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스가 콕 집어 “특히 반갑다”

박효목 기자 , 도쿄=박형준 특파원 , 한기재 기자 입력 2020-11-16 01:00수정 2020-11-16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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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세안+3 화상회의서 첫 대면
동아시아 정상 화상회의 14일 열린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 주요국 정상들이 화상으로 참여하고 있다. 오른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 아웅산 수지 미얀마 국가고문, 무히딘 야신 말레이시아 총리,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응우옌쑤언푹 베트남 총리. 신화통신 뉴시스
“특히 일본의 스가 총리님 반갑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14일 청와대에서 화상으로 진행된 ‘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에 참석해 모두 발언을 시작하며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를 향해 인사를 건넸다.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를 비롯해 아세안 정상 10여 명이 참석한 다자회의에서 특정 국가 정상을 특별히 언급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최근 경색된 한일관계 개선을 위한 물밑 흐름이 진행되는 가운데 문 대통령이 관계 진전을 위한 의지를 보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12일부터 나흘간 화상으로 진행된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관련 5개 정상회의에서 세 차례 스가 총리와 마주했다. 비록 화상이지만 문 대통령과 스가 총리가 얼굴을 마주한 것은 9월 스가 총리 취임 이후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아세안+3 정상회의와 같은 날 열린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선 일본과 관련해 2개의 제안을 내놨다. 문 대통령은 “첫째, 방역 보건·의료 분야 다자협력”이라며 “연대와 협력으로 서로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고 동북아 평화의 토대를 다질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지와 참여를 바란다”고 했다. 이어 “둘째, 2021년 도쿄 2022년 베이징으로 이어지는 동북아 릴레이 올림픽을 ‘방역-안전 올림픽’으로 치러내기 위해 긴밀히 협력할 것을 제안한다”고 했다. 9월 유엔 총회에서 제안했던 남북과 중국, 일본 등이 참여하는 동북아 방역협력체에 대한 적극적인 지지를 촉구하면서 내년 7월 도쿄 올림픽을 한일관계 개선과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재가동의 모멘텀으로 활용하자는 의미다. 박지원 국가정보원장과 한일의원연맹 소속 의원들이 최근 잇따라 일본을 방문해 스가 총리를 만난 데 이어 이번엔 문 대통령이 직접 일본에 관계 회복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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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정부 여당의 움직임은 동맹을 중시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한일관계 개선을 압박할 것이라는 관측과 무관치 않다. 시간문제가 된 일본 기업 국내 자산 현금화를 앞두고 ‘문재인-스가 선언’ 등 한일 정상 간 관계 개선 의지 표명을 통해 강제징용 문제 해법 등을 찾아보자는 흐름이다. 이원덕 국민대 교수는 “‘장기적으로 입법 조치를 통해 문제를 풀겠다’는 선언만 해도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스가 총리를 면담한 더불어민주당 김진표 의원은 14일 도쿄의 한 호텔에서 특파원 간담회를 갖고 “가급적이면 모든 한일 현안을 일괄 타결하는 것이 좋겠지만 그것이 안 되면 징용 문제는 현 상태에서 더 악화하지 않도록 봉합하고 도쿄 올림픽 등을 협력하자”고 했다.

하지만 일본은 한국이 먼저 강제징용 해법을 제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스가 총리와 밀접한 자민당 간부는 동아일보에 “한일 정상이 새 비전을 선언하는 것도 징용 문제가 해결돼야 가능하다. 마지노선은 일본 기업의 자산이 매각되지 않는다는 약속”이라고 말했다.

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 도쿄=박형준 특파원 / 한기재 기자
#문재인#스가#아세안+3#화상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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