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널리스트의 마켓뷰]관세도 실적도 중요하나, 결국은 사람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4월 22일 03시 00분


최보원 한국투자증권 선진국 전략 수석연구원
최보원 한국투자증권 선진국 전략 수석연구원
올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구체화되며 향후 기업 실적과 경기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미국의 관세 정책이 물가 안정화 속도와 경제성장률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만큼 트럼프 행정부의 연이은 관세 발표를 주목해야만 한다. 실제로 이달 초 트럼프 대통령의 보편관세 부과 방침 발표 이후 글로벌 증시가 출렁였다. 트럼프 대통령과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발언 한마디 한마디에도 시장이 반응하고 있다.

기업 실적도 마찬가지다. 우선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기업의 올해와 내년 주당순이익(EPS)은 과거 10년 평균을 고려하면 높은 증가율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다만 관세와 경기 방향성에 따라 이 같은 실적을 바라보는 눈높이가 달라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눈높이 조절이 결국 미국 주요 지수의 단기적 등락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사실 관세, 경기, 실적 등의 요인도 중요하나 장기적인 투자를 고려하기 위해 주목해야 하는 것은 인구 변화, 즉 사람이다. 인구 구조가 변화함에 따라 노동 환경, 무역·외교 정책, 정부 지출 방향성 등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구조에 주목하다 보면 장기적으로 살펴봐야 하는 산업을 찾을 기회도 얻을 수 있다.

관세 정책이 논의되는 현 시점에도 인구 구조 변화에 대한 관심은 높다. 노동인구가 줄어들고 고령화에 속도가 붙는 현상은 전 세계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된다. 미국, 영국, 유럽연합(EU) 등 주요 선진국에서도 나타나며 한국, 중국, 일본 등 주요 아시아 국가에서는 한층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그 때문에 아시아 국가에서는 인구 구조 변화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고 예민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프랑스와 미국은 65세 이상 인구가 7%에서 14%로 높아지는 데 걸리는 시간이 각각 114년과 69년에 달했다. 반면 한국과 일본은 17년과 24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비교하기 힘들 정도로 빠른 속도로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는 셈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연이은 관세 발표로 미국, 유럽, 일본 등 주요 국가들의 주가 조정이 큰 가운데, 장기적인 인구 구조 변화에 대응 가능한 기업에 대한 관심도를 높일 때라고 생각한다. 대표적으로는 고령화시대에 대응 가능한 시설 제공 업체, 치료·진료 업체, 노동 인구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자동화·로봇 관련주가 이에 해당한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대응하는 것이 단기적으로도 불리한 전략은 아니다. 현재 트럼프 행정부에서 펼치는 관세 정책 등에 대해 ‘중구난방’이라는 지적도 나오나 깊숙이 들여다보면 결국은 재정적자와 무역적자 축소, 미국 제조업 강화, 일자리 증대 및 경제 성장 등을 추구하고 있다는 것이 명백해진다. 트럼프 행정부의 전략도 미국인(人), 즉 사람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사람’에 초점을 맞춘 전략이 필요한 이유다.

#관세#실적#사람#도널드 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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