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빌리티 인사이트] 자율주행을 가장 먼저 적용할 차량은 트럭

동아닷컴 입력 2021-06-10 18:21수정 2021-06-10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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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빌리티(mobility). 최근 몇 년간 많이 들려오는 단어입니다. 한국어로 해석해보자면, ‘이동성’ 정도가 적당하겠네요. 그런데 말입니다. 어느 순간부터 자동차도 모빌리티, 킥보드도 모빌리티, 심지어 드론도 모빌리티라고 말합니다. 대체 기준이 뭘까요? 무슨 뜻인지조차 헷갈리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지난 몇 년간 세계적으로 큰 성공을 거둔 스타 벤처 중 상당수는 모빌리티 기업이었습니다.

‘마치 유행어처럼 여기저기에서 쓰이고 있지만 도대체 무슨 뜻인지, 어디부터 어디까지 모빌리티라고 부르는지 도무지 모르겠다!’라는 분들을 위해 준비했습니다. [모빌리티 인사이트]를 통해 국내외에서 주목받는 다양한 모빌리티 기업과 서비스를 소개합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차량호출 서비스부터 아직은 낯선 ‘마이크로 모빌리티’, ‘MaaS’, 모빌리티 산업의 꽃이라는 ‘자율주행’ 등. 모빌리티 인사이트가 국내외 사례 취합 분석해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지 하나씩 알려 드립니다.

자율주행이 진짜 필요한 곳, 트럭 화물 운송?

요즘 미국에서는 자율주행 트럭에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미국 물류의 70%를 트럭이 차지하기 때문인데요. 문제는 고된 업무환경, 운전기사의 고령으로 인한 은퇴, 젊은이의 무관심 등으로 트럭 기사는 점점 부족해지고 있답니다. 미국화물운송협회(American Trucking Association)에 따르면, 2018년에 부족했던 트럭 기사는 약 6만 800명이었다네요. 이 추세대로라면 2028년에 부족한 트럭 기사는 16만명에 달할거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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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럭 운송 환경도 발목을 잡습니다. 미국은 대지가 넓다 보니 트럭 기사들이 장시간 운전해야 합니다. 그러다 보니 사건사고가 많았죠. 이에 미연방차량안전청(FMCSA)이 2000년부터 트럭 운송 규정을 개설해 트럭 기사들을 과도한 업무로부터 보호했습니다. 규정에 따르면, 트럭 기사는 11시간 이상 운전할 수 없고, 주당 평균 근무시간은 70시간 미만을 유지해야 합니다. 근무시간 상한선에 도달할 경우에는 34시간 휴식해야 하죠. 그런데, 이러한 규정은 현실을 반영하지 못했다고 지적합니다. 규정을 준수하며 운행하면, 트럭 기사가 과속해야만 한다는거죠.

출처: ATAs Driver Shortage Report 2019 with cover

트럭으로 운송해야 하는데, 기사님 그러니까 사람이 없다는 거네요. 그래서 자율주행을 원하는 건가요?

맞습니다. 자율주행 트럭 관련 기술은 현재 미국 물류산업 문제의 상당부분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합니다. 트럭 기사 부족으로 인한 노동력 문제 해결과 비용 절감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죠. 그래서 미국 물류 업계는 자율주행 트럭을 주시합니다.

특히 자율주행 트럭은 신선도를 중시하는 신선식품을 배송하는데 유용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실제로 아마존이나 월마트 등 대형 유통업체들이 신선식품 운송에 자율주행 기술을 적용하려고 노력 중입니다. 얼마 전에는 장거리 자율주행 트럭이 실제로 운송시간을 줄인 사례도 있었죠.

어떤 곳에서 자율주행 트럭을 연구하고 있나요?

