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가격, 연초 대비 40% 이상 올라 ‘식량보호주의’ 곡물 수출규제 봇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인도 대외무역총국(DGFT)은 중앙 정부의 허가 물량을 제외하고 밀 수출을 중단하기로 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밀 공급량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자 자국의 식량 확보를 우선하겠다고 결정한 것이다.
인도는 유럽연합(EU), 중국에 이은 세계 3위의 밀 생산국이다. 미국 농무부에 따르면 인도의 밀 수출량은 전 세계 4% 수준으로 생산량에 비해 많지 않다. 하지만 최근 상황이 급변했다. 전 세계 밀 수출량의 25% 이상을 차지하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국의 국제시장 공급량이 줄어들면서 각국이 대체 물량을 찾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인도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배 이상 늘어난 140만 t의 밀을 수출했다.

국내 식품업계도 밀 사용 비중이 높은 라면과 빵, 과자 제품들의 가격 인상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해태제과와 롯데제과는 지난달 각각 대표 제품인 허니버터칩과 빼빼로의 가격을 13.3% 올렸다. SPC그룹의 파리바게뜨는 2월 빵과 케이크류를 평균 6.7% 인상했다.

곳간을 걸어 잠근 곳은 인도만이 아니다. 세계 1위 팜유 생산국인 인도네시아는 지난달 28일 팜유 수출을 중단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에서 밀의 70%를 수입해 온 이집트는 자국의 밀과 밀가루, 콩 등 주요 곡물 수출을 중단했다. 아르헨티나는 수출세를 올려 수출 장벽을 높였다.
세계화에 역행하는 이 같은 ‘식량 보호주의’가 경제·정치가 불안한 신흥국들에 직격탄이 되고 있다. 이날 이란에서는 빵값이 폭등하면서 주요 도시에서 시위가 속출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이란 정부가 밀 수입에 대한 정부 보조금을 삭감한 뒤 밀가루가 원료인 주요 식품 가격이 최대 300% 급등하면서 시위가 촉발됐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
세종=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