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의 AI 활용법[기고/최희윤]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1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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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희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원장
최희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원장
블루닷(BlueDot)은 캐나다의 인공지능(AI) 감염병 예측 플랫폼 스타트업이다. 지난해 12월 세계보건기구(WHO)보다 빨리, 세계 최초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을 경고해 주목을 받았다. 블루닷은 어떻게 AI를 활용했던 것일까.

블루닷은 감염병 확산에 대한 정확한 예측을 위해 뉴스는 물론이고 소문, 비정상 징후를 소개하는 블로그 등의 정보까지 수집했다. 전 세계 항공 티케팅 날짜를 분석해 감염병의 예상 이동 경로와 시간 등을 알아냈다. 전문가들은 구조화돼 있지 않은 대부분의 데이터를 직접 분류하고 연관 핵심어를 효과적으로 스캔할 수 있게 했다. 핵심 사례는 AI가 아닌 해당 전문가가 분석하도록 했다. 아직까지 AI는 문제의 실마리는 잘 찾아내지만 최종 결론을 내리는 일에는 전문가에 비해 뒤진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결국 블루닷은 데이터를 수집·분석한 뒤 사람이 다시 점검하고, 면역학 전문가가 과학적 관점에서 결론을 체크해 고객들에게 보낸다.

블루닷 성공 전략을 되짚어 보자. 블루닷의 첫 번째 성공 포인트는 신뢰할 수 있는 정보만을 수집하는 데 있다. 충분한 양의 데이터를 수집하되 믿을 만한 데이터인지 철저히 확인한다는 얘기다. AI 활용 데이터에 오류, 가짜, 위험 데이터가 들어가면 많은 문제를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좋은 수돗물을 위해 좋은 수원(水源)을 찾아내듯이 말이다.

다음으로 블루닷은 데이터를 분류하고 구조화해 AI가 잘 읽을 수 있도록 레이블링을 했다. 마치 수돗물을 사람이 마실 수 있도록 여러 번 수처리 하듯이 AI가 오답을 내지 않으려면 데이터에 대한 적절한 품질 관리가 필요했던 것이다.

마지막으로 블루닷은 데이터 전 처리와 결과 분석에 전문가를 투입했다. 데이터 전 처리에는 해당 분야 전문가와 함께 데이터 과학자가, 결과 분석과 판단에는 면역학 전문가가 참여했다. AI 일 처리 과정에는 반드시 인간이 참여해야만 하는 영역이 있다. AI는 인간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과 협업한다.

‘데이터 수집-전 처리-AI-후처리-서비스’ 절차는 사실 정보서비스 분야에서 새로운 개념은 아니다. 하지만 불루닷의 전략은 무엇보다 AI를 위한 데이터 수집과 전후 처리가 완벽해야 한다는 점을 잘 보여준다. 신뢰할 수 있는 정보원으로부터 데이터를 수집하고 체계적으로 전 처리해 AI가 학습할 수 있게 하고 AI가 제시한 결과는 전문가가 다시 확인하도록 한 점이 눈에 띄었다.

블루닷이 코로나19 발생을 처음 알렸던 지난해 12월, 정부는 ‘IT 강국을 넘어 AI 강국으로’라는 인공지능 국가전략을 발표했고, 코로나 팬데믹 글로벌 위기와 함께 ‘디지털 뉴딜’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코로나19로 가속화된 디지털 세상의 경쟁력은 데이터를 어떻게 수집·분석하고 AI를 활용해 어떻게 가치를 극대화하느냐에 달려 있다. AI 활용법에 대해 한번 되돌아볼 때다.

최희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원장


#코로나#인공지능#활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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