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세 이준석 돌풍…세대교체 민심, 보수 당심까지 움직였다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5월 28일 18시 44분


국민의힘 당대표 경선 본선에 진출한 나경원, 이준석, 조경태, 주호영, 홍문표(왼쪽부터) © News1
국민의힘 당대표 경선 본선에 진출한 나경원, 이준석, 조경태, 주호영, 홍문표(왼쪽부터) © News1
국민의힘 차기 당 대표 선거 1차 예비경선(컷오프) 결과 이준석 전 최고위원(36)이 당원 투표에서도 예상을 뒤집는 득표를 하면서 1위를 차지하자 파장이 커지고 있다. 그동안 중진 후보들은 이 전 최고위원의 시중 여론조사 1위를 놓고 “실제 당심(黨心)이 반영되지 않은 여론조사가 만들어 낸 신기루”라며 실제 결과는 다를 것으로 예측해왔다.

보수 정당 최초로 ‘30대 당 대표’가 선출될 가능성이 보이면서 28일 당 안팎에선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지지부진했던 보수 정당에서 세대교체, 이념교체 등으로 확 뒤집으라는 민심이 드러났다” “영남권도 정권교체를 위한 전략적 선택에 들어갔다”는 분석들이 잇따랐다.

● “정치개혁, 세대교체 기대 표출”

이날 발표된 예비경선 결과 이 전 최고위원은 당원 투표에서 31%를 득표해 나경원 전 의원에게 불과 1%포인트 뒤진 2위를 기록했다. 국민의힘의 정치적 텃밭인 대구·경북 출신 후보였던 주호영 의원이 당원 투표에서 20% 득표에 그친 것을 놓고도 당내에선 이변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이 전 최고위원은 이날 결과 발표 직후 페이스북에 “-_-v(브이자를 그린 이모티콘) 네거티브 없이 끝까지 비전과 미래로 승부하겠다”며 여유를 보였다. 이날 대구시당 기자간담회에선 “공교롭게 여야 대선 후보 지지율 1위 후보(이재명 경기도지사, 윤석열 전 검찰총장) 모두 원내 경험이 없다”며 “대선 경선은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못하도록 공정하게 관리하겠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정치개혁과 세대교체에 대한 기대의 표출이라는 분석과 함께 국민의힘 핵심 지지층이 주를 이루는 대구·경북 등 영남원 당원들이 중도 성향의 오세훈 서울시장이 당선된 4·7 지방선거 효과 등을 ‘학습’한 뒤 전략적 투표에 나선 결과라고 분석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28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는 보통 민심이 당심을 끌고 간다”며 “당이 바뀌었다는 상징적인 이미지를 창출하기 위해 이 전 최고위원이 적합한 인물이라고 판단한 당원들이 전략적인 선택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도 “전략적으로 (당원 다수를 차지하는) 대구·경북 민심이 움직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준석 효과’에 반론도 만만치 않게 나왔다.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높은 이 전 최고위원이 선거 초반 각종 언론 여론조사에서 1위로 조사되자 이에 영향을 받은 결과에 불과할 뿐이라는 것.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여론조사 상승세에 영향을 받은 밴드왜건 효과(band wagon effect·유행에 따라 상품을 구입하는 현상)일 수 있다”며 “이 전 최고위원이 영남 당원들 정서와 얼마나 일치할지, 또 ‘유승민 키즈’라는 꼬리표가 악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후보 캠프 관계자는 “2000명에 한해 전화 여론조사로 실시한 1차 예비경선 당원 투표 결과와 당원 32만8893명이 선거에 참여하는 본 경선 결과는 다를 것”이라고 주장했다. 당원 70% 비중으로 반영되는 본선 당원 투표는 다음달 7, 8일 모바일 투표와 다음달 9, 10일 ARS 전화 투표로 진행된다. 30%가 반영되는 일반국민 여론조사는 다음달 9, 10일 실시된다.

● 나경원-주호영, 중진 단일화 막판 변수

충격적인 중간 성적표를 받아든 중진 후보들은 일제히 이 전 최고위원을 겨냥해 포문을 열었다. 이날 서울 당협위원장 간담회에 참석한 나경원 전 의원은 “정권 교체는 변화만으론 안 되고 통합 리더십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난 서울시장 보궐선거 과정에서 오 시장과 단일화 경쟁을 벌인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측과 공개적으로 설전을 벌인 이 전 최고위원을 겨냥한 것이다. 주호영 의원도 “경선 관리 공정성 시비가 일어날 사람을 선택하면 안 된다”며 2019년 인터뷰에서 “유승민 대통령 만들겠다”는 발언으로 논란이 일었던 이 전 최고위원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당 안팎에선 초선 후보 2명이 탈락해 자연스레 신진 주자들의 단일화가 이뤄지면서 2~5위 중진 후보 4명의 단일화 논의가 진행될 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당 관계자는 “승리를 위해 당원 조직에서 강점을 보이는 중진 후보 간의 연대가 필요해 보이지만, 명분없이 단일화했다간 이 전 최고위원을 더 키워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강경석기자 coolup@donga.com
전주영기자 aimhig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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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많은 댓글

  • 2021-05-28 22:36:17

    배신자 유승민이 앞잡이라는 얘기를 오늘 처음 접했다. 작금의 개판 국가를 유승민, 김무성이 패거리가 만들 결과인데, 이런 애송이를 앞잡이로 두고 협잡질을 했다는데 토악이 난다. 어쩌나 나라가 이토록 개판이 됐는지 이준석자신이 자성하기를 바란다.

  • 2021-05-28 22:45:19

    만년푼수 이런자가 정당대표? 유승민 헐태경 완전 장악햇군 꼬라지 조타 그 당에 대구리 박으려면 2중대가 답이다 감투라면 청탁을 가리지안는 미처버린 당 너희끼리 정치하고 달창을 황제로 모셔 5/18 사당 만들고 어쩐지 이놈 저년 다 굴러가 대구리 처 박더라 4/3 탑에도

  • 2021-05-28 22:58:12

    이준석 당 대표는 유승민 김무성과 더불어 공산당의 합작품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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