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생활방역 전환, 거리두기 종료 아닌 ‘일상 속 방역’의 시작이다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5월 4일 0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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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코로나19 대확산을 막기 위해 45일간 시행해온 ‘사회적 거리 두기’를 모레부터 일상과 방역을 병행하는 ‘생활 속 거리 두기’(생활방역)로 전환한다고 어제 발표했다. 이에 따라 그동안 폐쇄됐던 박물관 공연장 복지관 같은 실내 공공시설들이 단계적으로 문을 연다. 종교시설, 실내 체육시설, 유흥시설도 방역 수칙을 지키는 조건으로 운영을 재개한다. 초중고교의 순차적인 등교 수업 일정도 오늘 발표한다.

생활방역으로의 전환은 경제적 불이익과 불편함을 감수하고 한 달 동안 고강도 사회적 거리 두기와 2주간의 완화된 거리 두기를 실천해 일일 신규 환자 수를 10명 안팎으로 묶어두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어제는 신규 환자 13명이 추가돼 누적 환자 수는 1만793명으로 집계됐다. 우려했던 부활절 집회나 상춘객들로 인한 집단 감염은 없었다.

하지만 생활방역의 시작이 국민 사이에 자칫 거리 두기의 종료로 잘못 받아들여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생활방역으로 전환할 수 있게 된 것은 환자 발생 추이가 보건 의료 체계가 감당할 만한 수준으로 잦아들어서이지 결코 확산의 위험이 줄어서가 아니다. 국내외 방역 당국은 오히려 올해 가을이면 코로나19가 더 크게 유행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코로나19는 전파력이 강하고 발생한 지 4개월밖에 되지 않아 아직 모르는 것이 많은 신종 감염병이다. 전문가들은 6∼9개월 만에 종식됐던 사스나 메르스와 달리 코로나19 사태는 길면 2년 후에나 끝날 것으로 전망한다. 결국 백신과 치료제가 개발되기 전까지는 건강한 거리 두기와 위생 수칙 준수로 환자 발생 규모를 최소화해야 한다.

아프면 무리한 출근과 등교 대신 집에서 쉬고 손 씻기와 기침예절, 마스크 쓰기, 주기적인 환기와 소독을 생활화해야 한다. 그동안 멈췄던 일상을 재개하되 철저한 생활방역을 함께 실천하면 코로나19뿐만 아니라 가을철에 유행하는 독감과 아이들이 많이 걸리는 수두 홍역 등을 모두 예방할 수 있다.
#코로나19#사회적 거리 두기#생활방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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