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땀방울…7대 우주강국 향해 ‘누리호’가 솟아오른다

김민수 동아사이언스기자 입력 2021-09-25 03:00수정 2021-09-26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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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리포트]한국형 발사체, 내달 21일 우주로
2024년엔 고체연료 로켓 쏜다
민간기업 우주개발 ‘성큼’
올 6월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누리호 인증모델(QM)이 발사대와의 연결 및 인증시험을 위해 나로우주센터 제2발사대로 이송되고 있다. QM은 10월 발사 예정인 누리호 비행모델(FM)과 형상과 설계구조가 동일한 발사체로 성능 검증과 시험을 위해 제작된 것이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다음 달 21일 10여 년간 개발해온 독자 우주발사체 ‘누리호’가 처음으로 우주로 날아오른다. 누리호는 설계부터 개발, 제작, 발사 등 전 과정을 한국이 독자적으로 수행한 첫 발사체다. 누리호가 성공적으로 발사되면 한국은 자체 발사체로 위성을 쏘아 올린 세계 7번째 국가로 이름을 올리게 된다.

누리호 발사는 한국의 우주개발 역사의 기념비적 사건이지만 종착점이 아닌 새로운 도전의 시작점이다. 다음 목표는 효율적인 고체연료 기반의 발사체 개발이다. 액체엔진 기반의 누리호 개발에 이어 고체엔진 우주발사체 기술을 동시에 확보하면 언제든 발사체를 쏘아 올릴 수 있는 진정한 우주개발 강국으로 도약할 토대를 구축하게 된다.

○ 누리호 다음 목표는 고체엔진 로켓 개발

15일 정부는 7월 29일 국방과학연구소(ADD) 종합시험장에서 우주발사체용 고체엔진 연소시험이 성공적으로 이뤄졌다고 발표했다. 5월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42년 만에 한미 미사일 지침이 전면 해제된 뒤 2개월여 만에 고체엔진 우주발사체에 필요한 핵심 기술을 확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러시아와 공동으로 개발해 2013년 1월 발사에 성공한 ‘나로호’와 다음 달 발사될 누리호는 모두 케로신(등유)과 액체산소를 결합한 액체 연료를 연소시키는 액체엔진이 주력이다. 누리호의 경우 75t급 액체엔진 4기를 묶어(클러스터링) 300t의 추력을 내는 1단 엔진과 75t 액체엔진 1기로 구성된 2단 엔진, 7t 액체엔진 1기의 3단 엔진으로 구성된다. 액체엔진으로 구성된 우주발사체는 액체로 된 연료와 산화제 투입, 점화 등 발사에 필요한 일련의 과정에서 고도로 정밀한 기술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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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체엔진 우주발사체는 액체엔진에 비해 빠르게 연소하는 고체연료로 추력을 얻는 우주발사체다. 보통 다이너마이트 원료로 쓰이는 니트로글리세린이 연료로 쓰인다. 고체엔진은 액체엔진과 달리 액체로 된 연료와 산화제를 발사 예정 시간에 맞춰 2, 3일 전부터 주입할 필요가 없다. 연료를 넣은 상태로 보관하고 발사가 필요할 때 바로 발사하면 되기 때문이다.

첩보위성의 감시를 피해 언제든 신속하게 발사가 가능한 게 장점이어서 보통 군용 미사일 추진엔진으로 쓰인다. 한미 미사일 지침에서 고체엔진 개발을 제한했던 이유다. 산화제인 액체산소와 액체 연료를 쓰는 액체엔진보다 구조가 간단해 제작이 쉽고 개발비용이 저렴한 것도 장점이다. 국토 감시나 기상 관측, 우주 탐사 등 국가가 추진하는 대형 우주개발과 함께 다양한 민간 기업의 소형 위성을 상시적으로 발사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2024년까지 민간 주도 소형 고체발사체 쏜다”