화물을 운송하는 트럭은 대부분 고속도로에서 주행하죠. 그나마 다행인 것은 고속도로의 경우 복잡한 시내와 달라 자율주행 기술을 적용하는데 수월하다고 평가합니다. 대부분의 도로가 고속도로인 미국의 경우, 만약 레벨 4단계 자율주행 트럭을 상영화한다면 높은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미국만큼 넓은 대지의 중국, 국가를 넘나들며 도로를 연결해 물류를 배송하는 유럽도 자율주행 트럭에 관심을 보입니다. 완성차 기업뿐만 아니라 스타트업까지 서로 경쟁하며 투자하죠.

자율주행 트럭 분야의 대표 기업으로는 중국의 투심플(Tusimple), 미국의 코디악 로보틱스(Kodiak Robotics)와 웨이모(Waymo), 스웨덴의 아인라이드(Einride) 등을 꼽을 수 있습니다. 많은 기업이 시운전 단계까지 발전한 상황이죠.

출처: Volvo

오늘 소개하는 기업은 어디인가요?

중국의 자율주행 업체, ‘투심플’입니다. 투식플은 신선식품을 자율주행으로 운송 실험한 업체입니다. 투심플은 2020년 1월, 레벨 4단계 자율주행 트럭으로는 처음으로 중국 고속도로 주행 실험을 마쳤습니다. 카메라, 라이다, 밀리미터파 레이더 등 여러 인식기술을 결합해 자율주행했죠. 당시 실험한 거리는 총 14km였습니다. 물류 네트워크와 교통관리 시스템을 통합한 무인 자율주행 화물 운송 네트워크(AFK, Autonomous Freight Network)를 개발해 미국 물류업체와 시스템을 구축하기도 했습니다. 기술력을 인정받아 자율주행 스타트업 중 최초로 IPO에 성공, 지난 4월 나스닥에 상장한 바 있습니다.

그리고 상장 직후인 2021년 5월, 미국에서 장거리 자율주행 시험주행을 진행했습니다. 미국 애리조나주의 노게일즈(Nogales)부터 오클라호마 시티까지 총 900마일(약 1,448km)을 레벨 4단계 자율주행 시험하는데 성공했죠. 잘 깨질 수 있는 수박을 싣고 이동했다는 점도 의미있습니다. 기존 사람이 운행했을 때 24시간 걸리는 거리를 14시간만에 완료했다네요. 올해말에는 애리조나주에서 만약의 상황을 대비해 탑승하는 보조 운전자까지 내린 상황에서 자율주행을 시험한다고 전했습니다.

자율주행 트럭은 어떤 점이 중요한가요?

자율주행 상용화를 위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주변을 인식할 수 있는 기술입니다. 특히, 화물을 운송하는 트럭은 차가 크고 무거우며, 고속도로 주행시 빠르게 달리기 때문에 안전하게 멈추기 위해서는 주변 물체를 멀리서도 정밀하게 감지해야 합니다.

그래서 투심플은 트럭 주변을 정확하게 인식하기 위해 여러 기술을 혼합해 사용합니다. 200m 이내 거리는 라이다(LiDAR), 300m 이내 거리는 레이더(Radar), 1,000m 이내 거리는 HD카메라를 이용하죠. 라이다는 펄스 레이저 신호를 쏴 주변 사물과 부딪힌 후 되돌아오는 시간을 계산해 주변 사물을 인식하는 기술입니다. 항공 또는 위성에 주로 탑재하다가 자율주행에 적용하기 시작했죠. 레이더는 라이다와 작동 방식은 동일하지만, 펄스 레이저를 이용하는 대신 전파를 이용합니다.

라이다는 현존하는 센싱 기술 중 가장 정밀도가 높다고 평가합니다. 고성능 제품의 경우 오차 범위를 0.001mm까지 줄일 수 있다네요. 사물의 정확한 형체까지도 인식합니다. 반면, 레이더는 사물의 정확한 형태까지는 인식하지 못한다네요. 그래서 주변 물체를 인식할 수 있는 광학 카메라와 함께 작동해야 하죠. 대신 레이더가 라이다 보다 저렴합니다. 라이다는 개당 가격이 너무 비싸 현재 많은 기업이 비용 절감을 위해 노력하고 있죠.

