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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오피니언

지금의 이민정책으론 인구위기 못 막는다[동아시론/강동관]

강동관 이민정책연구원장
입력 2022-01-22 03:00업데이트 2022-01-22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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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율 정책으로 인구증가 한계
이민자 유입이 현실적인 대안
공존·공생의 이민정책 속도 내야
강동관 이민정책연구원장
우리나라의 출생아 수는 2020년에 27만2410명으로 30만 명 아래로 하락했다. 사망자가 출생자보다 많은 ‘인구 데드 크로스(Dead Cross)’ 시대에 돌입했다. 이런 추세가 이어지면 생산가능인구는 2070년에 가서 2020년에 비해 46.1%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생산가능인구 100명당 부양해야 할 유소년과 고령인구는 2020년 38.7명에서 2070년에는 117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또 현재의 출생아 수가 계속 유지된다면 18년 후에는 현재 대학 입학 정원 48만 명 가운데 최소 20만 명의 정원미달 사태가 벌어진다. 우리 사회가 인구 절벽 시대로 빠르게 향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충격적인 전망치다.

인구 변화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인으로 출산율, 사망률, 그리고 외부로부터의 인구유입, 즉 이민을 들 수 있다. 사망률은 정책적으로 통제할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적용 가능한 정책은 출산율 제고와 이민자 유입 정책이다. 하지만 정책 지원을 통해 출산율을 쉽게 늘릴 수 없다는 것을 우리는 이미 경험적으로 알고 있다. 결국 인구 문제를 개선할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정책적 대안으로 이민자 유입 정책이 남는다.

저출산, 고령화로 인한 생산가능인구의 절대적인 감소, 그리고 고학력화로 인한 노동수급의 엇박자를 해결하고 지속적인 경제 성장과 경쟁력을 도모하기 위한 하나의 정책으로서 이민 정책이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되고 준비돼야 하는 이유다. 이를 위해서 이민자 유입 문제, 체류 외국인에 대한 인권과 수용성 제고 문제가 우선 해결돼야 한다. 나아가 이들의 정착과 사회통합 문제, 그리고 여러 부서에 산재해 있는 이민 정책을 통합하고 효율적으로 운용할 거버넌스(공공과 민간의 협력구조) 구성 등을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먼저 이민자 유입에 있어 왜, 누구를, 얼마나 수용할 것인가에 대한 정치한 분석과 정책 개발이 요구된다. 인구 감소는 산업별로 노동수급의 불균형을 심화시키고, 잠재성장률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다. 고령화에 따른 재정지출이 확대되면서 재정수지도 악화될 것이다. 따라서 경제 성장에 도움이 되는 고급 인재와 전문 인력, 유학생의 유입을 적극 지원하고 이들을 활용해야 한다. 비전문 인력은 무엇보다도 노동시장에서 필요한 인력을 유입하되 국내 노동시장 보호가 고려돼야 한다.

이민자 유입 규모는 실증적 증거에 기반을 두어야 한다. 적정 이민자 인원을 추정하기 위해 여러 부처에 흩어져 있는 기초 자료를 모으고, 이를 기반으로 상세한 데이터 가공 및 분석이 이뤄져야 한다. 이런 업무를 위한 운영기관, 즉 이민통계정보원의 설립과 관련 연구기관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

유입된 이민자와 공존 및 공생하기 위한 사회통합 정책의 개발과 지원도 미뤄서는 안 된다. 유네스코가 밝힌 것처럼 “문화의 다양성은 문화적 차이에 기인하는 갈등을 넘어서 인류의 풍요로운 자산으로서 공유되고 향유”돼야 한다. 이를 위해 우선 문화 다양성 교육이 유치원에서부터 시작해 초중고 과정에서 다뤄져야 한다. 시민교육도 필요하다. 이를 교육할 교원과 전문가 양성, 관련 교육 프로그램 개발 및 연구도 유기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며 정부가 적극 지원해야 한다.

헌법이 정하는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기본적 인권이 이민자에게도 철저히 적용될 수 있도록 인권 보호와 차별 해소를 위한 법적 지원도 필요하다. 아울러 아동, 난민 등 특별한 보호를 필요로 하는 외국인을 지원하기 위한 별도의 사회통합기금을 조성해야 한다. 기금의 재원은 외국인이 내는 입국·체류허가 등의 각종 수수료나 범칙금 등으로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민행정의 집중화, 행정체계의 단일화가 필요하다. 이민자 유입 정책과 사회통합 정책을 지원하는 이민행정이 효율적으로 움직이지 않는다면 관련 정책은 사상누각이 될 수 있다. 국가 차원에서 중장기 이민 정책 방향을 설정하고, 정책의 수립 및 전달체계를 일원화하며, 국내외 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해결하기 위해 하나의 추진체계가 필요하다. 민간영역과의 협력을 효율적으로 총괄 운영할 ‘이민처’나 ‘이민청’의 설립 필요성이 오래전부터 제기돼 온 이유이기도 하다.

저출산, 고령화로 인한 인구 위기는 앞으로 심화되고 가시화될 것이다. 경제 성장을 지속하고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이민 정책을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빈틈없이 준비해야 한다. 이를 위해 이민자 유입 정책, 사회통합 정책, 거버넌스가 삼위일체가 돼 움직여야 한다.

강동관 이민정책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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