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자전환 기대에도 웃지 못하는 한전…전기료 현실화 여론 악영향 ‘전전긍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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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11월 3일 09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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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가운데)이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한국무역보험공사 대회의실에서 열린 에너지공기업 경영혁신 점검회의에서 김동철 한국전력 사장(오른쪽), 최연혜 한국가스공사 사장(왼쪽)과 인사하고 있다. 2023.10.12/뉴스1 ⓒ News1
방문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가운데)이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한국무역보험공사 대회의실에서 열린 에너지공기업 경영혁신 점검회의에서 김동철 한국전력 사장(오른쪽), 최연혜 한국가스공사 사장(왼쪽)과 인사하고 있다. 2023.10.12/뉴스1 ⓒ News1
누적적자 46조원, 부채 200조원을 넘긴 한국전력공사가 오는 10일쯤 3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국제유가 하락 요인으로 10분기만에 흑자로 전환, 1조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이란 관측이 높다.

흑자 달성시 경영상황에 다소 숨통을 트이는 일반론과 달리 한전의 속내는 복잡하다. 4분기 접어들며 국제유가가 큰 폭으로 뛰고 있어 4분기 다시 적자전환 가능성이 높은데다, 추가 자구안을 토대로 추진 중인 전기요금 현실화에도 악재가 될 수 있어서다.

3일 에너지업계와 증권가에 따르면 한전은 오는 10일쯤 올해 3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2분기 2조272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한전의 누적 부채는 46조9516억원에 달하는데, 3분기에는 1조원대 영업이익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한전이 흑자를 기록할 경우 부채 규모는 다소 줄어들지만, 전기요금 추가 인상이 이뤄지지 않으면 4분기 다시 적자전환할 가능성이 높다.

한전이 올 초 작성한 중장기 재무계획은 배럴당 82.8달러 수준을 기준으로 짜였는데, 현재 유가는 배럴당 90달러 안팎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이스라엘-하마스 분쟁에 따른 수급불안 요인이 지속돼 불안정성도 크다.

한전은 유가 수준을 감안하면 킬로와트시(KWh)당 최소 25.9원의 인상은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물가안정과 수출 총력전에 방점을 찍고 있는 재정당국과 산업통상자원부는 부정적 입장이다.

방문규 산업부 장관은 지난달 국감에서 전기요금 인상 폭과 관련 “계속 협의하고 있다”면서도 “그런 정도(한전 주장)의 인상률은 국민이 감당해내기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인식차를 드러낸 바 있다.

한전과 주무부처인 산업부, 재정당국인 기재부의 셈법이 좀처럼 간극을 좁히지 못하는 상황에서 일시적이지만 한전의 흑자전환은 오히려 전기요금 인상의 명분을 내세우는 데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적지 않다.

국회 산자위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한전이 추가 자구안 얼개를 마련했지만 정부여당 입장에서는 좀 더 강력한 내용이 포함돼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최종안까지는 좀더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한전이 흑자 냈다는데 전기요금 올려야 한다고 국민께 말하기 애매한 상황이 된다. 자구안 발표 및 전기요금 인상론을 띄울 시점을 좀 뒤로 미뤄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한전은 김동철 사장 주도로 역대 두 번째 희망퇴직과 함께 영업망 광역화를 통한 조직 슬림화, 비핵심자산 매각 등을 골자로 한 자구책을 마련해 산업부와 논의 중이다. 한전과 협의 중인 산업부는 자구안 내용이 미흡하다고 보고 추가 논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에너지업계 관계자는 “한전 3분기 실적에 대한 여론 동향에 따라 자구책 내용이나 발표 시점이 영향을 받을 수도 있어 보인다”며 “이번 요금인상이 사실상 내년 2분기까지 요금을 결정하는 만큼 일시적 한전 흑자가 전기요금 현실화에 영향을 미치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세종=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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