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회연속 올림픽 도전하는 男 아이스하키, 첫 판은 노르웨이에 완패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8월 27일 15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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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회 연속 겨울올림픽 본선 진출에 도전하는 한국 남자 아이스하키가 2022 베이징 올림픽으로 가는 마지막 관문 첫 경기에서 노르웨이에 완패했다.

백지선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아이스하키 대표팀(세계랭킹 19위)은 27일 노르웨이 오슬로 요르달 암피 아레나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남자 아이스하키 최종 예선 F조 1차전에서 노르웨이(11위)에 1-4로 완패했다.

총 12개 팀이 출전하는 베이징 올림픽 남자 아이스하키 본선에는 2020년 기준 세계 랭킹 상위 8개국(캐나다, 러시아, 핀란드, 스웨덴, 체코, 미국, 독일, 스위스)과 개최국 중국이 직행한다. 남은 3장의 티켓 주인공은 슬로바키아(D조), 라트비아(E조), 노르웨이(F조)에서 열리는 최종 예선 결과에 따라 가려진다.

4개국 1개조로 편성된 최종 예선에서는 각 조 1위 팀에만 본선 진출권을 부여한다. 한국은 F조에서 노르웨이(11위), 덴마크(12위), 슬로베니아(20위) 등과 함께 편성됐다. 2018 평창 겨울올림픽에서 개최국 자격으로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본선 무대를 밟았던 한국 남자 아이스하키는 이번엔 사상 첫 자력 진출에 도전하고 있다.

대표팀은 노르웨이를 맞아 선제골을 뽑아내는 등 사력을 다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펜데믹 이후 훈련과 경기를 제대로 치르지 못한 핸디캡을 극복하지 못하고 역전패했다.

한국은 경기 시작 5분 47초 만에 선제골을 터트리며 이변을 일으키는 듯했다. 디펜시브 존 왼쪽에서 신상훈이 상대 진영으로 길게 퍽을 쳐내자, 신상우가 전력을 다한 스케이팅으로 노르웨이 수비수를 따돌리고 오펜시브 존 왼쪽 코너 근처에서 퍽을 잡아냈다. 신상우는 골대 왼쪽 측면으로 빠져나가며 문전으로 센터링을 올렸고, 뒤따라 쇄도한 김기성이 상대 골리를 제치고 골 크리스 오른쪽에서 감각적인 백핸드 샷으로 마무리하며 선제골을 터뜨렸다.

하지만 이후 노르웨이의 일방적인 공격에 힘이 부쳤다. 한국은 유효 샷(SOG)에서 9-49로 노르웨이에 크게 밀렸다. 첫 골을 넣은 지 불과 20초 만에 얼렌드 레순드에게 동점골을 허용했다. 1피리어드 8분 32초에는 수비진의 실책으로 역전골을 허용했다. 최진우의 패스가 켄 안드레 올림브에게 끊겼고, 올림브가 골 크리스 중앙 쪽으로 파고들며 날린 골이 한국 골대 오른쪽 구석에 꽂혔다. 한국은 2피리어드 4분 22초에 스테판 에스페란드에게 추가 골을 내줬다. 수문장 맷 달튼의 눈부신 선방에도 불구하고 한국은 좀처럼 득점 기회를 얻지 못했고, 3피리어드 9분 35초에 토비아스 린드스트롬에게 쐐기 골을 내줬다. 2018 평창 대회 당시 특별귀화한 외국인 선수 가운데 유일하게 태극마크를 달고 있는 달튼은 4골을 허용하기는 했지만 49개의 유효 샷 가운데 45개를 막아내며 선전했다.

한국은 27일 자정에 F조 최강으로 꼽히는 덴마크를 상대로 2차전을 치른다. 한국이 베이징 올림픽에 나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이겨야 하는 경기이지만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안 그래도 전력이 크게 약화된 상황에서 한국 아이스하키는 코로나19 대확산의 직격탄을 맞았다.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이 대부분의 대회를 취소하며 남자 대표팀은 지난해와 올해 세계선수권을 치르지 못했다. 해외 친선 경기나 전지훈련도 가지 못했고, 국내 소집 훈련도 제대로 못 했다.

설상가상으로 대명 킬러웨일즈가 해체됐고, 국군체육부대도 아이스하키 선수를 선발하지 않았다. 모자란 선수를 채우기 위해 이례적으로 5명의 대학생 선수를 대표팀에 승선시켰는데 이들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지난 2년간 공식 대회를 한 경기도 치르지 못했다.

한국 아이스하키 수장 자리도 8개월째 비어있다. 대한체육회가 폭력 전과를 이유로 대한아이스하키협회 24대 회장 당선자인 최철원 마이트앤메인(M&M) 대표의 인준을 거부하면서 집행부는 공석 상태다. 최 당선인이 이와 관련한 소송을 진행하면서 대한아이스하키협회는 집행부를 구성하지 못한 채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2차전 상대인 덴마크는 최종 예선 F조 최강으로 꼽힌다. NHL에서도 특급 공격수로 평가받는 니콜라이 일러스(위니펙 제츠)와 올리버 비욕스트랜드(콜럼버스 블루재키츠)가 요주의 선수다. 한국은 덴마크전에 이어 29일 오후 7시에는 슬로베니아와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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