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랏빚 1년만에 123조 눈덩이… 연말 850조 달할듯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9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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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재난지원금]
4차례 추경에 국가채무 불어나… 채무비율도 43.9% 역대 최고
경제성장률 악화땐 더 오를 수도… 洪부총리 “코로나 위기에 불가피”

올해 4차례 추가경정예산 편성으로 나랏빚이 1년 만에 120조 원 넘게 불어나 850조 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도 43.9%로 올라 역대 최대 폭으로 뛸 것으로 보인다.

10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4차 추경을 포함한 올해 정부 총지출은 554조7000억 원으로 늘어난다. 당초 계획했던 나라살림 규모(본예산·512조3000억 원)보다 42조4000억 원 더 많은 금액이다. 7조8000억 원의 4차 추경은 대부분 적자국채 발행으로 재원을 충당하기 때문에 나랏빚은 846조9000억 원으로 증가한다. 지난해(결산 기준) 723조2000억 원이던 국가채무가 1년 만에 123조7000억 원 불어나는 것이다.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도 37.7%에서 43.9%로 6%포인트 이상 훌쩍 뛴다. 국가채무비율과 상승 폭 모두 역대 최대치다.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예기치 못한 지출이 확대된 걸 감안해도 나랏빚 증가 속도가 너무 가파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올해 감염병으로 인한 경제 위기가 닥치기 전부터 현 정부 출범 이후 각종 복지정책을 확대하면서 지출을 대폭 늘려온 영향이 크다. 여기에 정부가 내놓은 재정지표는 올해 경상성장률이 0.6%에 이를 것이란 전제하에 추산한 것이기 때문에 실제 지표는 이보다 더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 일각에서는 올해 경제성장률 저하로 실제 국가채무비율이 45%까지 오를 수 있다고 우려한다.

경기 부진으로 세수는 줄어드는데 정부 지출만 늘어나면서 나라살림 가계부의 적자 규모는 역대 최악으로 나빠지고 있다. 4차 추경으로 올해 통합재정수지는 84조 원 적자가 예상된다. 관리재정수지도 118조6000억 원 적자를 낼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적자 규모(―54조5000억 원)의 배가 넘는다. 관리재정수지는 통합재정수지에서 4대 사회보장성 기금을 뺀 것으로 실제 나라살림을 보여주는 지표다. 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6.1%)은 사상 처음으로 6%를 넘길 것으로 보인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이 같은 우려를 의식해 이날 브리핑에서 “금년과 내년은 코로나 위기로 인한 어쩔 수 없는 일시적인 조치였다는 점을 이해해 달라”며 “정부는 재정수지가 ―6% 이내로 관리될 수 있도록 중기재정계획 기간 동안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재량지출 구조조정과 비과세 감면제도 정비 등의 노력도 하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재정 여력이 바닥난 상황에서 연말까지 코로나19 재확산이 계속되면 다시 적자국채를 발행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정부 계획대로 재정적자를 관리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세종=주애진 기자 jaj@donga.com
#나랏빚#2차 재난지원금#국가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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