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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사회

오스템 직원, 잠적前 680억 금괴 구매… 가족들 “윗선이 횡령 지시”

입력 2022-01-06 03:00업데이트 2022-01-06 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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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0억 회삿돈 횡령혐의 재무팀장… 경찰, 파주집 압수수색중 검거
한달전부터 재산 등 정리 정황… 가족들 “윗선 시킨대로 한것” 주장
경찰 “돈 흘러간 복수계좌 추적”
뉴스1
오스템임플란트의 회삿돈 1880억 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는 이 회사 재무팀장 이모 씨(45)가 5일 경찰에 전격 검거되면서 이제는 빼돌린 돈의 행방에 관심이 몰리고 있다.

이 씨는 지난해 12월 30일 잠적하기 약 한 달 전부터 주변을 정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지난해 12월 18일부터 잠적 이틀 전인 28일까지 6차례에 걸쳐 한국 금거래소 파주점에서 1kg짜리 금괴 851개를 구매하고 6차례에 걸쳐 받아간 사실이 수사당국에 포착됐다. 모두 합치면 약 680억 원어치다.

증권사 주식계좌에서 주식을 매도한 돈으로 대금을 치렀으며, 금괴는 이 씨가 승합차를 몰고 와 직접 실어갔다고 한다. 경찰이 이 씨의 은신처에서 금괴를 함께 발견했는지 여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이 씨는 지난해 12월 9일 경기 파주시 목동동 상가주택 건물 1채를 아내에게, 목동동의 또 다른 상가주택 1채를 여동생에게 증여했다. 지난해 12월 21일에는 또 다른 상가주택을 처제 부부에게 증여했다.

이어 지난해 12월 27일에는 아내와 처제 부부가 각각 증여받은 상가주택 건물 대출금(각 4억300만 원, 3억5400만 원)과 이와 별도로 여동생이 원래부터 소유하던 상가주택 건물의 대출금(3억7700만 원)이 모두 상환됐다. 본보는 이 씨의 여동생에게 대출 상환금의 출처 등을 묻고자 여러 차례 전화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 대출 상환 사흘 뒤 이 씨는 오스템임플란트에 무단결근하고 잠적했다.


신변을 정리한 정황은 또 있었다. 본보 취재 결과 이 씨는 2019년 2월 아내, 여동생과 함께 자본금 1000만 원으로 설립한 부동산 관리회사 ‘에셈드’의 사내이사에서 지난해 11월 30일 사임했다. 법인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이 회사 주소지는 이 씨가 소유했다가 지난해 12월 9일 아내에게 증여한 목동동 상가주택 건물 1층이다. 사실상 이 씨의 ‘가족 회사’로 판단된다. 이 씨는 5일에도 이 건물에 숨어 있다가 검찰에 검거됐다.

해당 건물 1층에서 2020년 10월경부터 카페를 운영했다는 상인은 “건물주(이 씨)가 밤에 가끔 들러 아이들 줄 과자를 사곤 했지만 건물이 증여된 사실도 사건이 보도된 뒤에야 알았다”고 5일 본보 기자에게 밝혔다.

한편 가족들은 최근 “이 씨가 독자적으로 횡령한 게 아니라 윗선의 지시를 받고 그대로 한 것”이라며 억울함을 주변에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검거 직전에는 자수 의사도 내비쳤다고 한다. 경찰은 횡령한 돈이 흘러간 것으로 보이는 복수의 계좌를 파악하고 추적 중인데 그 결과에 따라 공범이 있는지 여부가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은 5일 오스템임플란트 횡령 사건과 관련해 “손놓고 있지는 않겠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경찰의 수사 과정에서 불공정거래 행위나 회계부정 등의 혐의가 추가로 나올 수 있다고 보고 오스템임플란트의 재무제표 수정 여부 등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오스템임플란트 측은 “횡령 금액을 제외하고도 총 2400억 원 이상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며 항간의 유동성 위기론에 선을 그었다.

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
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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