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내내 비” 예보 틀렸지만…‘극한호우’ 앞으로 계속 거셀듯

  • 뉴스1
  • 입력 2023년 7월 20일 11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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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프트가 지난 6월 내놓은 7월 한국 날씨 전망 ⓒ 뉴스1 DB
마이크로소프트가 지난 6월 내놓은 7월 한국 날씨 전망 ⓒ 뉴스1 DB
7월 내내 장맛비가 내릴 것이라는 데이터 업체의 예측은 결국 ‘해프닝’으로 끝났다. 그렇지만 강수는 역대급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장맛비가 ‘극한호우’ 성격을 띄면서 장마의 정의를 재정립하는 논의는 더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20일 기상청 등에 따르면 금요일인 21일부터 내리기 시작할 장맛비는 토요일인 22일 아침 전남 해안으로, 낮에 남부 지방 전역으로 확대되겠다. 정체전선은 낮 동안 북상을 거듭해 오후에는 전국에 장맛비가 내리기 시작하겠다. 이 장맛비는 월요일인 24일까지 지속될 전망이다.

장맛비는 24일 오후에 그쳤다가 수요일인 26~27일 중부 지방을 중심으로 다시 내리겠다. 중간에 소나기가 내리는 데, 기상청은 장마 기간에 내린 소나기도 장맛비로 보고 있기 때문에 장맛비는 27일까지 지속되는 셈이다.

월말까지 날씨 중기예보. 기상청 제공
월말까지 날씨 중기예보. 기상청 제공
금요일인 28일부터 월말까지는 비 소식이 없다.

장마가 남부와 제주에서 24일, 중부에서 27일 끝난다면 장마 기간은 평년과 비슷하거나 다소 짧은 것으로 기록될 가능성이 있다.

장마가 지난달 25일을 전후로 사실상 전국에서 동시에 시작됐기 때문에 장마 시작은 평년보다 늦거나 비슷했고, 종료는 평년과 비슷하거나 다소 늦는 것으로 기록될 수 있다.

중부와 남부, 제주의 장마는 평년에 각각 6월 25일과 23일, 19일에 시작했고 7월 26일과 24일, 20일에 각각 종료됐다.

월말까지 중기예보를 반영해서 추정하면 장마 기간 중 중부 지방에서는 수도권(서울)에 약 22일, 충청권(대전)에서 약 24일, 전라권(전주)에 24일, 제주에 28일가량 비가 내렸다.

다만 장마기간 중 강수일수는 향후 지역 내에서도 지점별 평균을 내기 때문에 다소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평년 강수일수는 중부가 17.7일, 남부 17.0일, 제주 17.5일 등이다.

이 기간 강수량은 역대 최대급이다. 18일까지 전국 평균 강수량은 590.8㎜로 평년(253.8㎜)의 2배가 넘었다. 이때까지 올해 장마기간 누적 강수량은 지난 1973년 이 기록 작성이래 최대치다.

지역별로는 충청권(720.8㎜)과 전라권(721.2㎜) 경상권(589.2㎜)에서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종합하면 장마 기간은 평년과 비슷하거나 짧았는데 비가 내리는 날은 평년과 비슷하거나 다소 많았고, 강수량은 평년의 2배를 웃도는 지역이 많았다. 이는 집중호우나 극한호우가 많이 내렸기 때문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오전 집중호우로 산사태 피해를 입은 경북 예천군 벌방리를 방문해 폭우로 뒤집어진 승용차를 살펴보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오전 집중호우로 산사태 피해를 입은 경북 예천군 벌방리를 방문해 폭우로 뒤집어진 승용차를 살펴보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지난해 서울에선 시간당 141㎜, 하루에 381.5㎜의 극한호우가 퍼부었다. 올해는 충청과 호남 지방 등에서 시간당 100㎜ 안팎의 폭우가 쏟아지는 경우가 많았다.

앞서 마이크로소프트(MS)는 1달 내내 장맛비가 오리라는 예측을 내놨다. MS 측은 수치예보 모델을 통해 이같은 내용을 게시했으나 “장기예측의 경우 정확도가 떨어지고 국내에서 많은 비판이 제기돼 서비스를 중지한다”면서 한국의 월간 예보 서비스를 중지한 상태다.

앞서 기상청도 장마 예보를 중단한 상태다. 기상청은 “기후변화 등에 따른 영향으로 한반도 기후가 아열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상청은 몇 해 전부터 정체전선을 ‘장마전선’으로 표현하는 것도 자제하고 있다.

‘장마’라는 용어의 변경에 대해서도 논의가 이어질 전망이다. 장마 기간 소강상태를 보이다가 폭우가 퍼붓는 새로운 양상이 향후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기상청은 지난해부터 기상학회 학술대회에서 ‘한국형 우기’ 도입에 대해 논의를 진행 중이다. 다만 열대 지방의 스콜같은 형태의 강수 패턴이 아니기 때문에 기준 마련까지는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기상청은 올해 기상·기후관련 학회 등과 논의를 통해 한국형 우기를 구체화할 방침이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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