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천 경마공원 조성 ‘착착’… 말 산업 육성 기반 ‘쑥쑥’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6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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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사회, 영천시에 건축허가 신청
145만㎡ 규모… 2024년 개장 목표
놀이기구-광장 등 치유공간 마련
경제 활성화-농가 소득 증대 기대

경북 영천시 금호읍 성천리 일대에 들어서는 영천경마공원. 한국마사회는 국제 대회 유치가 가능한 국내 최고 수준의 시설로 건립할 계획이다. 영천시 제공
경북 영천시 금호읍 성천리 일대에 들어서는 영천경마공원. 한국마사회는 국제 대회 유치가 가능한 국내 최고 수준의 시설로 건립할 계획이다. 영천시 제공
경북 영천시가 말(馬) 산업 도시로서 위상을 높이고 있다. 영천경마공원 조성 사업이 2024년 개장을 목표로 속도를 내고 있고 말 산업 특구 사업들도 순조롭다.

한국마사회는 2일 영천시에 경마공원 건축허가 신청을 했다. 최근 사업부지 토지 보상과 일대 문화재 조사도 마쳤다. 영천시는 벌채를 진행하고 있으며 한국마사회는 가옥 등을 철거하는 전문 업체와 계약하고 이달 안에 실시한다. 이르면 9월 건축허가가 완료되면 시공사를 선정해 착공할 것으로 보인다.

영천경마공원은 금호읍 성천리 일대 145만 m² 터에 조성한다. 면적은 국내 최대인 서울경마공원(115만 m²)보다 넓다. 경북도와 영천시가 부지 매입비로 600억 원을, 한국마사회가 3057억 원을 투자해 총사업비 3657억 원이 들어간다. 최근 경북 경산 안심역에서 영천경마공원까지 연결하는 대구도시철도 1호선 연장 계획이 국토교통부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 계획에 포함돼 교통 접근성도 좋아진다.

특히 국내 처음으로 국제 규격의 잔디 경주로가 들어선다. 경마의 이벤트성과 스포츠로서의 재미를 향상시킬 뿐만 아니라 향후 국제 대회 유치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관람대를 비롯해 마사(馬舍), 동물병원, 중계탑, 출전준비소, 매표소 등 경마 필수 시설이 먼저 들어선다.

방문객들의 힐링(치유) 공간도 만든다. 롤러코스터의 산악 버전인 알파인코스터 체험과 무동력 놀이터, 숲속 광장, 힐링 승마장, 수변공원, 야생화 언덕, 잔디피크닉 등이 생긴다. 영천시 관계자는 “경마의 사행성 이미지를 탈피하는 쾌적한 휴식 공간이 될 것”이라며 “지역의 랜드마크, 관광명소가 되도록 주변 인프라도 꾸준히 확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영천시에 따르면 경마공원이 문을 열면 입장객은 개장 초기 하루 최대 2847명에서 7년 후 9016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경마 관람 이외에 가족단위 공원 방문객은 하루 최대 5476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시는 경마공원이 개장하면 연간 관람객 200만 명, 경제적 파급 효과 1조800억 원 등의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

영천은 말의 역사가 깊은 도시로 꼽힌다. 영천시 서북쪽에 자리 잡은 신녕면은 조선시대 지방 역원의 중심인 장수역이 있던 곳이다. 인근 경주와 경산 울산 지역에 10여 개의 역을 거느리며 수십 마리의 말을 키웠다고 한다. 산으로 둘러싸인 영천은 한양으로 갈 때 휴식처였다. 말에게 먹이를 주고 편자를 교체하는 ‘말죽거리’ 지명도 영천시장 인근에 남아있다.

2009년 임고면에 개장한 운주산 승마장은 전국 최고 수준의 시설을 자랑한다. 실내외 승마장, 말 문화체험관이 있다. 사계절 승마와 주변 풍광을 즐기려는 발걸음이 이어진다. 최근 승마조련센터도 열었다. 어린이 전용 승마 및 먹이 체험 공간과 카페, 교육전시실, 영유아 놀이방 등을 갖췄다.

이 같은 인프라 덕분에 영천시는 2018년 농림축산식품부의 말 산업 특구로 지정됐다. 퇴역 경주마를 승마용으로 훈련시키는 거점조련센터를 운영하며 승마 인구 저변 확대에 기여하고 있다. 매년 전국 승마 대회를 열어 레저 및 스포츠 말 산업의 활성화와 전문 인력 양성에도 힘을 쏟고 있다.

최기문 영천시장은 “영천경마공원과 연계해 경주마와 승용마 사육 농가를 늘리고 말을 활용한 부가가치 사업을 확대할 것”이라며 “말 산업은 생산, 유통, 이용에 이르는 전 과정을 아우른다. 성장 잠재력과 부가가치가 높은 미래 복합 산업으로 농가의 새로운 소득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영천 경마공원#조성#말 산업 육성 기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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