경남 김해시 출신인 천 행정관은 2012년 5월 문재인 당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을 지지하는 ‘담쟁이포럼’에 참여했다. 검찰은 천 행정관이 자신의 인사 청탁 사실이 드러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 감찰 무마를 요청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 청와대 안팎의 유재수 인맥도 주목

유 전 부시장과 메시지를 주고받은 인물 중엔 김경수 경남도지사와 윤건영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 등도 포함됐다고 한다. 유 전 부시장이 청와대 안팎의 정권 핵심 인사와 주고받은 메시지의 양은 엑셀 파일 형태로 100시트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천 행정관 외에도 유 전 부시장의 감찰 무마가 다양한 경로로 청와대 측에 전달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감찰 무마를 누가 누구에게 했는지를 조사하고 있다.

야당에선 유 전 부시장이 청와대의 감찰을 받고도 2018년 7월 연고가 없는 부산시의 경제부시장직에 임명되는 과정에 이호철 전 민정수석이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은 29일 국회 운영위원회에 출석해 2017년 청와대 특감반이 유 전 부시장을 3차례 조사한 뒤 감찰이 중단된 과정에 대해 “정무적 판단을 했다고 들었다”고 답했다. 자유한국당 곽상도 의원이 ‘이 상임위원과 관련한 인사 청탁이 사실인가’라고 질의하자 노 실장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황성호 hsh0330@donga.com·김정훈·조은아 기자
#유재수#청와대 하명수사 의혹#천경득#이인걸#인사청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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