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타 위력에 돌파감염 1100명대…당국은 ‘부스터샷’ 검토만

  • 뉴스1
  • 입력 2021년 8월 5일 11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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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서울 동작구 예방접종센터에서 한 시민이 화이자 백신을 맞고 있다.  2021.8.4/뉴스1 © News1
4일 서울 동작구 예방접종센터에서 한 시민이 화이자 백신을 맞고 있다. 2021.8.4/뉴스1 © News1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대유행을 ‘델타 변이(인도 유래)’가 주도하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변이에 취약한 고위험군과 일부 백신 접종자를 위한 부스터샷(추가 접종)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백신 접종을 마치고도 항체 형성이 안 돼 감염되는 ‘돌파 감염 사례’가 늘어나는 데다 백신 부유국은 부스터샷 접종 또는 접종 준비에 나서, 우리나라 역시 전 국민 접종에 속도를 내고 추가 물량 확보가 절실하다는 것이다.

◇델타 변이의 위력…청해부대 사례·미국 CDC도 경고

델타 변이의 위력은 이미 입증됐다. 5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간(지난달 25~31일) 주요 변이 확진자 2109명 중 91.5%에 해당하는 1929명이 델타 변이에 감염됐다. 지난주 48%였던 주간 델타 변이 검출률은 이번 주 61.5%, 수도권 내 검출률은 48.2%에서 62.9%로 올랐다.

초유의 집단감염 사태인 청해부대 34진(문무대왕함·4400t급) 코로나19 확진자 전원이 델타 변이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크다. 방역당국은 확진자 64명의 변이 검사 결과, 모두에 델타 변이를 확인한 데다 역학적 특성상 청해부대원 확진자 272명 모두 델타 변이에 감염됐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델타 변이 감염자가 백신 접종 여부와 관계없이 강한 전파력을 갖고 있다고 진단했다. 백신을 접종한 뒤에도 코로나19에 감염되는 ‘돌파감염’의 전파력도 미접종자와 유사한 정도라고 봤다.

◇국내 돌파 감염 사례 1100건…위중증 환자 계속 늘어 ‘우려’

최근 1주간 주요 변이 바이러스 확인 현황 © News1
최근 1주간 주요 변이 바이러스 확인 현황 © News1
이와 관련, 돌파 감염 추정 사례 역시 국내에서 1100명을 넘어섰다. 지난 3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기준 국내 접종 완료자 635만6326명 중 돌파 감염 추정 사례는 총 1132명(건)이었다. 이는 인구 10만 명당 17.8명(접종률 중 0.018%)에 해당한다. 이중 위중증자 8명, 사망자도 1명 포함돼 있다.

백신 종류별로는 얀센 584명, 화이자 284명, 아스트라제네카(AZ) 254명, 교차접종(1차 AZ, 2차 화이자) 10명인데, 접종 완료자 10만 명당 얀센 51.4명, 아스트라제네카(AZ) 24.3명, 화이자 7.87명, 교차접종 1.9명이다.

이는 각 백신의 예방효과율의 역순이다. 그동안 임상시험에서 얀센 백신은 66.9%의 예방효과를 나타냈고, AZ는 76%, 화이자는 94%였다. 최근 방대본이 발표한 교차접종의 효과는 100% 수준이었다.

얀센 백신은 다른 백신과 달리 1회 접종하는데, 돌파 감염 사례가 다수 보고되고 있다. 앞서 방대본은 돌파 감염자 중 얀센 접종자가 많은 데는 젊은 층이 많이 접종했기 때문으로 추정한 바 있다.

국내 얀센 백신 접종자는 112만9766명으로, 예비군과 민방위를 대상으로 선착순 접종해 30대 남성이 대부분이다. 정부는 3분기부터 얀센 백신을 50대 이상 또는 2회 접종이 어려운 30세 이상 대상자에 접종하기로 정했다.

