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한강 밤섬, 토사 쌓여 5년새 8600㎡ 커져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5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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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개발 폭파후 퇴적작용에 부활
철새 도래지… 람사르 습지 지정도
서울시 “물길 복원 등 연구용역 예정”

2012년 람사르 습지로 지정된 밤섬은 일반인의 출입이 철저하게 통제된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2012년 람사르 습지로 지정된 밤섬은 일반인의 출입이 철저하게 통제된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서울 한강의 무인도 밤섬의 면적이 5년 전보다 8600㎡가량 증가하면서 30만 ㎡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강 개발 과정에서 폭파돼 사라졌지만 강의 퇴적 작용으로 다시 생겨 폭파 전 면적의 6.5배까지 넓어진 것이다.

10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시 도시계획국이 최근 드론을 활용해 측량한 결과 밤섬의 면적은 29만3012㎡(약 8만8600평)로 파악됐다. 1966년 항공사진으로 처음 측정한 면적(4만5684㎡)의 약 6.5배로 축구장 면적 41개에 해당한다.

여의도 인근 밤섬은 과거 주민들이 약초를 기르며 살던 유인도였다. 하지만 박정희 정부가 한강 개발을 시작하면서 유속을 빠르게 하기 위해 1968년 2월 밤섬을 폭파시켰다. 주민 443명은 서울 마포구 와우산 기슭으로 이주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강의 퇴적 작용이 반복되면서 밤섬은 자연의 힘으로 부활했다. 서울시는 2013년부터 5년마다 밤섬의 면적을 측정하는데 면적은 27만9531㎡(2013년), 28만4381㎡(2018년), 29만3012㎡(2023년) 등으로 갈수록 늘고 있다. 도심 속에선 보기 드문 철새 도래지가 됐고 2012년 람사르 습지로 지정돼 일반인의 출입이 통제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밤섬의 퇴적 작용이 계속될 경우 습지로서의 가치를 잃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오충현 동국대 바이오환경과학과 교수는 “내부 호수가 사라지고 물길도 모래에 덮이는 만큼 인간이 개입해 소규모 습지를 복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밤섬이 너무 커지면 치수 관리가 어려워질 수 있지만 아직 특별한 문제는 발견되지 않았다”며 “밤섬 내 물길 복원 필요성 등에 대해선 내년에 연구 용역을 의뢰할 것”이라고 했다.

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한강 밤섬#물길 복원#연구용역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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