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최초 ‘말 사육’ 카자흐로 가는 K-경마 시스템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6월 2일 03시 00분


코멘트

마사회 소프트웨어-발매기 등 2024년까지 343억원 수출 계약
베트남과도 805억원 규모 추진

카자흐스탄 최대 도시 알마티에 있는 ‘알마티 경마장’(왼쪽 사진). 한국마사회는 이곳의 시스템 현대화를 위해 국내 중소기업들과 함께 전산 소프트웨어와 장비 등을 수출한다. 마사회 김낙순 회장(오른쪽 사진 오른쪽)이 알마티 경마장을 소유하고 있는 텐그리 인베스트먼트사의 사르센바예프 세리크 대표와 자문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한국마사회 제공
카자흐스탄 최대 도시 알마티에 있는 ‘알마티 경마장’(왼쪽 사진). 한국마사회는 이곳의 시스템 현대화를 위해 국내 중소기업들과 함께 전산 소프트웨어와 장비 등을 수출한다. 마사회 김낙순 회장(오른쪽 사진 오른쪽)이 알마티 경마장을 소유하고 있는 텐그리 인베스트먼트사의 사르센바예프 세리크 대표와 자문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한국마사회 제공
‘K-경마’가 ‘말 산업 원조국가’ 카자흐스탄의 경마 현대화를 이끈다.

한국마사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국내 입국 제한 조치가 풀리는 것을 전제로 7월 중에 카자흐스탄의 ‘텐그리 인베스트먼트사’와 투자의향서를 체결할 예정이라고 1일 밝혔다. 카자흐스탄 최대 도시 알마티에 경마장을 소유한 이 회사는 1930년대에 지어진 알마티 경마장을 현대화하는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프랑스 등 경마 선진국과 협상을 해오다 기술 수준, 가격, 향후 사업 확장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한국과 손을 잡았다. 카자흐스탄은 기원전 3500년경의 말 화석과 마구가 발견되는 등 인류 최초의 말 사육이 이뤄진 곳으로 알려져 있다.

마사회는 알마티 경마장 운영 현대화 컨설팅이 끝나는 대로 자체 보유하고 있는 경마 전산시스템(소프트웨어)을 약 30억 원에 판매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시스템 구동에 필요한 장비와 부품은 국내 중소기업을 통해 조달할 계획이다. 사업에 참여하는 중소기업 10여 곳은 15억 원 상당의 발매전산기, 10억 원 규모의 위성·방송 장비를 수출하게 된다. 올해 수출만 총 55억 원에 달하지만 당장의 수출 규모보다 수출한 장비의 유지·관리 및 미래의 판로를 넓혀가는 데 더 큰 의미가 있다는 게 마사회의 설명이다. 마사회와 텐그리 인베스트먼트사는 향후 카자흐스탄 전역에 20여 곳의 장외발매소를 설치하는 사업도 상호협력하기로 합의한 상태다. 장외발매소 설치를 포함한 카자흐스탄 경마 현대화 사업에는 2024년까지 약 340억 원이 투입될 것으로 추산된다.

마사회는 베트남 경마장 2곳에도 전산시스템과 장비를 수출하는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베트남은 세수 확대와 불법도박 근절을 위해 경마를 포함한 스포츠 베팅을 합법화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역시 국내 중소기업들이 함께 참여하며 올해 예상 수출액은 약 35억 원, 2024년까지는 약 805억 원의 수출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마사회는 카자흐스탄이라는 ‘신북방’, 베트남이라는 ‘신남방’ 시장 개척을 통해 5년 동안 1100억 원 이상의 수출을 기대하고 있다.

2018년 1월 김낙순 회장 취임 뒤 경마산업의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 해외 사업을 중점적으로 추진해 온 마사회는 소프트웨어와 장비 이외에 경주 수출에도 관심을 쏟고 있다. 지난해 4개 대륙 14개국을 대상으로 한 경주실황 수출 규모는 761억 원에 달한다. 현재 코로나19로 일부 국가를 제외하고 전 세계적으로 경마가 중단된 상황에서 한국경마가 재개한다면 프로야구와 프로축구처럼 세계적인 관심을 받을 수 있다는 게 경마 관계자들의 얘기다.

김 회장은 “경마산업의 경제적 부가가치를 늘려야 국내 말산업도 생존할 수 있다. 경마 시스템이나 경주중계와 같은 온택트(비대면을 이르는 언택트에 온라인을 통한 외부 연결을 결합) 상품으로 해외 시장을 적극 개척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k-경마#카자흐스탄#경마 현대화#마사회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