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병원·시설 ‘비상’…접촉면회 막았는데 확진자 왜 증가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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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8월 25일 06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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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유행 우려로 요양병원·시설, 정신병원·시설의 대면 면회가 다시 제한된 25일 서울 마포구 시립서부노인전문요양센터에서 관계자가 비대면 면회를 준비하고 있다. 2022.7.25/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유행 우려로 요양병원·시설, 정신병원·시설의 대면 면회가 다시 제한된 25일 서울 마포구 시립서부노인전문요양센터에서 관계자가 비대면 면회를 준비하고 있다. 2022.7.25/뉴스1
추석을 앞두고 요양병원과 요양시설 등 감염취약시설에 비상이 걸렸다. 이들 고위험 시설은 약 한달 전부터 접촉면회를 막았는데도 유행이 잦아들지 않고 있고 검사 양성률까지 증가중이다.

25일 방역 당국에 따르면 최근 4주간 이들 감염취약시설에서 총 502건의 집단감염이 발생해 1만2482명이 확진됐다. 2주전인 지난 10일만 해도 4주간 요양병원·시설 집단감염 사례는 총 116건, 2445명이었는데 2주 사이 이처럼 급증한 것이다.

이는 지난달 25일부터 접촉 면회가 금지되고 종사자들의 선제 검사도 강화했지만 큰 효과가 없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시설 내 집단감염 건수는 7월 3주(7월17~23일) 120건, 7월 4주(7월24~30일) 165건, 8월 1주(7월31일~8월6일) 187건, 8월 2주(8월7~13일) 105건, 8월 3주(8월14~20일) 45건으로 감소 추세를 보였다. 하지만 같은 기간 평균 환자 수는 27.4명→24.8명→22.3명→22.0명→42.6명 등으로 최근 갑자기 늘었다.

그 결과 예를 들어 8월3주 집단감염 건수는 45건으로 전주에 비해 절반도 넘게 줄었지만 평균 환자 수가 42.6명으로, 약 2배가 되면서 확진자 수는 거의 비슷해진 셈이 됐다.

양성률이 높아진 것도 문제다. 선제검사 양성률은 7월3주 0.65% → 7월4주 0.66% → 8월1주 0.80% → 8월2주 1.02%로 증가했다. 검사 양성률은 검사자 중에서 확진자가 나오는 비중을 말하는데, 이것이 높아지는 경우는 어떤 집단에서 유행 규모가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요양병원이나 시설은 고령에 기저질환자들이 수용되어 있어 집단감염이 발생하면 사망자가 속출한다. 정기석 코로나19 특별대응단장은 24일 브리핑에서 “아직도 사망자의 3분의1이 이런 취약시설에서 나온다”면서 “이들을 철저히 보호한다면 치명률은 더 떨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들 고위험 시설에는 BA.5 변이는 전파력이 강한 데다가 무증상이라, 걸린 줄도 모르고 출퇴근하는 종사자를 통해 바이러스가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주1회 유전자증폭(PCR)검사를 선제적으로 하고 있지만 일주일이라는 간격은 감염되고, 잠복기를 지나 증상 발현까지 될 수 있는 기간이다.

일부 병원이나 시설에 감염관리자가 없는 것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정기석 단장은 “(감염취약시설의) 감염관리자 지정 및 교육이 요양병원이나 정신병원급에서 80%가 완료됐다고 한다”며 “20%는 전혀 교육을 안 받고 있다는 얘기고, 그런 곳은 감염관리가 잘못될 수밖에 없다. 요양시설 쪽에서는 60%가 교육을 전혀 받은 적이 없다”고 전했다.

정부는 지난 1일부터 요양·정신병원 감염관리료 지원을 통해 감염관리자를 지정하고, 종사자 대상 감염관리교육도 추진해왔다. 하지만 감염관리자 지정을 안해도 법적으로 허용되는 기관도 있고 지자체의 관심이 덜한 점도 있는 것이 문제라고 정 단장은 지적했다.

정부는 집단감염 규모와 선제 검사 양성률 등을 고려해 이번 추석 연휴 기간에도 접촉 면회 제한과 필수 외래 진료 외 외출·외박 제한, 종사자 선제 검사 등 현행 방역 수칙을 유지하기로 했다. 또 먹는 치료제 활성화를 위해 처방률을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중증 완화를 위한 처방도 계속 독려할 예정이다. 환자 발생 상황별, 시설유형별 시나리오 기반 현장 모의훈련도 25일부터 순차적으로 실시할 예정이다.

특히 당국은 감염취약시설의 대응 역량 강화를 위해 요양·정신병원 감염관리자를 지정하고, 종사자 대상 감염관리교육도 추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향 중수본 방역총괄반장은 “확진자 1명이 발생했을 때 나머지 접촉이나 비접촉하신 어르신들을 어떻게 관리하느냐 문제가 매우 중요하기에 시설에서 근무하는 분들의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반장은 “2년 반의 경험을 통해서 습득한 것도 있지만 아직은 구체적으로 교육을 통해서 해야 될 게 더 많다”며 “(확진자) 처음 발생부터 후송, 그 다음에 나머지 접촉이나 비접촉 어르신들을 관리하는 문제까지 빈틈 없이 관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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