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의 위기, 인간성 상실을 몰고 온다[내 생각은/전홍섭]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2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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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이후 8년간 국내 대학에서 인문계열 학과가 148개 사라졌다고 한다. 주로 어문, 역사, 철학 등의 학과가 폐과 내지는 다른 학과와 통합된 것이다. 흔히 문·사·철(文史哲)로 일컬어지는 학과들이다. 그래서 나온 말이 “문송합니다”(문과라서 죄송합니다)라는 것이다. 디지털 시대 상대적으로 이공계보다 취업 등에서 불리한 것이 주된 이유일 것이다.

이렇다 보니 대학 측에서는 사회 수요가 많은 공학계열 중심으로 학과를 개편하고, 순수 인문 분야 학과를 폐지하거나 정원을 감축하는 고육책을 쓰고 있다. 그러나 문학, 역사, 철학 등은 인간성을 함양하기 위한 기초가 되는 학문이다. 우리가 흔히 ‘인문학’이라고 말하는 이 학과들은 인성교육의 본질을 구현하는 도구라고 할 수 있다.

이에 교육부에서는 이런 ‘인문학의 위기’에 대처하고자 향후 5년간 ‘인문학 증진 계획’을 세워 추진할 방침이라고 한다. 인문학 육성을 위해 장학금과 연구비 지원을 확대하고, 초중고 교육과정 개편에서도 윤리, 철학 등 인문학 과목을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최근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각종 패륜적인 범죄행위를 볼 때 인성교육을 강화하는 것은 절실한 과제다. 아울러 대학에서도 인문계 학과를 유지할 수 있는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교육의 본령은 인간성 육성에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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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홍섭 교육칼럼니스트
#인문학#위기#인간성 상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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