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멸되는 제도” “오히려 대란 올 것”…여야, 전세제 놓고 공방 치열

최우열 기자 , 이은택 기자 입력 2020-08-02 20:54수정 2020-08-02 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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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아파트 모습. 2020.7.29 © News1
“전세제도는 소득 증가에 따라 자연스럽게 소멸되는 제도다.”(더불어민주당 윤준병 의원)

“임대차 3법, 너무 빠른 전세 소멸을 초래해 전세대란이 온다.”(미래통합당 윤희숙 의원)

지난주 주택임대차보호법의 국회 본회의 처리를 놓고 격돌했던 여야가 한국만의 특이한 제도인 전세제도가 유지될지, 아니면 종말을 맞을지를 놓고 첨예한 공방을 벌이고 있다. 여야가 전세제도를 놓고 첨예하게 맞붙은 것은 극히 이례적으로, 정기국회에서도 ‘임대차 3법과 전세대란’이 최대 이슈 중 하나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 전세 소멸론 vs 전세 대란론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 © News1
논란은 서울시 행정1부시장을 지낸 민주당 윤준병 의원이 통합당 윤희숙 의원이 주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면서 시작됐다. 윤희숙 의원은 지난달 30일 본회의에서 민주당의 주택임대차보호법 단독처리에 대해 항의하는 본회의 자유발언을 해 주목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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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준병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윤희숙 의원의 주장에 대해 “의식수준이 과거 개발시대에 머물러 있다”며 “전세제도는 소득 수준이 증가함에 따라 자연스럽게 소멸되는 운명을 지닌 제도다. 국민 누구나 월세 사는 세상이 다가오는 게 나쁜 현상이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이어 “5억 원을 대출해 10억 원 아파트를 매입한 사람도 (이자를 내는 측면에서) 월세 사는 분”이라며 “집주인에게 월세를 내거나 은행에 이자 내거나 결국 월 주거비용이 나가는 것은 마찬가지”라고 했다. 이어 “목돈을 마련하지 못한 저금리 시대 서민 입장에서는 월세가 전세보다 손쉬운 주택 임차 방법이며 (정부여당의) 정책과 상관없이 전세는 사라지고 월세로 전환되는 중”이라며 “집주인에게 월세를 내거나 은행에 이자 내거나 결국 월 주거비용이 나가는 것은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앞서 윤희숙 의원은 주택 임대시장의 메커니즘 붕괴를 전세대란 예측의 근거로 들었다. 그는 “(정부가) 임차인 편을 들려고 임대인을 불리하게 하면 임대인으로서는 가격을 올리거나 시장을 이탈한다. 세놓는 것을 두려워하게 만드는 순간 시장은 붕괴하게 돼 있다”며 “아직 많은 사람이 전세를 선호하지만 (민주당 입법으로) 너무나 빠르게 소멸되는 길로 들어서 수많은 사람을 혼란에 빠뜨렸다”는 것이다.

● 전세제도 득실, 전문가 의견도 엇갈려
배준영 미래통합당 대변인. © News1
전세 소멸론 공방은 당 차원으로 확산됐다. 통합당 배준영 대변인은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엔 월세가 전세보다 훨씬 부담이라는 것은 상식 같은 이야기”라면서 “서민들의 삶을 단 한 번이라도 고민한 분이라면 그런 말을 못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통합당 관계자는 “전세가 점진적으로 사라질 제도라고 하더라도 임대차 3법이라는 정책오류로 급격한 소멸과 대혼란을 초래했다는 게 문제의 핵심”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통합당의 공세에 “임차인보다 임대인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다”면서도 내부적으로는 논란 확산을 신경쓰는 분위기다. ‘2+2년’ 임대를 보장하는 계약갱신요구권 제도 등으로 임대시장 안정 효과가 나올 것이라는 강조해왔는데 갑자기 전세제도 자체를 놓고 논란이 확산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인터넷 부동산 카페 등에선 “전세는 내집 마련의 징검다리인데, 쥐꼬리만한 급여 중 월세를 내면서 목돈도 못 모으고 그냥 인생을 보내라는 얘기냐”는 비판과 함께 “전세는 갭투기에 악용되는 만큼 없어지는게 낫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전문가 의견도 엇갈리고 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부동산 시장에서 전세 거주 비용은 본인의 수입 대비 10%, 월세 거주 비용은 25% 정도라는 분석이 있다”며 “반전세나 월세 비중이 커질수록 세입자들의 주거 부담도 급등할 수밖에 없다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유정석 단국대 도시계획부동산학부 교수는 “전세를 월세로 바꾸면 여유자금이 생긴다”며 “여유자금이 주식시장 등을 통해 기업 활동으로 흘러가면 국가 경쟁력 향상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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