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자기계발서가 시키는 대로 해봤더니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7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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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대로 해 봤습니다/졸렌타 그린버그, 크리스틴 마인저 지음·양소하 옮김/308쪽·1만4800원·알에이치코리아

베스트셀러 목록에 자기계발서가 꾸준히 오른다. 솔깃한 이야기들이 표지에 적혀 있다. 삶을 변화시켜 보기 위해 자기계발서 하나를 고른다. 하지만 책에 나온 조언이 내게 적합한지 쉽게 알 수 없다.

이 책은 대중문화 해설가 졸렌타 그린버그와 오디오 프로듀서이자 진행자인 크리스틴 마인저가 만나 50권의 자기계발서대로 살아본 이야기를 담았다. 자기계발서를 비판적인 시각으로 봐 온 마인저와 자기계발서를 통해 스스로를 변화시키고자 했던 그린버그는 각종 조언들을 해볼 만한 것과 별로였던 것으로 나눠 소개한다.

이들은 ‘1년만 나를 사랑하기로 결심했다’(숀다 라임스)에 나온 ‘새로운 것을 시도해보라’는 제안을 따랐더니 괜찮았다고 말한다. 꺼리던 것들을 ‘좋다’고 여기면서 행동에 옮기는 시도가 용감한 선택이 되고,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를 알아가며 긍정적인 변화가 찾아온다는 것이다.

집 밖으로 나가지 않고 속옷 차림으로 술을 마시며 휴식을 취하는 것을 권하는 ‘팬츠 드렁크’(미스카 란타넨)의 조언도 해볼 만한 것으로 추천한다. 쉬는 날 계획 없이 집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이 무의미해보일지 모르지만, 실제로는 스스로에게 꼭 필요한 재충전의 시간이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시크릿’(론다 번)의 ‘생각대로 된다’는 법칙에 대해서는 동의하지 않는다. 이들은 흑인의 예를 들며 흑인이 차별받고 싶다고 생각을 해서 미국 사회에서 상처를 받아온 것이냐고 되묻는다. 이 법칙은 대물림되는 차별을 가리고, 잘못된 사회구조로 인해 어려움을 겪어도 단지 스스로를 위로하는 데 그치는 주문으로 작용한다고 지적한다.

저자들은 “여러분을 제일 잘 아는 전문가는 여러분 자신”이라며 자기계발서의 조언을 일단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시도해보라고 말한다. 해당 조언을 따르면서 자신에게 맞는 것을 찾아가는 과정이 스스로를 알아가는 계기가 된다는 것이다.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자기계발서#책대로#베스트셀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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