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한증 끝인가”하는 순간 ‘K리그2 왕별’이 번뜩였다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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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범호 중국전 극장골 이동준
후반 교체 투입돼 추가시간 환호… 173cm 64kg 작지만 득점력 발군
도움 김진규와 부산 승격 이끌어
박항서호는 UAE와 첫판 무승부

이동준(오른쪽)이 10일 태국 송클라 띤술라논 스타디움에서 끝난 아시아축구연맹 23세 이하 챔피언십 조별리그 1차전에서 경기 종료
 직전 중국 수비를 제치고 결승골을 터뜨렸다. 한국은 이날 승리로 9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을 향한 기분 좋은 첫발을 내디뎠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이동준(오른쪽)이 10일 태국 송클라 띤술라논 스타디움에서 끝난 아시아축구연맹 23세 이하 챔피언십 조별리그 1차전에서 경기 종료 직전 중국 수비를 제치고 결승골을 터뜨렸다. 한국은 이날 승리로 9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을 향한 기분 좋은 첫발을 내디뎠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첫 경기라 호흡이 잘 안 맞았다. 반성한다. 이란과의 2차전은 철저히 준비해 무조건 승리하겠다.”

점유율 67.6%(한국)-32.4%(중국)만 보면 상대 진영을 압도했지만 골문은 쉽게 열리지 않았다. 90분의 정규시간이 지났을 때 스코어는 0-0. 같은 조 최약체인 중국과 무승부로 끝나는 듯했다.

추가시간을 포함해 답답했던 93분을 시원하게 마무리한 것은 후반 13분 교체 투입된 이동준(23·부산)이었다. 사실상 마지막 공격에서 김진규(부산)의 패스를 받은 그는 페널티박스 오른쪽에서 수비수를 제친 뒤 골키퍼가 손댈 수 없는 골문 왼쪽 구석으로 침착하게 공을 차 넣었다. 몇십 초만 버텼다면 승점 1점을 챙길 수 있었던 중국을 망연자실하게 만든 ‘극장골’이었다.

이동준의 활약을 앞세운 한국이 10일 오전 태국 송클라의 띤술라논 스타디움에서 끝난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 챔피언십(도쿄 올림픽 최종예선) 조별리그 C조 1차전에서 중국을 1-0으로 꺾고 승점 3점을 챙겼다. 앞서 열린 같은 조 경기에서 이란과 우즈베키스탄이 1-1로 비겨 한국은 C조 1위가 됐다. 중국과의 역대 전적(23세 이하 대표팀)에서는 11승 3무 1패의 압도적인 우위를 이어갔다. 중국과의 올림픽 최종예선 성적만 따지면 6승 1무로 패배를 모른다.

이동준은 지난해 K리그2에서 공격포인트 전체 2위(13득점 7도움·국내 1위)를 기록하며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 2부 리그라 크게 주목받지 못했지만 중요한 순간에 중국에 ‘공한증’을 다시 떠올리게 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부산이 지난해 승격에 성공하면서 올해는 K리그1에서 뛴다. 환상적인 어시스트를 기록한 김진규도 K리그1에서 볼 수 있다.

부산 개성고를 졸업한 이동준은 연령별 대표팀을 고루 거치며 착실히 성장해 왔다. 2015년 수원 JS컵 국제청소년축구대회에서는 주장을 맡아 리더십도 인정받았다. 173cm, 64kg의 크지 않은 체격이지만 빠른 발과 골 결정력을 갖췄다. 2017년 프로에 데뷔한 그는 2018년 23경기에서 4득점하며 주전 공격수로 발돋움했다. 23세 이하 대표팀에서는 7경기에서 5골을 기록하고 있다. 이동준은 “마지막 기회에서 집중력을 잃지 않은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 더욱 투지 넘치는 경기를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는 16개팀이 참가했다. 4개조 각 1, 2위가 8강에 올라 토너먼트 방식으로 대결한다. 개최국 일본이 4강 이상 갈 경우 4위까지 본선에 진출한다. 한국은 이미 2016 리우 대회를 통해 세계 최다 연속 출전 기록(8회)을 세웠다. 전대미문의 9회 연속 올림픽 진출에 도전하는 한국은 12일 오후 7시 15분 같은 장소에서 이란과 2차전을 치른다.

한편 ‘쌀딩크’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대표팀은 10일 태국 부리람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 대회 조별리그 D조 1차전에서 아랍에미리트와 0-0으로 비겼다. 베트남은 13일 요르단을 상대로 첫 승을 노린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afc#아시아축구연맹#u-23#도쿄올림픽#축구대표팀#김학범호#이동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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