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타 버디-챔프 버디… 황정미, 짠물퍼트로 ‘64전 65기’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9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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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G오픈 김수지 꺾고 데뷔 첫 우승
선두로 출발해 전반 역전 당했지만 후반 버디쇼, 최종홀서 따라잡고
연장 6m 퍼트, 1억2600만원 챙겨… 평균 퍼팅 27개, 출전자 최소 기록
KPGA 서요섭은 2주 연속 트로피

황정미가 4일 경기 용인시 써닝포인트CC(파72)에서 끝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KG·이데일리 레이디스 오픈 최종 3라운드 18번홀(파5)에서 버디를 낚은 뒤 오른손 주먹을 쥐며 기뻐하고 있다. 이 버디 퍼트로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간 황정미는 1차 연장에서 다시 한번 버디를 낚으며 2020년 KLPGA투어 데뷔 후 첫 우승을 차지했다. KLPGA투어 제공
황정미가 4일 경기 용인시 써닝포인트CC(파72)에서 끝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KG·이데일리 레이디스 오픈 최종 3라운드 18번홀(파5)에서 버디를 낚은 뒤 오른손 주먹을 쥐며 기뻐하고 있다. 이 버디 퍼트로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간 황정미는 1차 연장에서 다시 한번 버디를 낚으며 2020년 KLPGA투어 데뷔 후 첫 우승을 차지했다. KLPGA투어 제공
“퍼트가 들어가는 순간 꿈인지, 생시인지 구별이 안 됐다. 내가 우승했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았다.”

황정미(23)가 송곳 퍼트로 연장 끝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 데뷔 첫 우승을 차지한 뒤 밝힌 소감이다. 그만큼 극적이었다.

4일 경기 용인시 써닝포인트CC(파72)에서 끝난 KLPGA투어 KG·이데일리 레이디스 오픈 최종 3라운드. 13언더파로 1타 차 2위였던 황정미는 18번홀(파5)에서 1위 김수지(26)가 버디퍼트를 놓치자 2.6m 버디퍼트를 성공시켜 14언더파 202타로 공동 1위에 올라 승부를 연장으로 몰고 갔다. 다시 18번홀에서 치러진 1차 연장에서 ‘디펜딩 챔피언’ 김수지가 버디를 놓치자 6m 오르막 퍼트로 버디를 낚으며 정상에 섰다. 마지막 퍼트 2개로 이뤄낸 우승이었다.

2020년 KLPGA투어에 데뷔한 황정미는 그해 상금랭킹 43위에 그쳤고, 지난해에는 시드를 잃어 시드전을 다시 치러 복귀하는 등 지난 2년 동안 성적이 신통치 않았다. 하지만 올 시즌 준우승을 2차례(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 호반 서울신문 위민스 클래식) 하며 우승 문턱까지 치고 오른 뒤 통산 65번째 대회 만에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우승 상금 1억2600만 원을 챙긴 황정미는 상금랭킹에서 14계단 상승한 11위(3억8496만 원)가 됐다. 황정미는 “우승이라는 단어 자체가 멀게만 느껴지고 꿈같은 단어였다”며 “예상하지 못하게 우승이 빨리 찾아왔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한 것이 우승이라는 결과를 낳은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2라운드에서 버디만 10개를 낚으며 정규투어 개인 최소타이자 코스레코드 타이 기록을 세운 황정미는 단독 선두로 최종 라운드를 출발했다. 하지만 1번홀(파4)에서부터 보기를 하는 등 전반에 버디 2개와 보기 3개로 1타를 잃어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10번홀(파4) 버디로 샷감을 정비한 황정미는 후반에만 버디 4개를 추가해 재역전의 기회를 잡았다. 황정미는 “챔피언조에서 경기를 하다 보니 초반에 긴장을 많이 했는데, 10번홀에서 버디를 기록하면서 다시 좋았던 페이스를 찾았다”며 “16번홀 시작 전에 리더보드를 확인했는데 타수 차가 크지 않아 남은 3개 홀을 멋지게 마무리하자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퍼트 수를 크게 줄인 게 황정미의 우승의 원동력이다. 황정미는 이번 대회에서 라운드 평균 퍼팅 수 27개로 자신의 올 시즌 평균 퍼팅 수(30.4개)보다 좋았고, 출전 선수 중 가장 적은 퍼트 수를 기록했다. 특히 2라운드에서는 자신의 올 시즌 퍼팅 성공 평균 거리(1.4m)의 배 이상인 3.2m를 퍼팅 성공 평균 거리로 만들며 중·장거리 퍼트에서 강한 면모를 보였다.

황정미의 우승으로 이 대회는 5회 연속 ‘데뷔 첫 우승’ 챔피언을 배출하는 진기록을 이어갔다. 김수지는 아깝게 타이틀 방어에 실패했지만 지난해 우승과 올해 준우승을 포함해 이 대회에서 4년 연속 톱10에 이름을 올려 써닝포인트CC에서 강한 면모를 보였다. 이예원(19)은 3위(12언더파 204타)에 올라 신인왕 포인트 1위를 굳게 지켰다.

한편 서요섭(26)은 이날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LX 챔피언십에서 최종합계 22언더파 266타를 기록해 지난달 28일 바디프랜드 팬텀로보 군산CC오픈에 이어 2개 대회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KPGA 코리안투어에서 2개 대회 연속 우승은 2020년 9월 김한별(26·헤지스골프 KPGA 오픈, 신한동해오픈 우승) 이후 2년 만이다.


김정훈 기자 hun@donga.com
#황정미#klpga투어#데뷔 첫 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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