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원 FA대박에 양의지 미소… 속타는 두산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2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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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 더 좋아 더 큰 금액 기대, 협상 장기화… 양의지 측 느긋

올해 SK를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끈 자유계약선수(FA) 포수 이재원(30)은 5일 4년 69억 원에 팀 잔류를 택했다. 계약금 21억 원에 연봉 48억 원 등 69억 원이 모두 보장 금액이다.

이재원은 정규시즌에 타율 0.329, 17홈런, 57타점을 기록했고,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도 쐐기 2점 홈런을 쳤다. 그렇지만 우승 프리미엄을 감안해도 생각보다 높은 금액을 받았다는 게 야구계의 일반적인 평가다.

이제 시선은 또 한 명의 포수에게 쏠린다. FA 최대어로 꼽히는 양의지(30·사진)다.

양의지를 품을 가장 유력한 후보는 원 소속팀 두산이다. 두산은 FA 선수들에 대해 냉정한 평가를 내리는 걸로 유명하다. 그런데 두산이 판단하는 양의지는 ‘대체 불가’ 선수다. 양의지의 이번 정규시즌 성적은 타율 0.358에 23홈런, 77타점이다. 도루저지율도 0.378로 압도적이었다. 공수 어디를 봐도 양의지가 동갑내기 이재원에게 앞선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에서도 양의지는 국가대표 주전이었고, 이재원은 백업이었다.

두산은 어떻게든 양의지를 잔류시키려는 의지가 강하다. 야구계 안팎으로는 두산이 양의지에게 100억 원(4년 기준)을 준비했다는 소문도 나오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에 제안한 FA 상한제(4년 80억 원)가 무산되면서 100억 원을 쓰는 데 대한 걸림돌은 없다. 두산은 2014시즌 후 롯데에서 FA로 풀린 장원준을 4년 84억 원에 데려온 뒤 최근 4년간 한국시리즈 우승 2회, 준우승 2회라는 뛰어난 성적을 올린 경험도 있다.

두산의 열띤 구애에 비해 양의지 측은 다소 느긋한 모습이다. 양측은 이미 여러 차례 만났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협상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NC와 롯데 등은 여전히 양의지 영입전에 가세할 잠재적인 후보로 꼽힌다. 경쟁이 심화될수록 몸값은 더 뛸 수 있다.

양의지는 최근 한 시상식장에서 “내년에 흰색 유니폼을 입겠다. 홈 유니폼은 모두 흰색 아니냐”라고 말했다. 흰색은 두산의 상징 색깔이다. 그렇지만 모든 구단 홈 유니폼이 흰색임을 언급한 것은 어느 팀이건 자신의 가치를 더 높이 평가하는 곳으로 가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프로야구#두산#양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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