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분간 자동차 엔진룸에 갇힌 ‘30㎝ 아기 길냥이’ 구조 화제

  • 뉴스1
  • 입력 2023년 6월 3일 06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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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고양이(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뉴스1 DB
아기 고양이(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뉴스1 DB
달리는 승용차 엔진룸에서 극적으로 119구급대원에 의해 안전하게 구조된 아기 ‘길냥이(길고양이)’ 사연이 알려져 흐뭇한 미소를 자아내게 하고 있다.

지난 1일 오후 8시쯤 전남 여수시 웅천지구에 사는 송모씨(60·여)는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직장에서 퇴근을 하고 본인의 승용차에 몸을 실었다.

송씨는 차량에 시동을 걸고 15~20㎞ 가량 떨어진 자택으로 이동하기 위해 라디오를 켜고 한참을 달렸다.

그러던 중 차량 내부에서 흘러나오는 라디오 소리와 맞물려 이상한 동물 울음소리가 송씨의 귓가를 스쳤다.

평소 라디오를 자주 듣는 송씨는 ‘주파수를 잘못 맞췄나’라는 생각에 주파수를 재설정하고 볼륨을 이리저리 돌렸다.

그런데도 이상한 동물 울음소리는 그치지 않고 오히려 더욱 크게 들렸다.

혼자서 밤길을 운행하던 송씨는 으슥하고 불길한 느낌에 곧장 차량을 도로 갓길에 정차했다.

차량 시동을 끄고 숨을 죽이고 있던 그 때, 또렷하게 ‘냐옹~ 냐옹~’하는 소리가 들렸다.

1일 오후 8시10분쯤 전남 여수시 웅천동 새마을금고 주변에 정차된 승용차 엔진룸에 갇힌 아기 길고양이를 구급대원들이 포획하고 있다.(여수소방서 제공)2023.6.2/뉴스1
1일 오후 8시10분쯤 전남 여수시 웅천동 새마을금고 주변에 정차된 승용차 엔진룸에 갇힌 아기 길고양이를 구급대원들이 포획하고 있다.(여수소방서 제공)2023.6.2/뉴스1
이 소리에 고양이가 차 안에 들어왔나싶어 차량 주위를 살폈지만 고양이의 흔적은 찾아볼 수 없었다.

고양이의 울음소리가 점점 줄어들자 ‘차량 내부 어딘가에 끼여 있나’, ‘혹시 잘못된 건 아닌가’하는 공포감을 느낀 송씨는 곧바로 119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여수소방서 구조대 3팀 소속 윤석재, 이지표, 전승영, 김유민 등 4명의 구급대원은 동물 포획 집게, 포획망, 손전등을 챙겨 현장에 도착했다.

구급대원들은 익숙한 상황인 듯 차량 앞 엔진룸 본넷을 열고 손전등을 비추기 시작했다.

차량 엔진룸 사이에 커다란 눈방울을 가진 아기 길냥이가 ‘냐옹~냐옹~’ 울음을 짓고 있었다.

길이 30~40㎝, 무게 1㎏가 채 되지 않은 이 아기 길냥이는 구급대원들에 의해 안전하게 차량에서 꺼내졌다.

40분간 달리는 차량 엔진룸에 갇힌 길냥이는 몸 곳곳에 기름 때가 묻었으나 다행히 상처나 다친 곳은 보이지 않았다.

구급대원들은 포획한 길냥이를 여수시청 농업정책과 반려동물팀에 인계했다.

여수시는 포획한 길고양이를 중성화 수술을 한 뒤 일정 기간이 지나면 다시 자연으로 방사할 방침이다.

김유민 여수소방서 구조대 구급대원은 “비가 오거나 추운 겨울에 자동차 엔진룸에서 아기 고양이들이 종종 발견되곤 한다”며 “고양이가 다친데 없이 구조돼 정말 다행이다”고 말했다.

(여수=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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