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의자’ 이성윤, 후보 탈락… 차기총장 김오수 유력 거론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4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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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총장 추천위, 후보 4명 압축

29일 박상기 전 법무부 장관 주재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중도 사퇴로 공석인 검찰총장 후보자를 선정하기 위한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가 열리고 있다. 과천=사진공동취재단
29일 박상기 전 법무부 장관 주재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중도 사퇴로 공석인 검찰총장 후보자를 선정하기 위한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가 열리고 있다. 과천=사진공동취재단
“자기 조직을 믿지 못하는 사람은 조직의 수장이 될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

당연직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인 대한변호사협회의 이종엽 회장은 29일 법무부 과천청사에서 열린 추천위 전체회의에 참석하기 직전 기자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이해해도 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검사 출신인 이 회장은 “네”라고 답했다. 추천위원이 비공개로 열리는 회의 직전 특정 후보자를 공개적으로 비토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이 지검장은 9명의 추천위원이 13명의 후보군 중에서 선택한 상위 4명 안에 들지 못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김오수 전 법무부 차관(58·사법연수원 20기)과 구본선 광주고검장(53·23기), 배성범 법무연수원장(59·23기), 조남관 대검찰청 차장검사(56·24기) 중 한 명을 문재인 정부의 마지막 검찰총장으로 제청해야 한다.



○ “5명 추천” 3차 투표 부결…이성윤 탈락


추천위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경까지 약 3시간 30분 동안 비교적 짧게 열렸다. 위원장인 박상기 전 법무부 장관 등 추천위는 심사 대상자 14명 중 자진 철회한 한동훈 법무연수원 연구위원(48·27기)을 제외한 13명을 대상으로 후보 심사를 했다. 1차 투표 결과 2명만 과반의 동의를 얻었다. 이후 2차 투표가 진행됐고, 여기에서 김오수 전 차관이 과반 동의를 얻었다. 그런데 “5명을 추천하자”는 의견이 나와 3차 표결을 했고, 아무도 과반 동의를 얻지 못해 4명만 추천하기로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추천위 운영규칙엔 ‘추천위는 검찰총장 후보자로 3명 이상을 추천해야 한다’라고만 돼 있을 뿐 추천 인원에 대한 명확한 숫자가 정해져 있지 않다. 통상적으로 3, 4명을 장관에게 추천해 왔다. “4명보다 더 많이 추천해야 한다”는 의견은 이 지검장을 후보로 올리기 위한 마지막 시도였다는 해석이 나온다.

추천위 구성 자체는 이 지검장에게 불리하지 않았다. 장관의 핵심 참모인 법무부 검찰국장이 당연직 추천위원이고, 법무부 장관이 추천위원 4명을 지명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지검장은 관련 서류에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관련 수사 대상자로 적시됐다. 이정수 검찰국장은 이 지검장에 대한 추천을 밀어붙이지 않았다고 한다. 장관이 지명한 추천위원인 고검장 출신의 길태기 전 법무부 차관도 회의 전 “국민들 눈높이에 맞는 분”을 인선 기준으로 제시했다. 법조계 인사는 “추천위의 반란이 아니라 처음부터 여권이 이 지검장을 후보군에서 제외했던 것 같다”고 해석했다.

○ 검찰 내부 “김오수 전 차관 유력” 전망

검찰 안팎에선 추천된 4명 가운데 김오수 전 차관이 가장 근접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 추천위원은 “득표수와 관계없이 김 전 차관이 차기 총장이 되는 회의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김 전 차관은 다른 3명의 후보보다 상대적으로 현 정부에 더 우호적인 성향으로 분류된다. 법무부 차관으로 22개월 동안 근무하면서 박상기, 조국, 추미애 전 장관 등을 보좌했다. 지난해 4월 퇴임 뒤 금융감독원장과 공정거래위원장, 감사원 감사위원 등 10여 곳의 고위 공직자 후보로 거론됐다.

반면 배 원장은 2019년 서울중앙지검장 재직 당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 수사 지휘부로 지난해 1월 법무연수원장으로 좌천됐다. 검찰총장 권한대행인 조 차장과 구 고검장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징계 국면에서 추 전 장관에게 징계 철회를 요구했다.

황성호 hsh0330@donga.com·유원모 기자
#이성윤#검찰총장#차기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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