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본인도 살던 전셋집 비워줘야…“전세시장 추가대책 내놓겠다”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0월 8일 16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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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최근 전세 파동으로 인해 현재 살고 있는 전셋집을 빼줘야 할 형편인 것으로 알려졌다. 새 전셋집은 아직 구하지 못했다.

홍 부총리는 8일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내년 1월에 이사한다는데 전세를 구했냐”는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 “못 구했다”고 답했다. 홍 부총리는 지난해 1월부터 아내 명의로 보증금 6억3000만 원에 서울 마포구 염리동의 마포래미안푸르지오아파트(전용 84㎡)에 전세로 살고 있다. 국회 출석 등 서울 업무가 많아 마포를 택했다고 한다.

홍 부총리의 전셋집 시세는 8억~9억 원 선으로 2년 새 2억~3억원 가량 올랐다. 집주인이 직접 들어와 살겠다며 집을 비워달라고 했기 때문에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는 처지인 것으로 전해졌다. 인근에 전세 매물도 많지 않은 상황이다. 8월 개정된 주택임대차보호법은 세입자가 한 차례 계약 연장을 요구할 수 있지만 임대인이 직접 거주하겠다고 하면 집을 비워줘야 한다. 홍 부총리는 원래 경기 의왕시 아파트와 세종시 분양권을 갖고 있었지만 공직자 다주택 문제가 불거지자 7월 의왕 아파트를 처분했다.

이날 홍 부총리는 부동산 시장이 언제쯤 안정될지 묻는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현재 안정화가 아직 안 돼있는 상황”이라며 전세시장 안정을 위한 추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상당수 전세 물량은 이번에 계약갱신청구에 의해서 대개 연장될 것으로 생각된다”면서도 “매물도 적은데다 임대차법을 피하기 위해 과도하게 전셋값을 올리는 것 때문에 전세가격이 쉽게 내려가지는 않을 것 같다”고 했다. 이어 “1989년 당시 전세기간을 1년에서 2년으로 늘렸을 때 ”4~6개월 정도는 전세가격이 뛰는 양상이 있었다“며 ”2개월 정도면 어느 정도 임대차법의 효과가 나지 않을까 했는데 아직까지 전세시장이 안정화되지 못해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이번 주(5일 조사 기준) 서울의 아파트 전세가격은 지난주 대비 0.08% 올랐다. 67주 연속 상승세다. 상승폭은 소폭 줄어들었지만 추석연휴로 거래가 거의 없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여전히 높은 상승률이다.

세종=남건우 기자 woo@donga.com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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