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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문화

[책의 향기]포화 속으로 뛰어든 영웅들

입력 2022-12-03 03:00업데이트 2022-12-03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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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을 짊어진 사람들/안드레이 클류치코 외 지음/136쪽·1만2000원·북저널리즘
우크라이나 북부 히르키우주(州)에 사는 안드레이 클류치코(32)는 전쟁이 발발한 직후인 3월 초부터 방탄조끼와 헬멧 차림으로 거리로 나섰다. 폭격은 도시 외곽부터 시내 중심까지 이어졌다. 전기는 끊겼고 물은 나오지 않았다. 하루가 다르게 도시 인프라는 무너졌다.

하지만 그는 지하벙커에 머물지 않고 밖으로 나왔다. 노인, 장애인 등 거동이 불편한 이들에게 식료품을 전달하기 시작했다. 많을 때는 하루에 80∼100건 배달했다. 한 친구는 음식 배달 후 돌아오는 길에 폭탄 파편을 머리에 맞아 사망했다. 그는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모두가 서로를 돕는 것을 보았다. 위험하다고 해서 멈추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올 초 러시아가 일으킨 전쟁은 현재진행형이다. 우크라이나는 혹한의 계절로 접어들었다. 여전히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지만 국제사회의 관심사는 에너지 위기와 인플레이션으로 옮겨갔다. 주 관심사는 더 이상 전쟁의 참상에 있지 않다. 하지만 이 책은 우크라이나 안팎에서 전쟁의 무게를 몸과 마음으로 받아내고 있는 자원봉사자들의 이야기를 통해 잔혹한 전쟁의 단면을 낱낱이 보여준다.

우크라이나엔 여전히 국제기구의 구호가 닿지 않는 곳이 많다. 전쟁이 소강과 격화를 반복하며 이들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원과 관심도 줄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크라이나의 많은 영웅들은 목숨을 걸고 서로가 서로를 돕고 살리고 있다. 인터뷰를 엮은 이는 “모두가 지쳐도 지칠 수 없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전쟁을 잊은 한국에 작은 경종을 울리길 희망한다”고 적었다.

이지훈 기자 easyh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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