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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사회

CCTV 찍힌 추락헬기, 제자리서 ‘빙글’… 블랙박스 설치 안돼

입력 2022-11-29 03:00업데이트 2022-11-30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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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 “기장, 1달前 이상작동 말해”
미신고 탑승 여성 2명 신원 확인
추락현장 조사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관계자들이 28일 오전 강원 양양군 현북면 어성전리 야산의 헬기 추락 
사고 현장을 감식하고 있다. 전날(27일) 오전 산불 예방 홍보 활동을 하던 헬기가 이곳에 추락해 탑승자 5명이 숨졌다. 
양양=뉴스1추락현장 조사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관계자들이 28일 오전 강원 양양군 현북면 어성전리 야산의 헬기 추락 사고 현장을 감식하고 있다. 전날(27일) 오전 산불 예방 홍보 활동을 하던 헬기가 이곳에 추락해 탑승자 5명이 숨졌다. 양양=뉴스1
산불 예방 홍보 비행을 하던 헬기가 27일 강원 양양군 야산에 추락해 5명이 숨진 가운데 헬기 업체 소속이 아닌 여성 사망자 2명의 신원이 확인됐다.

28일 경찰과 양양군에 따르면 여성 사망자 2명은 경기도에 사는 A 씨(56)와 B 씨(53)로 잠정 확인됐다. 둘은 사망한 정비사 C 씨(54)의 지인으로 알려졌는데, 그중 한 명은 C 씨의 초등학교 동창이라고 한다.

경찰은 사망한 기장 D 씨(71)가 이륙 전 자신과 C 씨 등 2명만 탑승자로 신고한 행위가 항공안전법을 위반한 것으로 보고 다른 이들의 탑승 경위에 대해 수사를 집중하고 있다. 경찰은 속초시 노학동의 임시계류장 폐쇄회로(CC)TV를 분석해 이들이 C 씨 차량을 타고 계류장에 도착한 뒤 헬기에 함께 탑승하는 장면을 확인했다.

하지만 탑승자들이 모두 숨진 탓에 정확한 탑승 경위를 파악하긴 쉽지 않을 거란 전망이 나온다. 헬기 업체 대표는 이날 사망자들이 안치된 장례식장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업무가 있을 경우 공무원을 태울 순 있다”면서도 “지인을 임의로 태우다 보니 2명만 신고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도 이날 오전 9시부터 현장감식을 진행했다. 하지만 사고 헬기에 블랙박스가 장착돼 있지 않은 데다 동체가 전소돼 원인 규명까지 난항이 예상된다. 이 헬기는 1975년 제작된 기종으로 블랙박스 설치 의무 대상이 아니다.

유족들은 기체 결함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기장 D 씨의 유족 한 명은 28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 달 전 고인을 만났을 때 ‘이륙 후 게이지가 비정상적으로 빙글빙글 돌아 급하게 착륙했다’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사고 현장 인근 산불감시용 CCTV에 포착된 추락 장면에서도 헬기가 비행하다가 멈춰 서다시피 하더니 제자리에서 2, 3바퀴 빙글빙글 돌고 추락하는 장면이 담겨 있다. 제작된 지 47년이나 지난 만큼 기체 결함 또는 정비 불량에 따른 사고일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하지만 헬기 업체 측은 “국토부로부터 연 10회 이상 부품 정비 교체 실적 등을 점검받는데 이상이 발견된 적 없다. 기장의 이상 착륙 관련 보고도 받은 적 없다”고 밝혔다.

양양=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양양=송진호 기자 ji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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