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기념식에서 김원웅 광복회장의 멱살을 잡은 애국지사 후손 김임용 씨(69)에 대한 징계를 논의하려던 광복회 상벌위원회가 파행했다. 상벌위의 진행을 언론에 공개할 것을 요구하는 회원들과 광복회 관계자들 간 충돌이 벌어졌기 때문.
광복회는 23일 서울 여의도 광복회관에서 비공개로 상벌위를 열고 김 씨의 소명을 들은 뒤 징계 여부를 논의할 방침이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김 씨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상벌위원 8명에게 ‘왜 (상벌위를) 비공개로 하냐. 공개로 하자’고 따졌더니 ‘안 된다’고 해 말싸움이 이어졌다”고 말했다.
이날 광복회관 앞에선 김 씨가 소속된 ‘광복회 개혁모임’ 회원 30여 명이 김 회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광복회 관계자들이 회원들의 건물 출입을 저지하자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상벌위가 열린 광복회관 4층에서도 김 씨와 함께 들어온 회원들과 이를 막으려는 광복회 관계자들이 고성과 주먹다짐을 벌였다.
‘광복회 개혁모임’ 회원들은 “정치인 출신 김 회장은 2년간 정치판의 중심에 서서 순수한 독립정신을 왜곡하는 돌출 언행으로 회원들의 실망을 넘어 규탄 대상이 됐고 국민 분열과 회원 간 편 가르기를 일삼는 게 일상이 됐다”며 “징계를 받아야 할 사람은 김 회장”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2차 상벌위는 28일 오전 10시 반에 열린다.
앞서 광복회는 11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제102주년 임시정부 수립 기념식에서 김 씨가 김 회장 멱살을 잡은 사건에 대해 ‘광복회장과 광복회, 광복회원의 명예가 실추됐다’며 상벌위 출석을 통보했다. 김 씨는 임시의정원 의장과 임정 국무위원을 지낸 당헌(棠軒) 김붕준 선생(1888∼1950)의 손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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