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리]관광지로 변한 폐극장… 경동시장에는 특별한 별다방이 있다

  • 동아경제
  • 입력 2024년 2월 5일 17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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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오후 2시께 경동시장 4번 게이트에는 ‘MZ 핫플’로
 떠오른 스타벅스 경동1960점이 있다. 사진=윤우열 동아닷컴 기자 cloudancer@donga.com
지난 2일 오후 2시께 경동시장 4번 게이트에는 ‘MZ 핫플’로 떠오른 스타벅스 경동1960점이 있다. 사진=윤우열 동아닷컴 기자 cloudancer@donga.com
지난 2일 오후 2시께 서울 1호선 제기동역 2번 출구는 입구부터 사람들이 가득했다. 이들을 따라 한약재 노점거리를 10분정도 걸으니 도착한 곳은 경동시장. 서울 전통시장 중 면적이 가장 넓은 곳이다.

한약재, 야채, 과일, 수산물을 모두 취급하는 경동시장에는 설 명절을 앞두고 제수(祭需) 용품을 준비하는 움직임으로 붐볐다. 대부분 전통시장이 익숙한 50~60대 장년층이었지만, 20~30대 젊은층의 모습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이곳에 ‘MZ 핫플’로 떠오른 스타벅스 경동1960점이 있기 때문이다.
스타벅스 경동1960점에 들어서면 마치 영화관을 입장하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영상=윤우열 동아닷컴 기자 cloudancer@donga.com
스타벅스 경동1960점에 들어서면 마치 영화관을 입장하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영상=윤우열 동아닷컴 기자 cloudancer@donga.com

경동시장 4번 출입구로 들어서니 스타벅스 간판을 발견할 수 있었다. 3층까지 계단을 걸어 오르면 경동시장에서만 만날 수 있는 스타벅스 매장이 모습을 드러낸다. 입구에 들어서니 일반적인 스타벅스 매장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 펼쳐진다. 마치 영화관을 입장할 때의 느낌이다.
폐극장의 변신… 공간 살린 스타벅스로
스타벅스 경동1960점은 극장 형태로 고객 좌석이 배열돼 파트너들이 음료를 제조하는 공간인 바(Bar)를 바라보는 구도다. 바 위에 대형 아트웍을 설치해 시선이 집중시키며, 매장 벽면 스크린을 통해 고객 닉네임 등을 호명한다. 사진=윤우열 동아닷컴 기자 cloudancer@donga.com
지난 2022년 12월 문을 연 경동1960점은 1960년대 지어진 이후 사용되지 않는 폐극장이었던 경동극장 내부를 리모델링해 새로운 공간으로 탈바꿈한 매장이다. 경동시장 본관 3층과 4층에 약 360평(200여석) 규모로 마련됐다.

스타벅스는 옛 극장의 멋을 살려내기 위해 극장 공간을 최대한 유지해 매장을 열었다. 이민주 경동1960점 부점장은 “오래된 극장이라는 특징을 살려 인테리어를 진행했다. 또 시장 안에 있는 매장이다보니 시장이랑 어울릴 수 있는 분위기를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스타벅스 경동1960점 공사 전 모습(위쪽)과 현재 모습(아래쪽). 경동 1960점의 천장은 시장과의 조화를 위해 목재가 그대로 드러나는 인테리어를 적용했다. 사진=스타벅스 제공 및 윤우열 동아닷컴 기자 cloudancer@donga.com

직접 경험한 경동1960점은 ‘옛 공간을 현대적으로 재구성한 매장’이었다. 극장 형태로 고객 좌석이 배열돼 파트너들이 음료를 제조하는 공간인 바(Bar)를 바라보는 구도를 완성했으며, 바 위에 대형 아트웍을 설치해 시선이 집중시켰다. 또한 매장 벽면 스크린을 통해 고객 닉네임 등을 호명하면서 마치 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듯한 느낌을 준다. 이를 배경삼아 인증샷을 찍는 ‘MZ세대’의 모습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매장 천장도 일반적인 스타벅스 매장과 달리 목재가 그대로 드러나는 인테리어를 적용했다. 시장과의 조화를 위해 의도적으로 설계한 것이다.
스타벅스 경동1960점에는 핸들 우드 트레이, 머그컵, 샴페인 글라스 등 특별한 MD제품들도 있다. 사진=윤우열 동아닷컴 기자 cloudancer@donga.com

