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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정치

한전채 발행 확대法, 野 합의해놓고 부결… 한전측 “자금난에 전기요금 올릴 수밖에”

입력 2022-12-09 03:00업데이트 2022-12-09 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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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판 반대표로 국회 본회의 부결
내년 3월 이후 한전채 발행 못해
대규모 적자에 시달리는 한국전력의 회사채(한전채) 발행 한도를 기존 2배에서 최대 6배까지 늘리는 내용의 한국전력공사법 일부개정안(한전법)이 8일 야당 의원들의 막판 반대 표결로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됐다. 여야가 상임위원회에서 합의한 개정안이 이례적으로 본회의 단계에서 발목이 잡힌 것. 한전채 발행에 제동이 걸리면서 전기요금 인상이 불가피해졌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날 한전법은 재석 의원 203명 중 찬성 89명(43.8%), 반대 61명, 기권 53명으로 과반에 이르지 못해 부결됐다. 반대표를 던진 의원은 대부분 더불어민주당(51명), 정의당(5명) 의원들이었고, 국민의힘 소속 의원은 2명(김영선 조경태 의원)뿐이었다.

환경운동가 출신인 민주당 양이원영 의원은 이날 반대 토론에 나서 “회사채 돌려 막기로는 적자의 늪에서 빠져나올 수가 없다”며 “한전 적자에 대한 해결책은 전기요금에 연료비 등의 발전원가를 제대로 반영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대표를 던진 한 초선 의원은 “양이 의원의 반대 토론이 설득력 있었고, 적자를 부채로 메우려는 정부 방침에 반발하는 의미로 반대표를 던졌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산자위 소속 의원들은 성명서를 내고 “한전이 지금과 같이 대규모 적자에 시달리게 된 것은 지난 정부의 탈원전 정책의 영향”이라며 “(민주당이) 문제 해결을 위해 필수적인 법안의 처리마저 지연시키는 것은 책임 있는 공당의 자세라 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에 민주당 이수진 원내대변인은 “국민의힘 의원 57명이 표결에 불참했다”며 “자당의 무책임한 행태부터 자성하고, 한전 채권 확대로 발생할 수 있는 문제까지를 포함한 대안을 제시하라”고 반박했다.

한전법의 부결로 올해 실적을 결산하는 내년 3월 이후에는 추가 한전채 발행이 묶여 실제 한전의 자금 조달이 어려워질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올해 한전의 자본금과 적립금이 14조7000억 원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내년 한전채 발행 한도는 29조4000억 원에 그칠 것으로 추산된다. 올해 말까지 한전채 발행 잔액은 이미 약 72조 원으로, 법이 개정되지 않으면 사채 발행 한도를 초과해 현행법 위반이다. 한전법에는 사채 발행액이 한전의 자본금과 적립금을 합한 금액의 2배를 넘지 못하도록 규정돼 있다. 한전 관계자는 “회사채를 통한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면 결국 전기요금을 올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빠른 시일 내에 법 개정을 다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세종=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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