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서울 도봉구 동북초등학교 옥상 텃밭에서 ‘서울형 늘봄플러스’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들이 토마토 모종을 심고 있다. 서울시는 올해부터 초등돌봄시설과 문화체육 인프라를 연계한 늘봄플러스 사업을 확대 운영 중이다. 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
“자, 오늘은 토마토 화분을 심어볼 거예요. 화분을 잡고 조물조물해서 뿌리가 다치지 않게 꺼내 심어주세요.”
13일 서울 도봉구 동북초교 옥상 텃밭에서 ‘서울형 늘봄플러스’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진행된 치유농업 수업 교사가 아이들에게 식재 방법을 안내했다. 도심 속 작은 농부로 변신한 학생들은 준비된 토마토 모종을 흙에 심고, 뿌리가 잘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땅을 톡톡 두드리며 환하게 웃었다.
서울시는 올해부터 초등돌봄시설과 문화체육 인프라를 연계한 ‘서울형 늘봄플러스’를 본격적으로 확대해 운영하고 있다고 13일 밝혔다. 다음 달에는 해당 프로그램에 참여할 학교를 추가 모집하기 위한 수요 조사도 진행할 예정이다.
● 서울시 인프라 연계… “다양한 프로그램 운영”
늘봄플러스는 저출생 문제 대응을 위한 정부 차원의 방과후 돌봄 확대 사업이다. 정규 수업 외 시간에 학교와 지역사회의 자원을 연계해 아이들의 성장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서울시는 서울시교육청과 협력해 시가 보유한 공간과 인력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서울형 늘봄플러스는 초등돌봄시설 연계형, 문화체육시설 연계형 등 두 가지 유형으로 운영된다. 돌봄시설 연계형은 거점형 우리동네키움센터를 기반으로 운영된다. 문화체육 연계형은 서울공예박물관 등 서울시 산하 기관의 자원을 활용한 체험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특히 문화체육 연계형은 기관 방문형뿐만 아니라 강사가 학교로 찾아가는 파견형 방식도 병행한다.
이날 동북초교에서 열린 치유농업 수업은 서울시농업기술센터가 주관했다. 현재 농업기술센터는 동북초교를 포함해 11개 학교, 21개 학급에 강사를 파견해 농업 체험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센터 관계자는 “저학년 아이들이 작물을 키우면서 서로 소통하고 단합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을 마련하는 것이 목표”라며 “직접 흙을 만지고, 작물을 심고, 수확하는 보람을 느끼고 토마토, 상추 등이 어떻게 자라는지를 보며 체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 다음 달 중 추가 수요 조사 실시
학교 현장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동북초교 관계자는 “늘봄플러스 사업에서 제공하는 수업들이 치유농업처럼 아이들이 즐겁게 할 수 있는 것이 많다 보니 만족도가 높은 편”이라며 “학교 입장에서도 돌봄교실이나 방과후 프로그램을 준비하는 것에 대한 부담이 완화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날 치유농업 수업을 들은 서지안 군(8)은 “상추, 감자를 직접 심어볼 수 있어 재밌다”며 “흙도 만지고 밖에 나와 수업을 들으니 좋다”고 말했다.
서울시 인프라를 활용한 다양한 다른 사례들도 있다. 북가좌초교는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건축 디자인 개념을 배우는 창의건축 놀이 수업을 운영하고 있다. 청담초교는 시립광진청소년센터와 연계한 ‘초등과학자’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서울시는 “시가 가진 인프라, 인력 등을 활용해 디자인, 과학수사대, 농업 등 아동의 균형 잡힌 성장을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형 늘봄플러스는 지난해 행정안전부 지자체 우수사례 공모에서 최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2024년 3월 13개 학교에서 시작해 올해는 32개교에서 총 83개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다음 달 중 수요 조사를 진행해 하반기 늘봄플러스 사업에 참여할 학교가 있는지 파악할 계획”이라며 “관심 있는 초등학교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신청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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