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잃은 개 구해줬다가…20대 여, ‘광견병’ 발병 사망

윤우열 동아닷컴 기자 입력 2019-05-14 11:09수정 2019-05-14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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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견병으로 숨진 A 씨의 모습(사진 속 개는 기사와 무관) 사진=페이스북
한 노르웨이인 여행객이 필리핀에서 길 잃은 개를 구해주려다 물려 광견병으로 숨지는 비극이 빚어졌다.

영국 매체 데일리메일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노르웨이 호르달란 주에 거주하던 A 씨(24·여)는 지난 2월 친구들과 함께 필리핀으로 여행을 떠났다. 여행 중 A 씨는 친구들과 모페드(모터 달린 자전거)를 타고 놀다가 길 잃은 개 한 마리를 발견했다. 평소 동물을 사랑했던 그는 이 개를 자신의 숙소로 데리고 갔다.

숙소에 도착한 A 씨는 먼저 개를 깨끗하게 씻겼다. 이후 A 씨와 친구들은 개와 함께 숙소 정원에서 뛰어놀았다. 이 과정에서 A 씨는 개에게 물리는 등 가벼운 상처를 입었다. 의료계 종사자였던 A 씨는 스스로 상처 부위를 소독하고 치료했다. 상처가 크지 않았기 때문에 추가로 병원 치료를 받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A 씨는 노르웨이로 돌아온 후 몸 상태가 좋지 못함을 느꼈다. 이후 상태가 악화되면서 A 씨는 여러 차례 병원 치료를 받았다. 하지만 의사들은 A 씨의 상태가 개에 물린 것과 연관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노르웨이 본토에서 200년 넘게 광견병이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 상태가 좀처럼 나아지지 않은 A 씨는 결국 병원에 입원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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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A 씨가 근무하던 병원의 한 의사는 A 씨의 증상을 보고 광견병을 의심했고, 지난 4일 스웨덴 보건당국의 검사 결과 A 씨가 광견병 감염됐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하지만 초기에 제대로된 치료를 받지 못한 A 씨는 병원에 입원한지 8일 만인 지난 6일 사망했다.

필리핀 여행 당시 A 씨는 물론 그의 친구들 모두 광견병 예방접종을 받지 않았다. 필리핀 여행에 필요한 백신 리스트에 포함돼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A 씨의 가족은 다른 희생자를 막기 위해 광견병 예방을 위한 캠페인을 벌이기 시작했다.

A 씨의 가족은 “그녀는 동물을 매우 사랑했다. 그녀처럼 따뜻한 마음을 가진 다른 사람에게도 이런 일이 벌어질까봐 두렵다”며 “우리는 광견병 위험이 있는 지역 여행 시 필요한 백신 리스트에 광견병 백신도 포함되길 원한다. 또 이를 통해 사람들이 광견병의 위험성을 알게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광견병은 광견병 바이러스를 가지고 있는 동물에게 사람이 물려서 생기는 질병이다. 광견병 바이러스는 야생에서 생활하는 동물이 가지고 있다. 평균적으로는 바이러스에 노출된 후 1~2개월이 지나면 발병한다. 머리에 가까운 부위에 물릴수록, 상처의 정도가 심할수록 증상이 더 빨리 나타난다.

초기에는 발열, 두통, 무기력, 식욕 저하, 구역, 구토, 마른 기침 등이 나타난다. 물린 부위에 저린 느낌이 들거나 저절로 씰룩거리는 증상 등이 나타나면 광견병을 의심할 수 있다.

이후 흥분, 불안이나 우울 증상이 나타난다. 환자의 80%가 물을 두려워하거나 안절부절못하는 등의 증상을 나타낸다. 병이 진행되면서 경련, 마비, 혼수상태에 이르게 되고 호흡근마비로 사망한다.

윤우열 동아닷컴 기자 cloudanc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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