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권 축제, 성공한 해외축제에서 배워야”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3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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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최대 술 축제 사케노진 가보니…

올해 16회째를 맞은 일본 사케축제가 열린 니가타 도키메세 컨벤션센터. 수많은 방문객들이 입장료를 내고 다양한 사케를 맛보고 있다. 니가타=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올해 16회째를 맞은 일본 사케축제가 열린 니가타 도키메세 컨벤션센터. 수많은 방문객들이 입장료를 내고 다양한 사케를 맛보고 있다. 니가타=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한국의 소주와 막걸리도 매력이 있던데요….”

10일 일본 니가타(新潟)시 도키메세 컨벤션센터. 일본 최대 술 축제인 사케노진(酒の陣)이 열리고 있었다. 니가타현은 일본 최대 곡창지대로 쌀을 기반으로 한 사케(일본 전통 술)와 음식이 발달해 ‘일본 3대 미식도시’로 꼽힌다. 사케노진은 니가타현주조조합이 2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독일 뮌헨의 맥주 축제 ‘옥토버페스트’를 벤치마킹해 2004년부터 열기 시작했다. 올해 축제(3월 9∼10일)에는 니가타현 90여 개 양조장 중 83곳이 신제품을 중심으로 500여 종을 출시했다. 입장객들은 2500엔(약 2만5000원)을 내고 다양한 사케를 마음껏 맛볼 수 있어 축제 전날부터 이부자리를 깔고 줄을 서는 진풍경도 연출됐다.

이시모토 주조 관계자는 “지난해 한국에서 맛본 소주와 막걸리도 매력적이었다”며 “한국에는 소주와 막걸리 축제가 없느냐”고 되물었다. 현장을 둘러본 남문희 대전시의회 입법연구원(52·관광경영학 박사)은 “입장료 수입만도 20억 원 이상으로 추정된다”며 “일본 전역에서 생산되는 사케를 니가타가 축제를 통해 선점해 지역 사케의 브랜드를 높인 점, 각각의 사케에 대해 풍부한 스토리를 개발했으며, 프랑스에는 와인, 독일에는 맥주가 있듯 일본에는 사케가 있다는 일본 특유의 민족성에 적절하게 호소했다는 점에서 성공적인 축제로 평가할 만하다”고 말했다.

니가타 관광청과 주조조합은 특히 사케를 외면했던 젊은 층을 겨냥해 알코올 도수를 낮추고 포장 디자인을 개선했다. 또 술과 관련한 음식과 도자기, 숙취해소 음료 등 관련 산업 부문을 축제에 적극 참여시켜 지역경제 활성화와 브랜드 향상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 축제를 둘러본 관광축제 전문가들은 대전 충남지역에서 열리고 있는 축제에 대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관광업계에 종사하는 이정인 씨(52)는 “사케와 어울리는 수많은 음식을 내세워 방문객들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키고, 현장 판매와 택배까지 이뤄지고 있는 점은 국내 축제가 배워야 할 점”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대전의 경우 대전 와인페어가 매년 개최되고 있으나 대중성이 부족하고 와인과 어울리는 음식 콘텐츠 부재, 적자 운영 등으로 올해 대전시 축제 평가에서 2등급이나 떨어졌다(최우수축제→육성축제).

중구 칼국수축제의 경우 방문객들이 다양한 칼국수를 시식할 수 있는 적은 양의 ‘컵 칼국수’를 전문가들이 수차례 조언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유성 온천문화축제도 축제장 구성과 음식에 온천과 힐링이라는 축제 성격이 반영되지 않아 외지인 유치에 실패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매년 40만∼50만 명의 외국인 관광객이 방문하는 보령 머드축제 역시 외국인이 선호하는 음식에는 소홀히 해 불만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니가타=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일본 사케축제#사케노진#니가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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