핸들 우드 트레이, 머그컵, 샴페인 글라스 등 경동1960점에서만 볼 수 있는 MD제품들도 있었다. 소재와 패턴 등을 통해 마치 1960년대의 소품처럼 느껴지도록 디자인된 점이 특징이다. 다만 경동1960점의 개성을 반영한 한정메뉴가 없다는 점은 아쉬운 점이다. 이에 이민주 부점장은 “쑥이나 인삼 등 시장 분위기를 살릴 수 있는 재료를 활용한 음료나 푸드를 준비하기 위해 파트너 의견을 지속적으로 듣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 여행객에게도 인기… 관광지 된 경동1960
스타벅스 경동1960점은 젊은층부터 장년, 노년층까지 다양한 고객들이 이용한다. 또한 일본 등 외국인 관광객의 모습도 볼 수 있다. 영상=윤우열 동아닷컴 기자 cloudancer@donga.com
스타벅스 경동1960점은 젊은층부터 장년, 노년층까지 다양한 고객들이 이용한다. 또한 일본 등 외국인 관광객의 모습도 볼 수 있다. 영상=윤우열 동아닷컴 기자 cloudancer@donga.com

차별화된 입지와 특징을 갖춘 경동1960점은 하나의 관광명소 역할도 한다. 오픈 초기부터 인기를 끌면서 현재는 평일 1000명 이상, 주말 또는 명절에는 2000명 이상이 방문하는 ‘핫플’이 됐다.

경동1960점은 한국관광공사가 지난해 선정한 ‘스타벅스 10대 명소 매장’ 중 한 곳이기도 하다.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은 물론 내국인들도 여행 중 방문하기 좋은 매장이라는 것이다. 경동1960점 외에는 △더북한산점 △더제주송당파크R점 △별다방점 △대구종로고택점 등이 있었다.
일본 온라인 매체인 소라뉴스24는 스타벅스 경동1960점을 서울 여행시 반드시 방문해야할 장소로 꼽았다. 사진=소라뉴스24 웹사이트 캡처

한국적인 분위기를 맛보기 위한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도 이어진다. 특히 지난해 일본 온라인 매체인 소라뉴스24는 “지금까지 방문한 스타벅스 중 단연 최고이며, 다른 곳과 비교할 수 없다”며 서울 여행시 반드시 방문해야할 장소로 꼽았다. 특히 경동1960점 MD제품은 패키지여행을 온 일본인 관광객들 모두 1~2개씩 구매할 정도로 인기라고 한다.
“스타벅스 찾아요?”… 상인들도 반기는 상생매장
제수 준비를 위한 인파가 가득한 경동시장 한켠에 스타벅스 경동19560점 간판이 보인다. 사진=윤우열 동아닷컴 기자 cloudancer@donga.com

경동시장 내부에는 ‘청년몰’과 ‘루프탑 푸드트럭 야시장-경동’ 등 청년 유입 등 시장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시설이 마련됐다. 이를 한참 둘러보던 기자에 한 상인이 말을 걸어왔다. 경동1960점을 찾지 못해 배회하고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익명을 요청한 상인은 “젊은 사람들이 스타벅스 때문에 많이 헤매다가 위치를 묻곤 한다”고 말했다.

스타벅스에 따르면 경동1960점은 경동시장 측에서 먼저 입점을 제의했다. 젊은층이 즐겨 이용하는 스타벅스가 전통시장 내부로 들어오면 시장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취지에서다.
스타벅스 경동1960점은 이익공유형 매장인 ‘스타벅스 커뮤니티 스토어 5호점’으로 운영된다. 사진=윤우열 동아닷컴 기자 cloudancer@donga.com

실제로 경동1960점은 개점 후 경동시장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우선 이익공유형 매장인 ‘스타벅스 커뮤니티 스토어 5호점’으로 운영하며, 매장에서 판매하는 상품 한 개당 300원씩을 경동시장 지역상생기금으로 활용하고 있다. 또한 상인연합회와 손잡고 경동시장 내 주차장 출입구 도색 작업을 진행했고, 경동시장 내 점포에서 1만 원 이상 구매한 영수증과 경동1960점에서 1만 원 이상 구매한 영수증을 파트너에게 제출하면 스타벅스 로고가 각인된 머그를 증정하는 이벤트도 펼친 바 있다.

스타벅스코리아 차원에서 진행하는 상생 활동과 별개로도 소소하고 따뜻한 교류도 느낄 수 있었다. 경동1960점에 대한 상인들의 반응을 묻자 이민주 부점장은 “너무 추운 날에는 야외에 계신 상인들을 위해 따뜻한 음료를 드리기도 한다. 그러면 상인분들께선 또 옥수수나 밤, ‘옥춘 사탕’이라고 부르는 옛날 사탕을 주시곤 한다”며 웃었다.
스타벅스와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의 후원으로 진행되는 문화예술인재 공연을 준비하는 아티스트의 모습. 사진=윤우열 동아닷컴 기자 cloudancer@donga.com
지역 청년 아티스트들을 위한 공연 공간도 마련됐다. 스타벅스와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의 문화예술인재 후원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공연으로, 매주 금‧토‧일 오후 6시부터 6시30분까지 30분간 진행된다. 공연이 진행될 때는 내부 조명이 암전돼 더욱 영화관 같은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윤우열 동아닷컴 기자 cloudanc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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