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주 한파에도 리츠엔 뭉칫돈… 상장 19곳 시총 8조원 육박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3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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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람코더원리츠, 상장 첫날 흥행… 공모가 대비 8.20% 오른 5410원
“변동성 작고 안정적 배당금 매력”… “디지털-물류센터 투자 리츠 주목
금리인상 취약한 종목엔 주의 필요”

직장인 송모 씨(28)는 올 초 국내 증시에 상장된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에 300만 원을 투자했다. 일반 코스피 종목들의 주가가 연일 떨어지자 안정적으로 배당금을 받을 수 있는 리츠로 눈을 돌린 것이다. 송 씨는 “주식처럼 간편하게 부동산에 투자할 수 있고 수익률도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라 매달 20만∼30만 원을 리츠에 넣고 있다”고 했다.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와 미국의 금리 인상 등으로 주식시장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증시에 상장된 부동산 간접투자상품인 리츠에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6조6000억 원의 청약 증거금을 끌어모은 코람코더원리츠 등 증시에 상장된 리츠도 늘고 있다.
○ 상장 리츠 시가총액 8조 원 육박
28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코람코더원리츠는 공모가(5000원) 대비 8.20% 오른 541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 리츠는 서울 여의도 하나금융투자 빌딩을 기초자산으로 분기마다 투자자에게 배당금을 지급한다. 지난해 9월 상장된 SK리츠에 이어 두 번째로 나온 분기 배당 리츠다. 회사 측은 공모가 기준 연 6.2%의 배당수익률을 예상했다.

앞서 이달 2, 3일 진행된 코람코더원리츠 공모주 청약에서 6조6000억 원의 증거금이 들어왔다. 기관 대상 수요예측 경쟁률은 795 대 1로 상장 리츠 중 역대 두 번째로 높았다. 최근 현대엔지니어링 등 일반 공모주 청약이 흥행 부진을 보이는 것과 대비된다.

리츠는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오피스, 상가 등 수익형 부동산에 투자해 수익을 올린 뒤 이를 배당하는 상품이다. 주식보다는 가격 변동성이 작고 예금, 채권보다 수익률이 높아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5000만 원 이내에서 일반 배당소득세(15.4%)보다 낮은 9.9%의 세율이 적용돼 세금 부담이 적다는 것도 매력적이다.

특히 상장 리츠는 주식처럼 편리하게 매매하면서 리츠의 장점을 그대로 누릴 수 있어 인기를 끌고 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주요 상장 리츠의 올해 배당수익률은 3.9∼7.1%대로 코스피 평균 배당수익률(1.8%)을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2019년 7개였던 상장 리츠는 현재 19개로 늘었다. 상장 리츠의 시가총액은 이달 25일 현재 7조9137억 원으로 지난해 말에 비해 5000억 원 이상 불었다. 자산 규모 5000억 원이 넘는 마스턴프리미어리츠, KB스타갤럭시리츠 등의 리츠가 줄줄이 상장을 앞두고 있다.
○ “디지털·물류센터 투자하는 리츠 눈여겨봐야”
전문가들은 당분간 리츠의 인기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상장 리츠의 옥석 가리기가 중요해졌다고 지적한다. 리츠는 통상 새로운 부동산 자산을 편입할 때 대출이나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데, 올해 국내외 기준금리 인상으로 조달 비용이 증가해 수익률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은경 우리은행 TCF강남센터 PB팀장은 “금리 인상에 취약한 중소형 리츠는 배당률이 떨어질 수도 있어 주의해야 한다.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대형 디지털센터나 물류센터 등에 투자하는 리츠가 유망하다”고 조언했다. 배상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실적 개선이 예상되는 리오프닝(경제 재개) 분야를 눈여겨봐야 한다. 호텔, 리조트 등을 기초자산으로 삼는 리츠에 투자하는 게 좋다”고 했다.

한국리츠협회 관계자는 “최근에는 노후 대비용으로 리츠를 찾는 투자자도 늘어나는 추세”라며 “노후 대비 차원에서 월 배당 리츠가 도입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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