7월 ADD가 연소시험에 성공한 우주발사체용 고체엔진은 향후 소형 위성 또는 다수의 초소형 위성을 지구 저궤도에 올릴 수 있는 우주발사체의 추진기관이다. 국방부는 이번 연소시험 성공을 발판으로 이후 민간기업 주도로 고체발사체의 제작 및 위성 발사 서비스가 이뤄질 수 있도록 기술지원을 추진할 계획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민간기업이 개발 중인 소형발사체 발사 등을 지원하기 위해 전남 고흥군 소재 나로우주센터 내에 신규 발사장, 발사대, 발사추적시스템 등 인프라를 구축할 계획이다. 정부는 앞서 6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제3차 우주개발진흥 기본계획 수정안을 국가우주위원회에서 확정했다.

정부는 민간이 고체엔진 우주발사체를 안정적으로 개발할 수 있도록 안보 목적의 초소형 정찰위성을 발주하는 등 시장 규모를 키울 계획이다. 2024년까지 민간기업의 고체엔진 발사체 개발을 지원하고 2025년부터 2030년까지 진행되는 2단계에서는 액체엔진 발사체의 민간 개발도 지원할 예정이다. 권현준 과기정통부 거대공공연구정책관은 “고체엔진 우주발사체는 구조가 단순해 빨리 만들 수 있고 기업이 쉽게 진입할 수 있어 최선을 다해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 고체+액체엔진으로 누리호 성능도 업그레이드


고체엔진을 활용해 누리호의 성능을 높이고 임무를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2025년부터 개량형 한국형발사체 상단에 고체엔진 ‘킥모터’를 적용해 성능을 높인다는 목표다. 킥모터는 짧은 시간에 연료를 점화시켜 발사체의 궤도를 바꾸거나 추가 추력을 얻을 때 활용한다. 킥모터를 누리호의 4단 엔진으로 활용하면 탑재체 무게를 늘릴 수 있다.

고체엔진 킥모터는 2030년 누리호에 실려 발사될 예정인 한국형 달착륙선을 궤도에 투입하는 데도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가우주위원회가 6월 공개한 킥모터 개발 사업 개요에 따르면 고체 킥모터를 이용해 고중량 달탐사선을 투입한다는 목표가 제시됐다.

한국은 이미 2013년 1월 발사에 성공한 나로호를 개발할 때 상단 고체엔진 로켓으로 킥모터를 개발한 경험이 있다. 당시는 한미 미사일 지침에 따라 고체엔진 총추력 제한인 초당 100만 파운드로 개발 사양을 맞췄다. 이는 500kg 물체를 300km 이상 운반할 때 필요한 힘이다.

고체엔진 우주발사체와 액체엔진 우주발사체를 조합하는 혼합형 발사체는 여러 국가의 우주발사체에 활용되고 있다. 1단과 3단은 고체엔진, 2단과 4단은 액체엔진을 조합하는 인도 발사체 PSLV가 대표적이다. 유럽우주국(ESA)의 우주발사체 ‘아리안’과 일본의 ‘H2’도 고체엔진을 부스터로 활용하고 있다.

○ 민간 주도로 우주개발 패러다임 변화

누리호 발사와 고체엔진 우주발사체 개발로 국내 우주개발 패러다임은 급변할 것으로 점쳐진다. 민간기업의 상업적 목적의 우주발사체 발사, 초소형 위성의 상시 발사, 위성 발사 시장 활성화 등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민간기업 중에서는 한화그룹이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한화는 최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 등을 주축으로 태스크포스 조직인 스페이스허브를 구축했다. 군수 미사일용 고체기술을 보유한 한화는 고체 우주발사체를 통한 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혜숙 과기정통부 장관은 “민간 주도의 우주개발을 견인하고 우주사업 발전을 통한 국가경제 및 과학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핵심기술 개발, 인프라 구축, 제도 개선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민수 동아사이언스 기자 reborn@donga.com
#누리호#우주#한국형 발사체#우주개발#고체연료 로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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