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공격에 멈춘 美 최대 송유관 운영사…美정부, 지역 비상사태 선언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5월 10일 21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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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최대 송유관 운영사인 콜로니얼 파이프라인이 사이버 공격을 받아 운영이 전면 중단된 지 3일째인 9일 미 정부가 지역 비상사태를 선언했다.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미 교통부는 텍사스, 펜실베이니아, 뉴욕주 등 동부 및 남부 17개 주와 워싱턴DC 등 18개 행정구역에 비상사태를 선언했다. 송유관 운영이 중단 된 이들 지역에서 휘발유, 디젤유, 항공유, 석유화학제품 운송 차량의 운행시간 제한을 일시적으로 풀어 긴급 수송을 하려는 조치다.

앞서 7일 ‘다크사이드’로 알려진 해커집단은 콜로니얼 파이프라인에 랜섬웨어 공격을 가해 서버를 마비시키고 100기가바이트(GB) 분량의 데이터를 빼간 것으로 전해졌다. 랜섬웨어는 ‘인질의 몸값’을 뜻하는 랜섬(ransom)과 소프트웨어를 결합한 단어다. 컴퓨터를 일시적으로 쓸 수 없게 만든 뒤 돈을 받고 이를 풀어주는 해킹 공격을 말한다.

콜로니얼 파이프라인은 텍사스에서 뉴저지까지 8851㎞ 길이의 송유관을 운영한다. 하루에 보내는 휘발유, 항공유 등만 약 250만 배럴로 미 동부 지역 공급량의 45%에 달한다. 애틀랜타 등 주요 공항도 이 송유관을 통해 연료를 공급 받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8일 이 사건을 보고 받았다. 전문가들이 이번 공격을 두고 ‘미국 인프라에 대한 최악의 사이버 공격’이라고 우려한 가운데 중단 사태가 길어지면 유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운영 중단이 5일 이상으로 길어지면 동부 지역 주유소부터 재고 부족 사태가 벌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영국 BBC는 “사태가 장기화되면 유가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은택기자 nab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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