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수능에… 수시 최저학력 미달사태 우려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1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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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1등급 비율 6%대로 하락 분석
수시 미충원 늘면 정시 인원 증가
일부는 성적표 나오기 전에 “재수”

수능 뒤 논술시험 본격 시작 2022학년도 대입수시모집 논술시험이 치러진 21일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에서 조선시대 
성균관 유생들의 전통 의상인 ‘청금복(靑衿服)’을 입은 재학생들이 시험을 마친 수험생들을 응원하고 있다. 수시모집 대학별 고사는 
다음 달 15일까지 진행된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수능 뒤 논술시험 본격 시작 2022학년도 대입수시모집 논술시험이 치러진 21일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에서 조선시대 성균관 유생들의 전통 의상인 ‘청금복(靑衿服)’을 입은 재학생들이 시험을 마친 수험생들을 응원하고 있다. 수시모집 대학별 고사는 다음 달 15일까지 진행된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학업우수자전형으로 2022학년도 고려대 수시모집에 지원한 A 양은 27일 예정된 면접고사 응시 여부를 고민 중이다. 18일 치른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가채점 결과 수학 영역의 등급이 기대보다 낮게 나오면서 대학이 요구한 수능 최저학력 기준을 맞추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서다. A 양은 “인문계열은 수학에서 좋은 등급을 받기 어려울 것이라는 말에 더 열심히 공부했는데 너무 아쉽다”고 말했다.

이번 수능의 난이도 논란이 계속되면서 A 양처럼 수능 최저학력 기준 충족 여부를 놓고 걱정하는 수험생과 학부모가 많다. 수능 최저학력 기준은 대학이 수시 지원자에게 요구하는 수능 성적의 하한선이다. 이를 맞추지 못하면 최종 불합격 처리된다. 불합격으로 인한 미충원 인원은 정시모집으로 이월된다. 2021학년도 대입 때 정시로 이월된 인원은 3만7709명에 달했다.

올해는 특히 인문계열에서 이 같은 경우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수학이 어렵게 출제되면서 자연계열 학생들이 상대적으로 수학에서 상위권을 차지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입시업체인 종로학원은 지난해 수능에서 수학 1등급을 받은 문과 수험생은 1만4000여 명이었으나 올해는 2400명대로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측했다. 절대평가인 영어 영역이 지난해보다 어렵게 출제된 점도 악재로 꼽힌다. 영어 1등급 비율은 지난해 기준 12%대에서 올해 6%대로 줄어들 것으로 분석됐다.

일부 수험생은 성적표가 나오기도 전에 재수를 선택하고 있다. 약대를 목표로 하던 한모 양(18)도 21일 대학별 고사에 응시하지 않았다. 그는 “모의고사 점수가 잘 나와서 상향 지원했는데 수능에서 ‘폭망’했다”고 말했다. 대학도 고민이다. 서울 A대는 “논술전형 결시율이 지난해 대비 2∼3% 높아졌다”며 “인문계열 학과의 결시 인원이 늘었다”고 전했다. 다만,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최저학력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문과 학생이 지난해보다 늘어날 것”이라면서도 “국어, 수학, 탐구영역은 상대평가라 아무리 어려워도 1등급 비율은 같기 때문에 학교당 최대 몇십 명 수준으로 증가하는 데 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불수능#수시 최저학력#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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