돌파 감염을 일으킨 바이러스가 무엇인지 알기 위해 243건을 유전자 분석해본 결과, 61.7%인 150건(명)에서 주요 변이가 확인됐고 그중 델타형이 83%에 달하는 128건(명)으로 가장 많이 발견됐다.

또, 방역 당국은 델타 변이 확산과 함께 코로나19 위중증 환자도 크게 늘고 있는데 사망자 수를 뜻하는 치명률은 오르지 않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2주(7월 22일~8월 5일) 위중증 환자 추이는 ‘227→254→257→244→269→286→285→299→317→324→326→331→329→369명’을 보였다. 4차 유행으로 인한 확산과 델타 변이의 유행 분율이 반영된 셈이다.

◇전 세계 백신 부유국, 부스터샷 이미 시행…우리는?

전 세계적으로 델타 변이가 확산하자, 백신 물량이 많거나 부유국들은 부스터샷 접종 또는 접종 준비에 나섰다. 아랍에미리트(UAE)는 세계 최초로 부스터샷을 공식 도입했다. 고위험군은 2차 접종 후 6개월 뒤, 나머지는 2차 접종 후 3개월 뒤 부스터샷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이스라엘 보건 당국은 지난 7월 12일 면역취약자 부스터샷 접종을 시작한 데 이어 30일 백신 접종을 2차까지 마친 60대 이상을 대상으로 부스터샷 접종을 실시했다. 미국 일부 주에서도 얀센 접종자에 대한 부스터샷을 하고 있다.

영국과 독일도 다음달 부터 부스터샷 접종을 시작한다. 미국 정부 역시 그간 부스터샷에 회의적이었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접종 효과가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에 입장을 선회해 검토 중에 있다. 일본도 관련 방안을 논의 중이다.

이에 대해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커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전 세계 코로나19 백신 공급 불균형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최소, 오는 9월 말까지 부스터샷 접종을 중단해달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델타 변이에 자국민 보호하려는 우려는 이해하나, 전 세계 공급량의 대부분을 가진 일부 국가가 부스터샷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따라서 그는 각국 인구의 최소 10%에게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겠다는 WHO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최소 9월 말까지 부스터샷 접종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집단면역 수준의 접종률 형성까지 아직 갈 길이 먼 우리나라는 면역 취약층의 부스터샷이 필요한 실정이다. 해외 각국은 앞다퉈 준비하는 상황에 우리가 소홀했다간 차후 위중증, 사망을 예방하지 못한다는 우려에서다.

전문가들도 “대비가 필요하다”, “예방접종이 유일한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정재훈 가천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2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델타 변이가 등장하면서 전 국민 70%에 접종해 유행을 한 번에 차단하는 효과는 기대하기 어려워진 게 사실”이라며 “일상으로 회복하자는 관점에서는 백신은 유일한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정 교수는 “고위험군의 접종을 최대한 앞당기고, 50대 접종을 빠르게 2차까지 완료해야 하며 올해 말이나 내년 초 고위험 군에는 부스터샷(1회 접종)을 (하도록) 미리 계획해야 한다”며 “지금은 위드 코로나로 가기에 상황이 좋지 않다”고 우려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역시 뉴스1과의 통화에서 “예방접종도 4~6개월 지나면 효과(중화항체)가 떨어진다. 국내에 2~3월 예방 접종한 어르신들의 감염이 걱정스럽다”며 “백신을 접종하면 델타 변이에 걸려도 바이러스가 줄어드는데, 부스터샷 접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부는 국내 연구 및 국외 사례 등을 토대로 전문가 자문을 거쳐 고위험군부터 4분기 중 부스터샷 시행을 검토하고 있다는 방침이다.

이기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통제관은 4일 정례브리핑에서 “5000만 회분의 내년도 백신 공급 협상이 마무리되고 있다”면서 “변이 바이러스 대응과 올해 2~3월 우선접종한 고위험층의 면역 증강 등을 위한 부스터샷을 고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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