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교체론’ 선그은 文대통령… 공수처 등 제도적 조치 강조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6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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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부패協서 “법무부-검찰 협력하라”

4개월만에 자리 함께한 秋법무-尹총장 22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제6차 공정사회 반부패정책협의회에 
참석한 추미애 법무부 장관(왼쪽 사진)과 윤석열 검찰총장이 각각 마스크를 고쳐 쓰고 있다. 한명숙 전 국무총리 사건 관련 참고인 
조사를 두고 최근 법무부와 검찰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추 장관과 윤 총장은 4개월 만에 한자리에서 만났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서로 협력하면서 과감한 개혁 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4개월만에 자리 함께한 秋법무-尹총장 22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제6차 공정사회 반부패정책협의회에 참석한 추미애 법무부 장관(왼쪽 사진)과 윤석열 검찰총장이 각각 마스크를 고쳐 쓰고 있다. 한명숙 전 국무총리 사건 관련 참고인 조사를 두고 최근 법무부와 검찰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추 장관과 윤 총장은 4개월 만에 한자리에서 만났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서로 협력하면서 과감한 개혁 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서로 협력하면서 과감한 개혁 방안을 마련해 달라.”

문재인 대통령은 22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6차 공정사회 반부패정책협의회’를 주재하며 그간 팽팽한 갈등을 빚었던 법무부와 검찰을 향해 이같이 당부했다. 한명숙 전 국무총리 수사팀 감찰 등을 두고 여권에서는 윤석열 검찰총장 사퇴론이 불거졌지만 문 대통령이 직접 ‘협력’을 당부한 것이다.

○ 文, 추미애-윤석열 콕 집어 ‘협력하라’ 지시
문 대통령은 이날 “법무부와 검찰이 동시에 인권 수사를 위한 TF(태스크포스)를 출범했다”며 “권력기관 스스로 주체가 돼 개혁에 나선 만큼 ‘인권 수사 원년으로 만들겠다’는 각오대로 서로 협력하면서 과감한 개혁 방안을 마련해 국민들이 변화를 체감할 수 있게 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는 법무부, 검찰, 경찰청, 국세청, 관세청, 감사원, 국가정보원 등의 수장이 참석했지만 문 대통령이 직접 부처 이름을 지목한 곳은 법무부와 검찰뿐이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을 향해 문 대통령이 협력을 당부하면서 여권에서는 ‘윤석열 교체론’에 대해 문 대통령이 불가 의사를 밝혔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 관계자는 “윤 총장은 문 대통령이 임명한 인사다. 청와대에서 윤 총장의 거취에 대해 검토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여기에 보수 야권이 “검찰마저 어용으로 만들려 한다”며 ‘윤석열 지키기’에 나선 상황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윤 총장 역시 전날 한 전 총리 사건 감찰과 관련해 추 장관의 지시를 사실상 수용하면서 전면전을 피했다. 이날 윤 총장은 수첩에 문 대통령의 지시사항을 일일이 적으며 경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도 문 대통령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검경 수사권 조정과 관련한 후속 조치 마련에도 만전을 기해야 한다”며 “특히 공수처가 법에 정해진 대로 다음 달에 출범할 수 있도록 국회의 협조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검찰을 견제할 수 있는 공수처 설치를 예정대로 차질 없이 진행하겠다는 뜻이다. 이에 추 장관은 “공수처 설치 및 수사권 개혁 등 수사 환경의 변화에 따라 반부패 기관들과의 협력 관계를 강화하겠다”고 답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제3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처리와 함께 공수처장 선출을 위한 작업도 속도를 내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추경과 마찬가지로 공수처장 추천은 야당의 협조가 있어야 한다는 점이 변수다.

○ 감찰 수용에도 법무부-검찰 갈등 불씨는 여전
그러나 법조계와 정치권에서는 검찰의 법무부 감찰 지시 수용에도 불구하고 조사 주도권을 둘러싼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대검찰청은 21일 “검찰총장이 대검 인권부장으로 하여금 서울중앙지검 인권감독관실과 대검 감찰과가 자료를 공유하며 필요한 조사를 하도록 하라고 지휘했다”면서 조사 주체는 윤 총장이 배당한 대검 인권부 그대로임을 명시했다.

앞서 추 장관은 한 전 총리 사건의 주요 참고인인 한모 씨에 대해 대검 감찰부에서 직접 조사하라고 지시했지만 윤 총장은 또 다른 참고인인 최모 씨가 낸 진정 사건을 배당한 대검 인권부에 계속 조사를 맡겼다. 대검은 인권부 설치 이후 검찰 공무원의 수사 관련 인권 침해 진정 사건 300여 건을 처리했다며, 이 사건이 대검 인권부 소관임을 뒷받침하는 통계까지 언급했다.

이와 관련해 추 장관은 18일 “대검 감찰부에서 중요 참고인을 직접 조사한 다음 서울중앙지검 인권감독관실로부터 조사 경과를 보고받아 비위 발생 여부 및 그 결과를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각각 인권부와 감찰부에서 조사가 진행된다고 하더라도 최종 조사 결과는 대검 감찰부가 종합해 장관에게 보고하도록 한 것이다.

박효목 tree624@donga.com·신동진 기자

#문재인 대통령#추미애 장관#윤석열 검찰총장#공수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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