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 인재들, 복도서 부대끼며 아이디어 나눠야 혁신 나온다”

  • 동아일보

한상욱 KIST 양자기술활용연구거점사업단장 인터뷰
대규모 장비 구축 등 인프라 공유
4년간 공동연구실 과제 10개 운영

서울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본원에서 만난 한상욱 양자기술활용연구거점사업단장. KIST 제공
서울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본원에서 만난 한상욱 양자기술활용연구거점사업단장. KIST 제공
“이제 양자도 본격적인 활용 연구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의 인프라를 적극 활용해 공동연구실을 꾸리고 사람들이 부대낄 거점을 마련해야 합니다. 양자대학원에서 배출되는 인재들의 인력 저수지 역할도 할 겁니다.”

지난달 서울 성북구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본원에서 만난 한상욱 양자기술활용연구거점사업단장은 미래 전략기술인 양자 분야가 빠르게 발전하면서 산학연이 활발히 공동 연구를 할 수 있는 물리적 거점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한 단장은 “융합기술이라는 게 이름은 세련됐지만 어려운 영역”이라며 “학회와 포럼만으로는 뭔가 만들어지지 않는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산업 초기 단계에 있는 양자 분야는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이 모여 아이디어를 모으는 과정이 가장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미국 캐나다 영국 독일 등 선진국들은 이미 양자 연구 거점이 활성화됐다. 국내에도 활발한 양자 연구 거점을 마련하는 것이 사업단의 목표다. 그는 “제일 중요한 건 생활권이 겹쳐 커피를 마시러 가다가, 복도에서 지나치다가 마주쳐 자연스럽게 이야기할 기회가 많아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형 인프라 공유도 연구 거점의 핵심 가치다. 한 단장은 “대규모 장비 구축과 유지 보수가 용이하다는 것이 출연연의 장점”이라며 “초기 연구에 필수적이지만 개별 연구그룹이 마련하기 까다로운 고가의 인프라를 개방해 공유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양자 분야는 주니어 연구자 비율이 높다는 점이 특징”이라며 “학생들이 상주하며 아이디어를 뿜어내도록 공동 연구를 활성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업단은 양자활용 분야 공동연구실(JQL) 과제를 2029년까지 10개 운영한다. 다른 주관 출연연인 한국표준과학연구원까지 합치면 총 20개다. 지원 규모는 연구실당 연 3억 원으로 KIST 소속 JQL 5곳은 지난해 11월에 선발됐다.

양자기술에서는 양자 특성을 제어한 광자(빛의 입자)를 하나씩 방출하는 광원 구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KIST 소속 JQL 5곳 중 고려대 연구팀은 마치 손전등처럼 휴대 가능한 수준의 상온 양자 광원을 구현하는 것이 목표다. 경희대 연구팀은 광원을 검출하는 광자의 유무뿐만 아니라 광자의 수까지 분해할 수 있는 검출기 개발에 도전한다.

양자 소자 소형화, 뇌세포 온도를 정밀 측정하는 양자센서, 양자컴퓨팅 클라우드 환경 국산화도 추진된다.

모든 JQL은 박사후연구원을 1명 이상 포함해야 한다. 고려대·KAIST·포스텍 양자대학원에서 양성된 박사급 인재가 배출되는 시점에 현장에서 연구역량을 이어갈 수 있도록 ‘인재 저수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 단장은 “모든 JQL은 사업화로 이어질 성과물을 창출하는 것이 목표”라며 “JQL 참여 연구자들은 KIST 인프라를 KIST 연구자와 동등하게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 11월에 JQL 5곳을 추가로 선발하는데, 제안서만 39팀이 지원했을 정도로 인기가 많다”고 밝혔다.

그 외에도 사업단은 해마다 두 번씩 ‘퀀텀 익스체인지 데이’ 행사를 열어 우수 학생의 성과 발표와 시상, 해외 교류를 통한 공동 연구 기회를 조성한다. 한 단장은 “장기적으로는 서울 서초구 양재동에 9층 규모의 건물을 건립해 양자기술 연구 및 산업화를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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