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회용컵 쓰지 말고 다회용컵 빌리세요”… 친환경 캠페인 주도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2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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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
사회적 연합체 ‘해빗에코얼라이언스’… 주한 대사관 등 47개 기업-기관 참여
7월부터 ‘에코제주 프로젝트’ 시작… 스타벅스서 주문 시 다회용컵 렌트
공항 무인기기-매장에 반납하면, 보증금 1000원 돌려주는 시스템
텀블러 쓰면 혜택 주는 앱 출시도

SK텔레콤은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는 방식으로 환경오염을 막기 위한 목적아래 출범한 사회적 연합체인 ‘해빗에코얼라이언스’를 주도하고 있다. 47개 기관, 기업 등이 참여하는 해빗에코얼라이언스는 한 번 쓰고 버리지 않는 다회용 컵 사용 빈도를 늘리고 친환경 소재를 활용하는 사업을 사회적 캠페인 성격으로 추진 중이다.

SK텔레콤은 지난해 11월 환경부, 서울시, 스타벅스코리아 등 23곳과 해빗에코얼라이언스를 처음 출범시켰다. 일상생활에서 쓰는 일회용 플라스틱 컵 사용 빈도를 줄이는 방식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이를 위해 ‘해피 해빗’이라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부터 출시했다. 앱 이용자가 스타벅스 등 해빗에코얼라이언스에 참여하는 카페 브랜드에서 일회용 플라스틱 컵 대신 직접 가져온 텀블러로 주문한 음료를 받으면 실적이 쌓이는 방식이다. 일정 수준으로 실적이 쌓이면 해피 해빗 앱을 통해 실시간 음원 플랫폼 ‘플로(FLO)’나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웨이브’ 1개월 무료 이용권을 제공하고 있다.

해피 해빗 앱의 개별 이용자는 텀블러를 사용하면서 이산화탄소를 얼마나 줄였는지를 수치와 그래프 등으로 확인할 수도 있다.

해빗에코얼라이언스는 올 7월부터 ‘에코제주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제주도 스타벅스 매장 4곳에서 우선 진행하는 것으로 카페 이용자에게 보증금 1000원을 받는 대신 재활용 가능한 폴리프로필렌(PP) 소재의 다회용 컵으로 음료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텀블러를 항상 지니고 다니지 않는 이용자도 카페에서 친환경 컵을 쓸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한 것이다.

서비스를 직접 경험한 학생들은 “텀블러를 집에 놓고 온 날에는 어쩔 수 없이 일회용 컵을 쓸 수밖에 없어 걱정이 많았는데 해빗에코얼라이언스에서 제공한 다회용 컵이 제공돼 걱정을 덜었다”고 SK텔레콤 측에 후기를 전했다고 한다.

다 쓴 다회용 컵은 스타벅스 매장이나 제주국제공항에 설치된 무인기기를 통해 반납하면 된다. 반납기에 다회용 컵을 내면 평균 60초 안에 보증금 1000원을 즉시 돌려받을 수 있다.

SK텔레콤과 협력사인 오이스터에이블은 이 무인 기기에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해 카페에서 제공한 다회용 컵이 맞는 경우에만 반납 절차를 진행하도록 했다. 다른 컵을 넣거나 음료가 남아 있는 상태에선 반납되지 않도록 했다.

사회적 기업인 행복커넥트는 회수한 다회용 컵을 별도의 세척장으로 옮겨 소독, 살균 건조 등을 진행한다. 모든 다회용 컵은 식품안전관리인증(HACCP) 수준에 맞춰 관리한다. 하루 평균 1700개 이상의 다회용 컵을 소독할 수 있는 설비를 갖췄다. 공정에 참여하는 직원들은 대부분 지역 주민으로 채용했다. 직원 정명아 씨는 “지역 주민으로서 뜻깊은 사업에 참여하면서 일할 수 있어 기쁘다”고 SK텔레콤에 소감을 전해왔다.

