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짖는 소리에 쪽지 남기자…“전투기 소리에는 어찌 사냐”

  • 동아닷컴
  • 입력 2023년 9월 5일 17시 00분


코멘트
개 짖는 소리에 대한 항의 쪽지를 받은 견주가 건물에 게시한 반박문. 온라인 커뮤니티
개 짖는 소리에 대한 항의 쪽지를 받은 견주가 건물에 게시한 반박문. 온라인 커뮤니티
개 짖는 소리에 대한 항의 쪽지를 받은 견주가 “전투기 소리만큼 강아지 소리가 크겠냐”는 내용의 반박문을 건물에 게시해 논란이다.

5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개가 너무 짖어서 쪽지를 남겼더니’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 작성자는 “개가 너무 짖는다는 항의에 이런 쪽지가 되돌아왔다”며 해당 견주가 적은 것으로 보이는 메모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을 보면 견주는 “강아지 XXX호에서 키우고 있다. 할 말 있으시면 이렇게 종이 붙여놓지 말고 직접 찾아와서 말씀하시라”며 “밤낮 가리지 않고 울어대는 통에 창문을 못 연다고? 귀가 있으면 똑바로 말씀하시라”고 적었다.

또 “잠시 잠깐 강아지 울음소리가 시끄러우면 전투기 소리 때문에는 어떻게 사는지 궁금하다. 전투기 소리만큼 강아지 소리가 크겠냐”고 반박했다.

이어 “글을 보아하니 외부인 같은데 강아지가 짖고 운 점은 정말 죄송하다”면서도 “사실만을 말해달라. 집을 밤낮으로 비우질 않는데 강아지가 언제 밤낮으로 짖었다는 말인가”라며 분노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개는 주로 주인이 없을 때 짖기 때문에 견주는 개 짖는 소리가 시끄러운 걸 알지 못하더라” “서로 이해하는 자세도 필요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법원 “개 짖는 소리로 이웃에게 지속적 피해 준다면 배상해야”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참고사진. 게티이미지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참고사진. 게티이미지
최근 법원에서는 개 짖는 소리가 법령상 층간소음 기준에 미치지 않더라도 매일 반복된다면 피해 주민에게 정신적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지난해 3월 광주 동구의 한 아파트로 이사한 주민 A 씨는 두 달 넘게 아래층 주민 B 씨의 개가 짖는 소리에 시달렸다고 주장하며 관리사무소에 민원을 제기했다. 이후에도 개들은 매일 5시간 이상 짖었다. A 씨는 스트레스와 수면장애를 호소하며 지난해 6월 파출소와 경찰 112 상황실에도 신고했으나 개 소음은 신고 대상이 아니라는 답변을 받았다. 층간소음 이웃사이센터에도 문의했으나 개는 조정 및 소음 측정 대상이 아니라고 했다. 소음·진동관리법상 소음은 사람의 활동으로 인해 발생하는 소리만 해당한다.

A 씨는 집을 내놓았으나 팔리지 않자 B 씨에게 성대 수술 등 소음 저감 조치를 지속해서 요구했고 B 씨는 방음 케이지를 설치했다고 말했다.

결국 A 씨는 B 씨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내 위자료 300만 원을 청구했고, 법원은 100만 원을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광주지법 민사24단독(부장판사 박현)은 지난 5월 “개 짖는 소리가 비록 환경부령 ‘공동주택 층간소음의 범위와 기준에 관한 규칙’이 정한 소음 기준치에 미치지 못한다고 해도 그 소리가 매일 반복된다면 듣는 사람은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이는 타인에 대한 불법 행위”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