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놀자!/디지털 세상과 정보]화면 밖으로 나온 AI… 로봇이 집안일 대신할 날 온다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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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체노동 가능한 ‘피지컬 AI’ 등장
현대차가 개발한 로봇 ‘아틀라스’
사람처럼 걸으며 50kg 무게 번쩍
대규모행동모델로 움직임 학습
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6 스마트공장·자동화산업전’에서 관람객들이 피지컬 인공지능(AI) 로봇 ‘아틀라스’ 양산형 모델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있다. 피지컬 AI 로봇은 산업 현장에서 위험한 일을 대신 해주며 쉬지 않고 일할 수 있어 생산성도 매우 높다. 뉴스1
“엄마, 저 로봇이 빨래 개고 있어요!”
여러분은 상상해본 적 있나요. 아침에 일어나니 로봇이 아침 식사를 준비하고, 학교 갔다 오면 로봇이 방 정리를 마쳐놓은 모습을요. 공상과학 영화에나 나올 법한 이야기 같지만, 이제 현실이 되고 있습니다. 챗GPT가 글을 써주고, 인공지능(AI)이 그림을 그려주는 것에 우리는 익숙해졌습니다. 이제 AI는 한발 더 나아갑니다. 컴퓨터 화면 속에만 머물던 AI가 로봇의 몸을 얻어 현실 세계로 뛰쳐나온 겁니다. 이것이 바로 ‘피지컬 AI(Physical AI)’입니다.
● AI가 로봇의 몸을 얻다
‘피지컬’이란 ‘물리적인, 몸을 가진’이라는 뜻입니다. 피지컬 AI란 로봇, 센서, 스마트기기와 결합해 현실 세계의 물리적 환경을 지각하고, 판단하며, 실제 행동으로 피드백을 실행하는 인공지능을 의미합니다. 쉽게 말해 눈(카메라)으로 주변을 보고, 머리(AI)로 생각하고, 팔다리(로봇)로 직접 움직이는 AI인 거예요.
예를 들어볼까요. 집에 있는 AI 스피커에 ‘청소해 줘’라고 말하면, 지금은 ‘청소기는 저기 있어요’라고 알려줄 뿐입니다. 하지만 피지컬 AI는 직접 청소기를 들고 방을 청소합니다. 상자를 나르고, 요리를 하고, 심지어 공중제비까지 돌 수 있죠.
올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 ‘CES 2026’에서 피지컬 AI가 핵심 키워드로 제시됐습니다. AI 혁신의 중심이 소프트웨어를 넘어 물리적인 시스템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증거죠.
● 두 거인의 대결: 아틀라스 vs 옵티머스
피지컬 AI 분야에서 지금 가장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두 로봇이 있습니다. 바로 현대자동차그룹의 ‘아틀라스(Atlas)’와 테슬라의 ‘옵티머스(Optimus)’입니다.
아틀라스는 현대차그룹이 2020년에 약 1조 원을 들여 인수한 미국 로봇 회사 보스턴다이내믹스가 만든 로봇입니다. 2013년부터 개발되기 시작한 아틀라스는 복잡한 지형에서도 자동으로 자세를 유지하며 보행이 가능하고, 넘어져도 직접 일어나며, 공중제비까지 도는 경지에 이르렀습니다.
2020년 공개된 영상에서 아틀라스 2대가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모습은 전 세계에 충격을 줬습니다. 한 다리로 균형을 잡으며 발차기를 하는 등 굉장한 퍼포먼스를 보여줬고, 많은 사람들이 ‘이거 CG 아님?’이라면서 현실부정을 시도할 정도였습니다.
아틀라스는 키가 190cm에 달하고, 50kg의 무게를 들어올릴 수 있으며, 56개의 관절을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습니다. 현대차는 2028년부터 미국 조지아 공장에 아틀라스를 투입해 부품을 나르고 조립하는 일을 시킬 계획입니다.
옵티머스는 전기차로 유명한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2021년 발표한 휴머노이드 로봇입니다. 옵티머스는 테슬라의 전기차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그대로 탑재해 AI 로봇으로 발전시킬 계획입니다.
머스크는 “2만 달러(약 2800만 원) 이하 가격의 휴머노이드 로봇을 대량 생산하겠다”는 목표를 밝혔습니다. 테슬라 공장에서 먼저 사용해보고, 나중에는 일반 가정에도 팔겠다는 계획이죠.
● 위험한 일은 로봇이, 사람은 더 안전하게
피지컬 AI가 우리 생활에 어떤 도움을 줄까요. 첫째, 위험한 일을 대신합니다. 피지컬 AI가 산업 현장에 도입되면 위험한 작업을 자동화함으로써 산재로 인한 인명 피해를 줄일 수 있습니다. 높은 곳에서 일하거나, 무거운 것을 나르거나, 유독한 화학물질을 다루는 일을 로봇에게 맡기면 사람이 다칠 위험이 줄어듭니다. 둘째, 부족한 일손을 채웁니다. 우리나라는 저출산으로 일할 사람이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공장에서는 일할 사람을 구하기 어려워 생산을 줄이는 경우도 있어요. 로봇이 이런 빈자리를 채워줄 수 있습니다. 셋째, 24시간 쉬지 않고 일합니다. 사람은 밤에 자야 하고 휴식이 필요하지만, 로봇은 밤낮없이 일할 수 있습니다. 배터리만 충전하면 계속 일할 수 있으니 생산성이 훨씬 높아지죠.
피지컬 AI 로봇이 일을 배우는 방법도 놀랍게 발전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로봇 전문가가 ‘1번: 팔을 45도 들어라, 2번: 손을 펴라’ 같은 명령을 일일이 프로그래밍해야 했습니다. 하나의 동작을 가르치는 데만 몇 주가 걸렸죠. 하지만 최근에는 대규모행동모델(LBM)이라는 새로운 방식이 등장했습니다. 거대한 데이터 세트(사람의 행동 영상, 실제 로봇 경험, 시뮬레이션 등)를 기반으로 AI가 인간처럼 행동하는 것을 직접 학습합니다.
● 로봇이 일자리를 빼앗아갈까
‘그럼 로봇이 사람 일자리를 다 빼앗아가는 것 아닌가요’라고 걱정하는 친구들도 있을 거예요. 하지만 전문가들은 다르게 봅니다. 일할 사람이 부족한 상황에서 로봇은 빈자리를 채워주는 역할을 합니다. 또 위험하고 힘든 일은 로봇이 대신하고, 사람은 더 창의적이고 의미 있는 일을 할 수 있게 됩니다. 예를 들어 공장에서 무거운 부품을 나르는 힘든 일은 로봇이 하고, 사람은 로봇이 제대로 일하는지 관리하거나 새로운 제품을 디자인하는 일을 할 수 있죠. 바이브 코딩에서 배웠듯이, 요리사에서 레스토랑 지배인이 되는 것처럼요.
컴퓨터 화면 속에만 있던 AI가 이제 현실 세계로 걸어 나왔습니다. 10년 후, 20년 후 우리가 살아갈 세상은 지금과는 완전히 다를 것입니다. 로봇이 우리와 함께 일하고, 공부하고, 생활하는 세상이 상상만 해도 설레지 않나요. 여러분의 상상력과 아이디어가 바로 그 미래를 만들어갈 겁니다. 피지컬 AI 시대, 여러분도 주인공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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