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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경제

대출연체자 집 경매 기준, ‘6개월 이상 연체’로 바꾼다

입력 2024-02-09 01:40업데이트 2024-02-09 0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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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은행별로 2~6개월 적용해
고금리 못견딘 ‘영끌족’ 경매 급증
금융위 “채무자 주거권 보호조치”
전세-주담대 대출 갈아타기 인기
정부가 주택담보대출 연체자의 주택을 언제 경매로 넘길지 결정하는 ‘연체 일수’ 기준을 마련한다. 대출을 연체한 채무자가 갑작스럽게 길거리에 나앉는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금융사별로 제각각이던 기준을 ‘6개월 이상 연체 시’로 통일하는 방안 등이 검토되고 있다.

8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주택 경매를 신청할 수 있는 주담대 연체 기준을 설정해 10월 시행되는 ‘개인채무자보호법’의 시행령에 못 박을 방침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국회를 통과한 개인채무자보호법에는 연체 채무자의 이자와 추심 부담을 완화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담겨 있다”며 “주담대가 연체됐을 때 해당 주택이 경매로 넘어가는 기간을 설정하는 것은 연체 채무자의 주거권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주담대를 실행한 채무자의 대출 상환이 연체될 경우 금융사는 대출금을 회수하기 위해 해당 주택을 경매로 넘길 수 있다. 현행법에는 연체 기준과 관련한 별도의 규정이 없기 때문에 금융사별로 2개월에서 6개월 등 자의적인 판단 기준을 사용하고 있다. 일부 금융사는 내부 규정을 두지 않고, 각 영업점의 담당 직원이 연체 채무자의 재무 상황 등을 고려해 경매로 넘길 시기를 판단하기도 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무리하게 대출을 일으켜 집을 매입한 ‘영끌족’이 금리가 상승함에 따라 늘어난 이자 부담을 감당하지 못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2∼3개월 정도 연체가 이어지면 영업점에서 여신을 관리하는 부서로 이관하고, 대출 상환 방안을 고민한 뒤 그래도 해결되지 않으면 마지막에 경매로 넘긴다”고 전했다.

금융당국은 한국보다 앞서 채무자 보호 체계를 구축한 일본의 사례를 참고해 경매 신청 연체일 기준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최근 금융위 직원들이 일본 금융감독청을 방문하기도 했다.

일본은 1990년 버블 경제 붕괴를 거치며 연체 채무자가 급증한 경험이 있고, 이후 사회적으로 금융사가 연체 채무자 부담 완화에 기여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실제 일본 금융사는 채무자가 주담대를 연체했을 때 기한이익상실(EOD·대출 만기 전 자금 회수)을 6개월까지 유예해준다. 금융위 관계자는 “일본의 경우 기한이익상실을 6개월 유예해주기 시작하자 오히려 대출 회수가 더 원활해졌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현재 경매신청 연체일 기준을 마련하기 위해 금융사들과 논의 중이고, 일본의 6개월 유예 기간 등을 참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의 대출 갈아타기 서비스는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 금융당국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서비스를 개시한 전세대출 갈아타기는 이달 7일 낮 12시까지 3869명이 6788억 원의 신규 대출을 신청했다. 대출 실행이 완료된 8명의 대출자는 금리가 평균 1.35%포인트 하락해 1인당 연간 192만 원의 이자 절감 효과를 봤다.

주담대 갈아타기 서비스도 지난달 9일 출시 이후 이달 7일 낮 12시까지 2만3598명이 4조2000억 원의 신규 대출을 신청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총 5156명의 대출이 실행됐고, 평균 1.55%포인트 금리 하락으로 이자 부담을 1인당 연 294만 원씩 줄였다. 지난해 5월 출시된 신용대출 갈아타기 서비스는 지금까지 12만4103명이 총 2조9000억 원 규모의 대출을 실행해 금리를 평균 1.6%포인트 떨어뜨렸고, 1인당 연 57만 원의 이자를 아낄 수 있게 됐다.

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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