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속검사 음성 불안해 병원서 다시 PCR 검사… 혼란스럽다”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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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크론 대확산]광주-평택 등 ‘투트랙 검사’ 첫날 혼선

26일 오전 광주 시민들이 북구 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자가검사키트를 이용해 코로나19 검사를 하고 
있다. 오미크론 대응체계가 처음 적용된 이날 북구 선별진료소는 오전 9시부터 검사를 시작할 예정이었지만 인파가 몰린 데다 바뀐 
절차에 대한 보건소 측 대응도 원활하지 않아 20분 정도 늦게 검사가 시작됐다. 광주=뉴스1
26일 오전 광주 시민들이 북구 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자가검사키트를 이용해 코로나19 검사를 하고 있다. 오미크론 대응체계가 처음 적용된 이날 북구 선별진료소는 오전 9시부터 검사를 시작할 예정이었지만 인파가 몰린 데다 바뀐 절차에 대한 보건소 측 대응도 원활하지 않아 20분 정도 늦게 검사가 시작됐다. 광주=뉴스1
“유전자증폭(PCR) 검사소로 가라고요? 추운 날 한 시간 동안 줄 서서 기다렸는데…. 진작 말했어야죠.”

26일 오전 11시 40분경 경기 평택시보건소 ‘신속항원 선별검사소’에서는 자신을 해외입국자라고 밝힌 20대 이모 씨가 보건소 직원에게 목소리를 높였다. 이 씨는 “자가격리 해제 전 신속항원검사를 받으러 왔는데 기껏 차례가 되니까 ‘줄을 잘못 섰다’고 한다. 처음부터 안내를 제대로 했어야 하는 거 아닌가. 정말 어이없고 화가 난다”고 했다.

이날부터 오미크론 우세 지역인 광주, 전남, 경기 평택과 안성 지역에서는 60세 이상과 밀접접촉자 등 고위험군은 PCR 검사를 받고, 일반 의심환자는 자가검사키트를 이용해 신속항원검사를 받는 ‘투 트랙 방식’의 새 검사 시스템이 도입됐다. 오미크론 대응체계가 도입된 첫날이다 보니 곳곳에서 적잖은 혼선이 빚어졌다.
○ 하루 종일 혼선 혼란
이날 광주 북구보건소 선별진료소는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으려는 시민들로 종일 북새통을 이뤘다. 기존 효죽공영주차장 4층에 있던 선별진료소에서는 신속항원검사를, 새로 설치된 보건소 1층 선별진료소에서는 PCR 검사를 했는데 검사방법을 제대로 안내받지 못한 시민들이 두 장소를 쉴 새 없이 오가는 모습이었다.

북구 선별진료소는 당초 오전 9시부터 검사를 시작할 예정이었지만 검사를 받으려는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20분가량 늦게 검사를 시작했다. 새로 바뀐 방역체계를 제대로 숙지하지 못한 의료진이 허둥대기도 했다. 한 40대 남성은 “두 곳에서 검사를 받게 하니 더 헷갈리고 검사가 늦어지는 것 같다”며 “예전처럼 한 곳에서 다 검사받게 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평택시보건소에서는 오전에 음성확인증을 뽑아주는 프린트가 고장 나 오후까지 확인증을 받지 못한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평택시가 지정한 호흡기전담클리닉 2곳 중 한 곳인 A의원은 새 검사 시스템이 도입된 첫날인데 ‘정기휴무’라며 문을 닫아 적잖은 사람들이 발길을 돌렸다.

신속항원검사를 받은 후 PCR 검사를 다시 받는 사람들도 있었다. 심모 씨(24·평택시)는 “자가검사키트에서 음성이 나왔다고 안심할 수 없기 때문에 병원에 다시 PCR 검사를 받으러 간다”고 했다.

거리 두기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아 불안해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안성시보건소를 찾은 직장인 김모 씨(21)는 “PCR 검사를 위해 신속항원검사에서 양성이 나온 사람과 좁은 장소에 같이 대기했다. 혹시 감염되지 않을까 걱정돼 최대한 구석에서 혼자 결과를 기다렸다”고 전했다.

신속항원검사 결과도 방역패스로 인정된다는 사실을 모르는 자영업자들도 적지 않았다. 안성시장에서 식당을 하는 안모 씨(62)는 “아침 뉴스를 보고 자가검사키트 음성도 방역패스로 쓸 수 있단 걸 알았다. 하루가 멀다 하고 바뀌는 방역지침에 혼란스럽다”고 했다.
○ 자가검사키트 수급 우려도
신속항원검사로 사람들이 몰리면서 자가검사키트 수급이 어려울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평택시가 확보한 자가검사키트는 정부에서 지원한 6000개. 평택 하루평균 진단 검사자가 최대 1만 명이었다는 걸 감안하면 하루 분량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평택시는 급한 대로 자가검사키트 5000개를 자체 주문했다.

인력난을 호소하는 지방자치단체도 적지 않았다. PCR 검사의 경우 안내 담당자로 한 곳당 3명 정도만 배치하면 된다고 한다. 하지만 방문자가 스스로 검사를 해야 하는 신속항원검사장에는 안내 인력만 최소 5명 이상 필요하다는 것이다. 광주시는 인력이 당장 준비가 안 돼 행정직원 12명을 임시 투입했다.

평택시 송탄보건소는 이날 인근 오산 공군부대 군인 10명을 지원받아 31명을 투입했다.



평택=이경진 기자 lkj@donga.com
안성=남건우 기자 woo@donga.com
광주=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신속검사#pcr 검사#투트랙 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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