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원내대표 30일 경선… 후보 4명 인터뷰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4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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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차기 원내대표가 30일 선출된다. 제1야당의 원내대표는 거여(巨與) 입법 독주 견제와 새 지도부 출범 및 대선 후보에 대한 원내 지원의 과제를 안고 있다. 이번 선거에선 전직 대통령 사면론에 대한 입장과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의 관계 설정 등이 쟁점으로 떠올랐다. 동 아일보는 김태흠 유의동 김기현 권성동 의원(기호순)을 각각 만나 각오와 다짐을 들어봤다.》

김태흠 “거대여당 독주에 맞서 싸울 전투력 자신”
“前대통령 사면, 통합 위해 필요”


“군사 쿠데타로 투옥된 전직 대통령도 이렇게 오래 감옥에 있지 않았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정치적 유불리로 사면을 판단할 게 뻔한데 굳이 요구는 하지 않겠다.”

김태흠 의원(58·충남 보령-서천·사진)은 28일 인터뷰에서 “온정적, 형평적 차원에서 사면은 필요하다”면서도 ‘전략적 침묵’을 강조했다. 그는 “진영 논리로 갈라치기를 해 극심한 국론 분열을 초래한 게 문재인 정권”이라며 “통합을 위해 대통령이 결단하는 것이 맞다”고도 했다.

김 의원은 “거대 여당과 싸울 수 있는 투쟁력과 전투력”을 자신의 강점으로 꼽았다. 그는 “야당의 첫 번째 책무는 여당 견제”라며 “결과는 승리할 수 없어도 과정에선 승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3선의 김 의원은 자유한국당 최고위원 등을 거치며 ‘강성 친박(친박근혜)’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친박이 살아 있다면 내가 이렇게 혈혈단신으로 출마했겠느냐”며 “원내대표 선거 과정을 보니 친이(친이명박)계와 황교안계가 되살아나고 유승민계가 맞서는 등 그쪽에서 계파정치가 부활하는 것 같다”고 반박했다.

이날 국민의힘 김용판 의원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향해 ‘적폐수사 사과’를 요구한 것에 대해 김 의원은 “윤 전 총장이 입장을 밝힌다면 우리와 화합하면서 함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의동 “1970년대생으로 黨얼굴 과감히 바꿔야”
“지금 사면 논의 자체가 부적절”


“사면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기에 거론 자체가 의미 없다. 국가적으로 불행한 일이지만 지금 논의하는 것 자체가 적절하지 않다.”

3선 유의동 의원(50·경기 평택을·사진)은 28일 인터뷰에서 “두 분 전직 대통령이 수감돼 있는 것이 국가적으로 불행한 일이어서 조기에 종식되는 것이 좋겠다”면서도 ‘사면 논쟁 무익론’을 내놨다. 당내 사면을 둘러싼 갑론을박이 ‘도로 한국당’ 분쟁으로 번져선 안 된다는 것.

유 의원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의 관계 설정에 대해서는 “당이 어느 순간부터 스스로의 노력 없이 메시아가 나타나길 기다리고 있다. 이는 하늘에서 비가 내려야 농사를 짓겠다는 태도”라며 “국민의힘이 매력적인 정당이 되면 우리가 오지 말라고 해도 유력 대선 후보들이 자연스럽게 입당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추대론에 대해선 “당 스스로 전당대회를 열고 훌륭한 대표를 뽑는 데 전념해야 한다”고 했다.

유승민계의 지원을 받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친목회장을 뽑는 선거가 아니다. 내 출마는 유승민계와 무관하다”고 했다. “1970년대생의 세대교체”를 기치로 내건 유 의원은 “당의 색깔도 로고도 바꾼 만큼 당의 얼굴도 과감하게 바꿔야 한다. 당의 변화를 이끌 전략적 판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1971년 생이다.

김기현 “자강 먼저 이룬뒤 야권통합 외연 확장”
“영남 배제론은 민주당 프레임”


“전직 대통령이 감옥에 있는 것은 국격의 문제다. 사면론을 처음 제기한 정부·여당이 결자해지하라.”

4선의 김기현 의원(62·울산 남을·사진)은 28일 인터뷰에서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에 대해 ‘국격 책임론’을 제기하며 여권을 압박했다. 이어 사면 주장 자체가 정치 쟁점화돼 버린 것을 의식한 듯 “당 차원에서 먼저 요구하지 않겠다. 문재인 대통령이 마치 야당에 떡고물 주는 형태로 접근하는 건 잘못된 생각”이라고 했다.

대선 주자로 떠오른 윤석열 전 검찰총장 영입론에 대해선 “개인적으로 대학 1년 선후배 사이로 소통 채널은 항상 열려 있다”면서 “야권 대통합 빅텐트는 자강(自强)한 국민의힘이 중심이 돼서 모든 분이 함께하도록 외연을 확장하겠다”고 했다.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추대론에 대해서는 “자강과 혁신을 위해 새로운 지도부를 꾸리는 시도조차 해보지 않는 것은 우리 스스로 발전 가능성의 한계를 짓는 것”라며 선을 그었다.

김 의원은 ‘도로 영남당’ 우려에 대해선 “영남을 배제하자는 주장은 민주당이 만든 ‘영남당’ 프레임에 빠져드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피해자인) 김기현의 얼굴만 봐도 문재인 정권의 불법과 법치 파괴 행각이 연상될 것”이라며 “정권 심판의 상징이 되는 원내대표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권성동 “협상 70% -투쟁 30%로 의회 정치 복원”
“당 쇄신하면 외부인사 들어올것”


“사면 논란은 전 대통령들의 오랜 투옥에 부담을 느낀 여권이 필요에 의해 꺼낸 것으로 여권 스스로 결단해야 한다.”

4선의 권성동 의원(61·강원 강릉·사진)은 28일 인터뷰에서 사면 논란에 대해 “애초에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가 청와대의 허락하에 꺼낸 문제였지 야당이 요구한 게 아니었다”며 ‘여권의 이슈’라며 공을 넘겼다. 하지만 친이(친이명박) 핵심이었던 그는 “개인적으론 국민통합을 위해 필요하다고 본다”고 했다.

민주당과의 협상 전략에 대해 권 의원은 “협상 7, 투쟁 3의 비중으로 협상을 강조해 의회정치를 복원하겠다. 중도합리의 정치를 하겠다”면서 “제가 투쟁력 강하고 싸움 잘한다는 건 민주당 의원들이 더 잘 안다”고 했다.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재추대론에 대해 “김 위원장의 1년간 성과를 높이 평가하지만 당 지도자를 육성하는 것도 정당의 책임”이라고 잘라 말했다.

권 의원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국회 탄핵소추위원장으로 탄핵에 앞장섰다는 비판에 대해 “우리 잘못을 인정하지 않으면 문재인 대통령 잘못을 어떻게 비판할 수 있나. 대통령과 국회의원은 죽어도 당과 보수는 살려야 한다”고 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영입에 대해 그는 “우리 당이 쇄신·혁신해 이미지를 제고하고 지지도를 높이면 당연히 대권을 노리는 인사는 합류할 것”이라고 했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 /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국민의힘#원내대표#김태흠#유의동#김기현#권성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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