해빗에코얼라이언스가 제주도부터 다회용 컵 활성화 사업을 추진한 것은 관광객이 늘면서 지역 환경오염 문제가 점차 심각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제주도에는 지역 특성상 텀블러 등 다회용 컵을 따로 챙기지 않는 관광객이 많이 찾아 일회용 플라스틱컵 사용량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지역 환경단체는 일회용 플라스틱 컵 폐기물 등이 쌓이며 매립장 부족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SK텔레콤과 해빗에코얼라이언스 측은 다회용 컵 사용을 늘리는 에코제주 프로젝트가 안착되면 제주도에서만 일회용 플라스틱 컵 사용량이 연간 500만 개 감소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해빗에코얼라이언스는 에코제주 프로젝트와 같은 다회용 컵 활성화 사업을 전국으로 확산하는 방안을 추진할 예정이다. 특히 내년부터는 서울에서 스타벅스, 달콤 등 600개 이상의 카페에서 다회용 컵 사업을 진행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해빗에코얼라이언스는 올 11월까지 신규 가입 기업, 기관 24곳을 추가로 받았다. 총 가입사는 47곳으로 늘어난 상태다.

특히 신규 회원사로는 주한 뉴질랜드 대사관, 주한 스웨덴 대사관 등도 합류했다. 신규 회원사를 환영하기 위한 오프라인 행사에는 필립 터너 주한 뉴질랜드 대사가 직접 참여했다.

해빗에코얼라이언스는 이 행사에서도 다회용 컵을 통해 음료를 제공하고 식물성 생분해 소재에서 추출한 원사를 가공해 제작한 현수막을 활용했다. 친환경 방식으로 행사를 진행한 것이다. 대나무 칫솔 등 협력사의 친환경 제품도 행사장에 전시했다.

주한 뉴질랜드 대사관은 남태평양 지역이 기후 변화로 평소보다 심각한 산불, 홍수 등의 자연 재해와 기온, 해수면 상승에 따른 생물종 변화 문제를 겪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해빗에코얼라이언스에 참여했다. 뉴질랜드 환경부가 ‘당신의 컵을 사용하는 날’이라는 사회적 캠페인을 통해 해빗에코얼라이언스와 비슷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터너 대사는 “정부 차원의 정책과 함께 시민들이 일상에서 친환경 제품을 쉽고 편리하게 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과 프로그램이 뒷받침되어야 기후 위기를 해결할 수 있다”고 해빗에코얼라이언스 가입 취지를 설명했다.

뉴질랜드는 국가 차원에서 기후 변화를 포함한 환경 문제를 최우선 정책 과제로 인식하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2050년까지 탄소 배출 ‘제로’를 목표로 하는 내용의 법안을 통과시켰다. 세계 최초로 금융사에 기후 변화 책임을 묻는 법안을 도입해 은행, 보험사, 자산운용사 등의 투자 활동이 기후 변화에 미치는 영향을 의무적으로 공시하도록 규정했다. 뉴질랜드 정부는 민간 기업, 비영리단체 등과 2028년까지 10억 그루의 나무를 새로 심기로 하는 등 구체적인 친환경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터너 대사는 “주한 뉴질랜드 대사관부터 개인 텀블러, 머그 컵, 다회용 컵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실천을 통해 조금이라도 플라스틱 배출량을 줄여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한국과 뉴질랜드는 모두 ‘2050년 탄소 중립’을 정책 목표로 삼고 있는 만큼 해빗에코얼라이언스를 통해 기후 변화 대응 분야에서 추가 협력 방안을 지속적으로 모색하기로 했다.

박용주 SK텔레콤 ESG 담당은 “정보통신기술(ICT) 솔루션을 통해 사회, 환경 문제를 진정성 있게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다양한 협력 기업, 기관과 장기적으로 추진해 성과를 내겠다”고 말했다.

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사회공헌#together#복지#sk텔레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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