투심플의 자율주행 기술 중 가장 중요한 것은 HD카메라입니다. 투심플은 차량 주변 360도와 장거리 사물 인식을 위해 HD카메라를 이용하는데요. 야간 뿐만 아니라 비가 오는 날에도 사물을 정확하게 인식할 수 있다고 하네요.

출처: 투심플 홈페이지

국내는 어떤가요?

국내에도 자율주행 트럭에 관심을 보이는 기업이 있습니다. 현대자동차는 지난 2018년 국내 고속도로에서 자율주행 기술을 시연했습니다. 의왕-인천간 약 40km 구간 고속도를 달리는 자율주행에 성공했죠. 현대자동차가 시연한 자율주행 트럭은 레벨 3 수준으로 차선 변경, 앞 차량 차선 변경 인식 대응, 도로 정체 상황에 따른 완전 정지 및 출발, 터널 통과 등을 시험했습니다. 지난 2019년에는 자율주행 트럭 군집주행 시연에도 성공했습니다. 이외에도 최근 SK는 미국 자율주행 스타트업 코디악 로보틱스와 파트너십을 체결하며, 자율주행 트럭 사업에 진출했습니다.

출처: 현대자동차

정부에서도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5월 21일 한국교통연구원 주최로 열린 ‘제 2차 국가기간교통망계획’ 공청회에서 2022년까지 레벨3 자율주행차 상용화, 2024년까지 레벨4 자율주행차 도입, 2027년까지 자율주행차 상용화를 목표로 기술개발을 지원하고, 인프라를 구축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아직 완전한 자율주행을 논의하기에 시기상조라는 이야기도 있는 것 같은데요.

그렇습니다. 아직 완전 자율주행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은 존재합니다. 지난 6월 5일,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은 AI, 자율주행, 시스템 엔지니어링을 연구하는 학자들의 자율주행에 대한 관점을 보도했는데요. 지금까지 800억 달러를 쏟아 부으며 자율주행을 연구했지만, AI의 획기적인 발전이나 도시 재설계 등이 없다면 완전한 자율주행은 불가능하다는 의견을 내놓았습니다.

실제로 현재 시험하는 자율주행은 제한된 조건에서 실시합니다. 정해진 지역 안에서 제한 속도로 시험하죠. 사람이 탑승하지 않은 완전 무인 자율주행은 사례를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때문에 완전한 자율주행까지 시간은 더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느리더라도 확실히 자율주행 시대는 오고 있습니다. 자율주행 트럭 업체 상장도 늘어나는 추세죠. 화물을 주로 운송하는 트럭는 고속도로 운행 중심이라 기술적으로 구현하기 쉽고, 운영비 절감 효과가 크며, 시장 규모와 이윤 창출 규모가 높습니다. 기업 입장에서 이러한 장점은 포기하기 어렵죠. 충분히 연구할 만한 가치입니다 테슬라가 2020년 4분기 실적발표에서 “자율주행을 가장 먼저 결합할 차종은 40톤 트럭”이라고 언급한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글 / 한국인사이트연구소 김아람 선임

한국인사이트연구소는 시장 환경과 기술, 정책, 소비자 측면에서 체계적인 방법론과 경험을 통해 다양한 민간기업과 공공에 필요한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컨설팅 전문 기업이다. ‘모빌리티’ 사업 가능성을 파악한 뒤, 모빌리티 DB 구축 및 고도화, 자동차 서비스 신사업 발굴, 자율주행 자동차 동향 연구 등 모빌리티 산업을 다각도로 분석하며, 연구하고 있다. 지난 2020년 ‘모빌리티 인사이트 데이’ 컨퍼런스 개최를 시작으로 모빌리티 전문 리서치를 강화하고 있으며, 모빌리티 분야 정보를 제공하는 웹서비스 ‘모빌리티 인사이트’를 오픈할 예정이다.

정리 / 동아닷컴 IT전문 권명관 기자 tornados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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