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파월 “물가상승 일시적…아직 금리 올릴 때 아냐”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7월 15일 13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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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14일(현지 시간) 최근 물가상승은 일시적이라며 초저금리 기조에 당장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전날 발표된 물가 지표가 예상보다 더 급등하자, 향후 긴축 가능성에 대한 시장의 공포를 가라앉히기 위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파월 의장은 이날 미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청문회에서 “인플레이션은 물가가 해를 거듭하며 계속 오르는 것을 뜻한다”며 “만약 일시적인 물가 상승이라면, 우리는 곧 지나갈 현상에 반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런 현상(물가 상승)들은 자발적으로 가라앉을 것으로 우린 믿는다”고 덧붙였다.

현재의 물가 상승에 대해서는 “예상했던 것보다 높고, 조금 더 지속적”이라면서도 “몇 달 안에 잦아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팬데믹과 관련된 병목 현상과 다른 공급 제약이 높은 수요와 낮은 공급이라는 ‘퍼펙트 스톰’을 만들었다”면서 “높은 인플레이션 지표는 이런 병목 효과가 사라지면 부분적으로 반전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파월 의장의 언급은 전날 발표된 높은 물가 지표에도 불구하고 이번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이며, 이에 따라 연준이 금리 인상 등으로 이에 선제 대응할 계획은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파월 의장은 “항공료나 호텔값, 중고차 가격 등 특정 품목이 일시적으로 올랐다고 해서 금리를 조급하게 올리는 것은 실수가 될 것”이라고 못 박았다.

연준은 지난해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이 본격화하자 금리를 제로 수준으로 낮추고 이를 1년 4개월째 유지하고 있다. 또 시장에 더 많은 돈을 풀기 위해 매월 1200억 달러의 자산 매입도 지속하고 있다. 파월 의장은 금리 인상은 물론 자산매입 축소(테이퍼링)에 대해서도 “미국 경제가 그 기준에 도달하기에는 아직 멀리 떨어져 있다”며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이런 파월 의장의 언급과는 달리 이날 청문회에 참석한 하원의원들은 인플레이션이 앞으로 더 가속화될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하면서 이에 대한 연준의 대응책이 무엇이냐는 질의를 쏟아냈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이날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6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1년 전보다 7.3%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0년 이후 11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전날 발표된 소비자물가지수(CPI)도 전년 동월보다 5.4% 상승해, 시장 전망치를 상회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연준이 테이퍼링을 기존 예상보다 이른 올해 말경에 시작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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