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다이라, 스케이트화 벗는다… “상화는 힘들 때 있어준 진정한 친구”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0월 27일 17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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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화 일본 오고 나도 한국 가고파”

27일 도쿄에서 은퇴 기자회견을 가진 고다이라 나오가 스케이팅 포즈를 취하고 있다. 도쿄=김민지 특파원 mettymom@donga.com
27일 도쿄에서 은퇴 기자회견을 가진 고다이라 나오가 스케이팅 포즈를 취하고 있다. 도쿄=김민지 특파원 mettymom@donga.com

“평창 올림픽은 저에게 평생 못 잊을 추억입니다. 다시 꼭 한국으로 놀러 가고 싶어요.“

2018 평창 겨울올림픽 여자 스피드스케이트 500m 금메달리스트인 일본 국가대표 고다이라 나오(36)가 27일 도쿄에서 은퇴 기자회견을 가졌다.

오랜 맞수 이상화(33)와 양보 없는 대결을 벌이면서도 진한 우정을 나눈 고다이라는 한국에도 팬이 많다. 한국 팬을 위해 고다이라는 한국어로도 인사말을 했다.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 경기를 마친 뒤 인터뷰에서 “보고 싶어요. 나 오늘 안 좋았어요”라며 한국어로 대답해 화제를 모았던 고다이라. 이날은 능숙하게 준비한 한국어로 “오늘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인사를 시작했다. 이어 “가족, 친구, 저를 지지해 주신 모두에게 ‘잘했어’라는 말을 해 주고 싶다”라는 말을 한국어로 했다.

27일 은퇴 기자회견에서 꽃다발을 들고 있는 고다이라 나오. 도쿄=김민지 특파원 mettymom@donga.com
27일 은퇴 기자회견에서 꽃다발을 들고 있는 고다이라 나오. 도쿄=김민지 특파원 mettymom@donga.com

고다이라는 ‘절친’ 이상화와 지금도 메시지를 주고받는다. “마지막 경기에 나서는 날 상화에게 일본어로 축하 메시지를 받았다. 앞으로는 아무 걱정할 필요가 없으니 같이 즐거운 거 많이 하자고 했다”며 우정을 숨기지 않았다.

“때로는 상화와 라이벌이라는 말을 듣긴 했지만 정말로 같은 멘탈리티를 갖고 비슷한 생각을 하는, 언제 만나도 어제까지 함께 있었던 것 같은 절친이다. 마음이 통하는 매우 소중한 친구다.”

“스케이트가 잘 안될 때 언제나 상화가 격려해 주고 응원해 줬다. 진정한 친구는 힘들 때일수록 같이 있어 준다. 늘 마음을 써준 상화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친구로 함께 하고 싶다. 상화도 도쿄에 올 기회가 있는 것 같고, 나도 한국에 놀러 가고 싶다.”

이상화와 나눈 가장 큰 추억을 묻자 “역시 평창올림픽”이라고 꼽았다. “평창올림픽이 상화와 가장 우정을 느꼈던 순간이다. 순위와 관계없이 서로 인정하고 격려하며 우정을 나눌 수 있었다고 마음으로 느꼈다. 이 정도면, (한국어로) 괜찮아요? 하하.”

일본 스피드스케이트 역사상 최고의 선수로 꼽히는 고다이라는 22일 일본 국내 대회인 전국 스피드스케이트 선수권대회에서 마지막 레이스를 갖고 정들었던 스케이트화를 벗었다. 이 대회 여자 500m에서 37초49로 우승하며 유종의 미를 장식했다.

현역에서 은퇴한 고다이라는 모교인 신슈대학의 특임교수로 1학년 대상 건강과학 관련 강의를 하며 제2의 레이스를 시작한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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